대학 등록금 문제, 우리 얘기 듣고 있긴 한거니?(http://goham20.com/758) 기사에 달린 이 댓글을 보면서 한동안 잊고 살았던 ‘20대 개새끼론’ 이라는 망령이 떠올랐다. 김용민 평론가가 썼던 ‘너희에겐 희망이 없다’는 글이 시발점이 되어서 일종의 세대책임론으로 굳어진 ‘20대 개새끼론’은 그 글이 나온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한 담론인 듯하다. 당시 김용민 평론가의 글을 보면서 사회 문제를 단순하게 한 세대의 책임으로 몰아가려는 글의 의도에 매우 분노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 글에 동조하는 어른이 갑자기 튀어나와서는 20대들에게 속칭 ‘꼰대질’을 하는 것을 보니까 더더욱 속이 탔다. 저 어른들처럼 한국 사회의 모든 문제를 대학생들이 거리로 안 나가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논리를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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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6일 오후 서강대학교 정문에서 한 여학생이 삭발을 한다. 연거푸 터지는 플래시, 기자들의 인터뷰도 이어진다. 여학생의 사진은 몇몇 포털사이트에 가장 조회 수가 많은기사로 선정됐다. 그 후 그 여학생은 ‘○○ 동결자’ 라는 이름으로 다른 학생들과 함께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이달 2일에는 대학로에 3000여명의 대학생들이 모여 한 목소리로 ‘반값 ○○’을 외쳤다. 최고의 수재들만 모였다는 카이스트에서는 최근 ‘○○’ 때문에 4명의 학생이 죽음의 길을 선택했다. 다른 곳에서는 ‘이것’ 고지서를 손에 든 채 자살을 한 대학생도 있었다. 2일 대학로에 모인 학생들이 '반값등록금 실현'을 외치고 있다 그렇다. ‘○○’은 등록금이다. 대학 등록금은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6일 국회 김상희..
부패 의혹과 성추행 파문에 시달려온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신임투표에서 3표차로 승리하면서 무사히 재집권하게 되자 이탈리아 곳곳의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 들고 일어났다. 더 이상의 평화로운 시위는 그들에게 있을 수 없었다. 피사의 사탑 앞에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나보나 광장이 불탔으며, 베네치아 광장 앞에는 각종 페인트와 폭죽이 날아다녔다. 베를루스코니가 주도한 이탈리아의 역주행은 한계에 다다랐다. 이탈리아 국민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타락하는 이탈리아의 모습을 더 이상 가만히 앉아 지켜볼 수 없었던 것이다. 베를루스코니의 재집권에 시위하는 이탈리아 대학생들. 사진 출처 : 로이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3선 총리를 지내오면서 저질렀던 만행은 그 누구도 선뜻 감싸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났다. 언..
이렇게나 무뎌 졌습니다. 사소한 것에도 공평함을 외치며 차별하지 말라고 떼쓰던 우리는 이렇게나 무뎌 졌습니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나누어 먹을 때도 공평하게 꼭 같이 나누려고 조심조심하던 우리는 이렇게나 무뎌졌지요. 무엇 때문에 학과별로 등록금의 차이가 있는지 명확한 설명이 없어도, 대학교가 요구하는 편입의 자격을 거쳐서 선발되더라도, 똑같은 학교를 다님에도 ‘유망학과’가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받아도 우리는 더 이상 화를 내지 않습니다. 어쩌면 화를 낼 기운조차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등록금 인상의 소식이 있으면 이에 맞서 싸워야 하고, 일방적인 학제개편이 있으면 하던 일을 미뤄두고 피켓을 들어야 하니 숨 돌릴 틈조차 없습니다. 혹은 화를 낼 기회조차 없는 지도 모르지요. 등록금 산정 기준에 대한 이유를 ..
학교와 싸우는 학생들이 있다. 매 학기마다 어마어마한 등록금을 내 가며 학점관리에 토익, 자격증 그리고 알바까지. 취미생활에 투자할 시간조차 부족한 대학생들이 목숨 걸고(?) 학교와 싸우는 이유는 뭘까? 지난 2009년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의 학생들의 시위가 있었다. 문화관광부의 표적 감사로 일컬어지는 감사 후 황지우 교수는 총장에서 쫓겨났다. 그는 시간 강사로라도 강의를 하겠다며 강사 등록을 했으나 학교 측은 “교수 지위 확인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불허 통보를 했다. 어디에도 소송 진행 중인 사람이 시간강사를 할 수 없다는 명문의 근거는 없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현수막, 게시물 등등을 학교에 내 걸어 학생들의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황지우 전 총장은 교수지위확인소송을 냈지만 패소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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