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시위 (14)

‘20대 개새끼론’ 을 반박한다

대학 등록금 문제, 우리 얘기 듣고 있긴 한거니?(http://goham20.com/758) 기사에 달린 이 댓글을 보면서 한동안 잊고 살았던 ‘20대 개새끼론’ 이라는 망령이 떠올랐다. 김용민 평론가가 썼던 ‘너희에겐 희망이 없다’는 글이 시발점이 되어서 일종의 세대책임론으로 굳어진 ‘20대 개새끼론’은 그 글이 나온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한 담론인 듯하다. 당시 김용민 평론가의 글을 보면서 사회 문제를 단순하게 한 세대의 책임으로 몰아가려는 글의 의도에 매우 분노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 글에 동조하는 어른이 갑자기 튀어나와서는 20대들에게 속칭 ‘꼰대질’을 하는 것을 보니까 더더욱 속이 탔다. 저 어른들처럼 한국 사회의 모든 문제를 대학생들이 거리로 안 나가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논리를 가지고..

대학 등록금 문제, 우리 얘기 듣고 있긴 한거니?

지난 달 16일 오후 서강대학교 정문에서 한 여학생이 삭발을 한다. 연거푸 터지는 플래시, 기자들의 인터뷰도 이어진다. 여학생의 사진은 몇몇 포털사이트에 가장 조회 수가 많은기사로 선정됐다. 그 후 그 여학생은 ‘○○ 동결자’ 라는 이름으로 다른 학생들과 함께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이달 2일에는 대학로에 3000여명의 대학생들이 모여 한 목소리로 ‘반값 ○○’을 외쳤다. 최고의 수재들만 모였다는 카이스트에서는 최근 ‘○○’ 때문에 4명의 학생이 죽음의 길을 선택했다. 다른 곳에서는 ‘이것’ 고지서를 손에 든 채 자살을 한 대학생도 있었다. 2일 대학로에 모인 학생들이 '반값등록금 실현'을 외치고 있다  그렇다. ‘○○’은 등록금이다. 대학 등록금은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6일 국회 김상희..

권위주의에 대처하는 이탈리아인의 자세

부패 의혹과 성추행 파문에 시달려온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신임투표에서 3표차로 승리하면서 무사히 재집권하게 되자 이탈리아 곳곳의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 들고 일어났다. 더 이상의 평화로운 시위는 그들에게 있을 수 없었다. 피사의 사탑 앞에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나보나 광장이 불탔으며, 베네치아 광장 앞에는 각종 페인트와 폭죽이 날아다녔다. 베를루스코니가 주도한 이탈리아의 역주행은 한계에 다다랐다. 이탈리아 국민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타락하는 이탈리아의 모습을 더 이상 가만히 앉아 지켜볼 수 없었던 것이다. 베를루스코니의 재집권에 시위하는 이탈리아 대학생들. 사진 출처 : 로이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3선 총리를 지내오면서 저질렀던 만행은 그 누구도 선뜻 감싸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났다. 언..

화나십니까? 화내십시오.

이렇게나 무뎌 졌습니다. 사소한 것에도 공평함을 외치며 차별하지 말라고 떼쓰던 우리는 이렇게나 무뎌 졌습니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나누어 먹을 때도 공평하게 꼭 같이 나누려고 조심조심하던 우리는 이렇게나 무뎌졌지요. 무엇 때문에 학과별로 등록금의 차이가 있는지 명확한 설명이 없어도, 대학교가 요구하는 편입의 자격을 거쳐서 선발되더라도, 똑같은 학교를 다님에도 ‘유망학과’가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받아도 우리는 더 이상 화를 내지 않습니다. 어쩌면 화를 낼 기운조차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등록금 인상의 소식이 있으면 이에 맞서 싸워야 하고, 일방적인 학제개편이 있으면 하던 일을 미뤄두고 피켓을 들어야 하니 숨 돌릴 틈조차 없습니다. 혹은 화를 낼 기회조차 없는 지도 모르지요. 등록금 산정 기준에 대한 이유를 ..

학교와 싸우는 학생들

학교와 싸우는 학생들이 있다. 매 학기마다 어마어마한 등록금을 내 가며 학점관리에 토익, 자격증 그리고 알바까지. 취미생활에 투자할 시간조차 부족한 대학생들이 목숨 걸고(?) 학교와 싸우는 이유는 뭘까? 지난 2009년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의 학생들의 시위가 있었다. 문화관광부의 표적 감사로 일컬어지는 감사 후 황지우 교수는 총장에서 쫓겨났다. 그는 시간 강사로라도 강의를 하겠다며 강사 등록을 했으나 학교 측은 “교수 지위 확인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불허 통보를 했다. 어디에도 소송 진행 중인 사람이 시간강사를 할 수 없다는 명문의 근거는 없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현수막, 게시물 등등을 학교에 내 걸어 학생들의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황지우 전 총장은 교수지위확인소송을 냈지만 패소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