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아호 (32)

[Remember 416] 세월이 가도 잊지 않을게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이 침몰했다. 탑승 인원 476명 중 생존자는 사고 당일에 구조된 172명뿐이었다.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2학년 246명을 포함해 295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아직 9명은 바다에 있다. 우리는 이 사건을 '세월호 참사'라 부른다.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났다. 누군가는 이제 그만 세월호를 묻으라고 하지만, 고함20 기자들은 계속해서 세월호를 이야기할 것이다. 블루프린트 아무도 허무함을 가까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 땅에서 참사 이후를 고민하는 대화들은 늘 그 필요성과 효용에 대한 냉소, 나아가 '지겹다'는 말에 도전해야 했다. 당장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은 모두 무가치한 취급을 받는 이 곳에서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수지'는 있고 '배수지'는 없었다

열애설이 보도된 후 사람들은 호텔에 주목했다. 고급스러운 객실 사진과 이용료 등이 돌아다녔다. 충분히 자극적인 상상을 유도할 수 있는 게시물이었다. 네티즌이 상상하는 것은 ‘팩트’가 되어 인터넷에서 재생산됐다. 댓글에는 그들의 혼숙에 대해 암묵적인 전제가 깔려있었다. 보도 몇 시간 후 이민호의 가족도 함께 투숙한 사실이 알려졌지만, 그것은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두 사람이 한 호텔에 묵었다’는 진실 아닌 진실만이 남겨졌다. "뉴스는 팩트다", 진짜 팩트 맞을까 연예 부문의 특종 보도 매체로 널리 알려진 디스패치의 모토는 "뉴스는 팩트"다. 그들이 보도하는 열애설은 당사자들이 꼼짝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작성된다. 오랜 시간 따라다닌 기록을 여과 없이 공개하고, 결정적인 증거로 ‘사진’을 남긴다..

모두에게 무서운 김영란법이 돼야 한다

김영란법이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만연한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한 중요한 물줄기라는 점에선 이견이 없다. 하지만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한 지 삼 일만인 지난 3월 3일, 법은 졸속으로 입법 처리됐다. 문제점들에 대한 충분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기에 법은 여전히 논쟁거리다. 법이 통과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당 대표들은 법의 수정할 필요성을 제기했고 대한변호사협회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 SBS 정치권의 여전한 '논란의 불씨', 국민들의 압도적인 '김영란법 찬성'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되는 점은 현행법과의 충돌이다. "부정청탁"의 개념이 모호하여 헌법이 규정한 '법의 명확성'의 원칙을 충족하지 않으며, 이는 검찰의 자의적 판단 개입이 높아질 수..

이야기가 오가는 동네부엌, 일요식당

우리는 매일 익숙한 침대에서 눈을 뜨고, 창 밖에서 항상 같은 풍경을 마주한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시간 속 일상은 평소와 다름없다.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무엇일까. [설익은 르포]는 당신이 미처 경험하지 못한, 혹은 잊고 지낸 세계를 당신의 눈앞에 끄집어낸다. 낯설거나 익숙하거나, 그것들과 함께 일상 속의 작은 일탈을 시작해보자. 누구나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꿈꾸게 되는 소소한 로망이 있다. 그중 하나가 온전한 ‘나만의 공간’아닐까. 자신의 손끝에서 묻어 나온 인테리어로 가득한 곳. 그 안에 가까운 사람들을 초대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작은 파티를 여는 것. 반복되는 일상 안에서 상상해볼 만한 작은 일탈이다. 하지만 우리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과거의 어..

알바갑질 대표기업 맥도날드? 알바노조 점거 시위 현장을 찾다

한파주의보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차가운 바람이 불던 2월 7일 오후 5시. 신촌역 3번 출구를 나오던 사람들의 시선이 한쪽으로 쏠렸다. 출구 바로 앞에 있는 맥도날드 신촌점이다. 노란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방패를 들고 서 있는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 의아했던 것이다. 30명 남짓의 경찰들이 매장 앞에 일렬로 서있는 거리를 지나가던 아이는 “무섭다”며 엄마에게 안겼다. 걸음을 멈추고 상황을 지켜보던 시민들도 “무슨 일이냐”며 서로에게 물었다. “연예인 오는 건가? 물어봐”라는 소리가 들리자, 이 모든 상황을 카메라로 찍고 있던 한 촬영 기자가 대답했다. “알바노조가 맥도날드 점거 시위하러 오고 있어요.” 오후 5시 30분이 넘어설 무렵, 알바노조가 서강대학교에서 행진을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경찰들의 무전기를 ..

보안여관, 80년의 서사를 품은 복합문화공간

우리는 매일 익숙한 침대에서 눈을 뜨고, 창 밖에서 항상 같은 풍경을 마주한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시간 속 일상은 평소와 다름없다.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무엇일까. [설익은 르포]는 당신이 미처 경험하지 못한, 혹은 잊고 지낸 세계를 당신의 눈앞에 끄집어낸다. 낯설거나 익숙하거나, 그것들과 함께 일상 속의 작은 일탈을 시작해보자. 경복궁 서쪽 돌담길에 80여 년의 세월을 품은 여관이 있다. 아니, 이제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 ‘보안여관’이 있다. 보안여관은 1930년대부터 2004년까지 실제 여관으로 운영됐지만, 계속되는 적자로 문을 닫은 곳이다. 이후 낡은 여관 건물은 문화그룹 메타로그 최성우 대표에게 넘어갔다. 그는 건물을 허물고 다채로운 예술을 만날 ..

현금 챙기게 만드는 계절, 겨울

언제부터인가 카드지갑을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지폐와 동전을 들고 다니지 않으면서, 장지갑의 텅 빈 공간이 눈에 들어온 이후부터다. 카드지갑에는 체크카드를 비롯해서 도장을 찍는 종이쿠폰과 적립카드만 단출하게 들어가 있지만, 그럼에도 소비생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편의점, 음식점, 카페 그 어느 곳에서도 카드로 계산하는데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편하다. 현금을 냈을 때 거스름돈을 정확히 챙겨 받아야 하는 여분의 과정이 생략되니 말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조그마한 카드지갑 안에 꼬깃꼬깃 접은 지폐와 동전이 항상 엉켜 있다. 바야흐로 길거리 음식의 계절, 겨울이 왔기 때문이다. 매서운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기 시작하는 12월, 움츠러드는 몸과 다르게 길거리 상점은 천막을 활짝 펼친다. 나에게 겨울..

[어그로 20]종아리 감별사를 향한 외모지적, 당신도 똑같다

[어그로] : Aggravation(도발)의 속어로 게임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다. 게임 내에서의 도발을 통해 상대방이 자신에게 적의를 갖게 하는 것을 뜻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자극적이거나 논란이 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관심을 끄는 것을 "어그로 끈다"고 지칭한다. 고함20은 어그로 20 연재를 통해, 논란이 될 만한 주제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론에 정면으로 반하는 목소리도 주저없이 내겠다. 누구도 쉽사리 말 못할 민감한 문제도 과감하게 다루겠다. 악플을 기대한다. 포털사이트에 모델 겸 배우 ‘김영광’의 이름을 검색해보면, ‘종아리’라는 검색어가 눈에 띈다. 지난해 초 김영광은 한 잡지사와의 인터뷰에서 “남자든 여자든 예쁜 사람이 좋다”며 “종아리 두꺼운 여자는 별로”라는 여성 외모 ..

동성애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인가?

2010년에 방영된 라는 드라마를 기억하는가. 인기 극작가 김수현이 오랜만에 집필을 맡으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에는 ‘동성’ 커플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동성애 포비아들의 반발이 거셌던 것이다. 당시 보수세력과 기독교 단체들의 동성애 폄훼는 꽤 공격적이었다. 기독교 단체에서는 동성애 혐오를 드러내는 신문광고를 냈고, 이 광고 이후 정부는 구치소 내 해당 드라마 방영을 중단시켰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아직은 지켜 보겠다’며 동성애가 문제 거리가 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 두었다. 이러한 관심은 결국 드라마가 시나리오를 수정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원래 동성커플의 성당 언약식이 방송될 예정이었지만, 그 부분은 편집된 채 커플링이 겹쳐져 있는 단 한 장면만 나온 것이다. 이와 유사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