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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가산점제 논란, 남녀 논쟁 지겹다

국회에서 소위 ‘엄마 가산점제’가 등장해 논란이 일어났다. 이 법안의 정식명창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법’이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발의한 것으로, 출산과 임신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 둔 여성이 재취업시 가산점을 부여받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임신․출산․육아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이 공공기관, 공기업에 응시하는 경우 과목별 득점의 2% 범위에서 가산점을 주도록 했다. 신 의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엄마 가산점제는 일종의 군가산점제의 대항마”라고 발언해 논란의 여지를 키웠다. 여성 근로자의 경력 절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뤄져야 할 사안이 남녀 간의 형평성 논쟁으로 궤를 달리하게 된 것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 법안에 대해 ‘여성부적인 발상’이라는 식의..

[사설] 렌트푸어 대책, 적극적 가격 조절 필요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2년 주거실태조사 결과 렌트푸어 가구가 2년 전보다 48만 2천 가구 늘어난 238만 4천 가구로 나타났다. 렌트푸어는 집세가 소득의 30%를 넘어, 과도한 집세 부담에 시달리는 경우를 의미한다. 보고서는 집세 부담 증가에 큰 영향을 준 것이 소득 감소보다는 임차료 상승이었다고 분석했다. 전국의 중위 전세가격은 2010년 6천만원에서 2012년 9천500만원으로, 월세 주택의 집세는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2년 만에 크게 올랐다. 주택 매매 가격의 하락과 전월세 임차료의 급상승은 최근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주택가 추세다. 이러한 경향은 20대 1인 가구의 현재 임차료 부담을 과중시키고 있는 것은 물론, 20대들이 맞이할 미래의 주거 환경 전망도 어둡게 하고 있다. 사정이 이..

[사설] 대학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야 할 때다

대학에서의 전공과 취업 간의 미스매치에 대한 설문 결과가 발표됐다. 2일 잡코리아에 따르면, 20~30대 구직자 34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문․어학계열 출신 70.3%가 자신의 전공분야가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법정․행정계열(63.8%), 사회과학계열(59.3%) 등 다른 인문사회 전공 대학생들도 전공이 취업에 도움이 되는지의 여부를 부정적으로 봤다. 일반적으로 취업에 유리하다고 알려진 경상계열과 이공학계열의 경우에도 자신의 전공이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비율이 절반을 겨우 넘기는 수준(각각 52.6%, 50.5%)에 그쳤다. 순수학문에 가까운 전공을 가진 대학생들의 취업 문제는 하루 이틀 지적되어 온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이 문제를 알면서도 해결하지 않고, 가만히 놔둠으..

[사설] 마광수 교재 사건, 대학생 비난으로 빠져선 안 돼

연세대학교 마광수 교수의 ‘교재 강매’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한 매체에서 마 교수가 자신의 강의에서 ‘교재 영수증을 레포트에 첨부하지 않으면 학점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세웠다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강매’ 논란이 발생했다. 이후 마 교수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드러냈다. 강의를 듣는 600여명의 학생 중 50명 정도밖에 교재를 사지 않는 상황이 옳은 것은 아니지 않냐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비난의 화살은 마 교수보다도 ‘책 사는 데 돈 아까워하는’ 대학생들에게 오고 있는 상황이다. 마광수 교수의 문제의식에 동의하는 바다. 공부를 하겠다는 학생이 교재도 없이 수업에 들어가는 것은 모순된 행동이다. 대리출석 등 온갖 꼼수를 써서 학점만 받아내려는 대학생들의 태도가 ‘이기적’인 것도 사실이다. ‘..

[사설] 대학생들 JM 논란, FM 문화에 문제가 있다

A대학의 남학생들이 B대학 특수교육과 여학생들과의 미팅에서 ‘JM’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JM은 ‘FM의 장애인 버전’이라는 뜻으로, 장애인 흉내를 내며 자기소개를 한다는 뜻이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한 마디로 ‘경악’이다. JM을 요구한 A대학 학생들을 비난하는가 하면, 이러한 유흥문화를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다며 대학생 집단 전체로 비판의 대상을 확대하기도 한다. ‘버릇없는 20대론’의 재림이다. 그러나 이런 왜곡된 자기소개 형식이 만들어진 근저에는 과거부터 계속된 FM 문화가 있고, 그 배경에는 공동체와 소속감을 개인보다 우선에 두는 한국인들의 인식이 있다. FM은 군대식 용어인 'Field Manual‘의 약자로 (특히 서울시내) 대학생들이 공유하고 있는 자기소개 문화다. 단체..

[사설] 위기의 용산개발, 개발 논리 다시 보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파산위기를 모면했다. 용산개발은 12일 은행 영업 마감시간을 2시간 넘겨 59억원의 금융이자를 갚았다. 급한 불은 껐지만 25일 32억원, 27일 122억원 등의 추가 금융이자 상환이 남아있다. 다음달 21일까지 서울시에 실시계획인가를 접수하지 않으면 개발구역지정이 자동해제 된다. 업계에서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결국 부도를 맞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만약 용산개발이 백지화될 경우 약 1조원에 이르는 매몰 비용이 발생해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용산개발은 용산역 일대를 국제적인 업무 지구로 조성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도심 개발 프로젝트다. 철도청 부지와 서부이촌동 지역을 통합 개발하여 용산을 국제 업무기능을 갖춘 서울의 부도심이자 한..

[사설] 전공무관 취업, 미스매치 해결이 절실

청년 구직난에 관한 ‘슬픈 통계’가 추가됐다. 4일 금융투자업계와 통계청, 한국고용정보원 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공 불일치 취업자 비율이 77.1%로 드러났다. 2001년 이전 평균 72.8%에서 4.3% 증가한 수치다. 고졸 68.2%, 전문대 졸업자 78.1%, 대졸자 80.7%로 고학력일수록 ‘불일치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일자리 하향취업 비율도 16.7%에서 17.7%로 높아졌다. 그 외 상용직 취업자가 61.7%로 감소하고 임시직 취업자가 29.7%로 증가하는 등 청년 취업 지표들은 모조리 악화됐다. 기본적으로 취업이 안 된다. 지난해 청년층 고용률은 40.4%로 전체 고용률 59.4%에 크게 못 미쳤다. 통계는 한국사회의 모순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일단 청년층을 위한 일자..

[데일리이슈] 박근혜 정부, 청년 문제 비전 구체화해야

지난 25일 박근혜 18대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됐다. 이에 앞서 2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5대 국정목표와 14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새 정부의 비전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국정과제 중 청년 관련 과제들이 눈에 띈다. ▲청년 친화적 일자리 확충기반 조성 ▲고용영향평가제 강화 ▲창업/벤처 활성화 등 일자리 확충 과제가 핵심이다. ▲대학 특성화 및 재정지원 확대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사회 만들기 ▲지방대학 지원 확대 ▲교육비 부담 경감 ▲행복한 임신과 출산 등의 과제들도 청년 계층의 삶과 직간접적 관련이 있는 항목이다. 몇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청년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예상했던 것보다 약하다. 140대 국정과제 중 ‘청년’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항목은 단 한 개..

[데일리 이슈] 참을 수 없는 대선 보도의 가벼움

경마 저널리즘(horse race journalism)이라는 언론학 용어가 있다. 후보자의 여론조사나 득표 상황만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선거 보도 행태를 말한다. 선거 때마다 이 문제가 반복되기 때문에 언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말이다. 미국의 페터슨(Patterson)이 1976년 이 용어를 소개한 이후 페터슨을 지지하는 후속 뉴스보도 연구들이 쏟아져 나왔다. 최근에는 가차(Gotcha) 저널리즘이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I Got You‘의 줄임말로 언론이 특정 정치인의 실수나 해프닝을 꼬투리 잡아 집중 보도하는 선거 보도 행태를 이르는 말이다. 대통령선거를 단 9일 앞둔 지금 한국 언론의 행태는 극단적인 경마 저널리즘이고, 끝을 모르는 가차 저널리즘이다. 매일 같이 갱신해 보도되는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