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농구선수 (28)

[Remember 416] 세월이 가도 잊지 않을게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이 침몰했다. 탑승 인원 476명 중 생존자는 사고 당일에 구조된 172명뿐이었다.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2학년 246명을 포함해 295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아직 9명은 바다에 있다. 우리는 이 사건을 '세월호 참사'라 부른다.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났다. 누군가는 이제 그만 세월호를 묻으라고 하지만, 고함20 기자들은 계속해서 세월호를 이야기할 것이다. 블루프린트 아무도 허무함을 가까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 땅에서 참사 이후를 고민하는 대화들은 늘 그 필요성과 효용에 대한 냉소, 나아가 '지겹다'는 말에 도전해야 했다. 당장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은 모두 무가치한 취급을 받는 이 곳에서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걷지 않게 해드립니다, 1인 이동수단

‘3보 이상 탑승’이라는 말이 있다. 짧은 거리임에도 이동수단을 이용하려는 것을 과장되게 표현하는 우스갯소리다. 때론 이 우스갯소리는 걷기 싫어하는 사람을 조롱하는 데 이용되기도 하지만, 편리함을 추구하는 것을 나쁘다고 보는 자신을 한 번 되돌아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동수단은 계속해서 진화해왔다. 버스, 지하철, 기차의 발달은 점점 더 많은 지역을 쉽고 빠르게 오갈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하지만 지하철역이 700개가 넘은 이 순간에도 여전히 진정한 3보 이상 탑승은 실현되지 않았다. 아무리 대중교통이 발달하더라도 우리 집 앞에서 역까지, 환승하는 구간은 걸어야 한다. 대중교통이 잘 닿지 않아 걸어서 20분인데 버스로도 20분인 구간이 존재하기도 한다. 이걸 메꿔주는 것이 1인 이동수단이다. 고전적인 ..

웹툰 ‘외모지상주의’ 외모권력에 대한 욕망

웹툰 ‘외모지상주의’의 핵심 서사는 이렇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형석은 키 작고 뚱뚱하며 왕따를 당한다. 한계치에 다다른 형석은 전학을 통해 현실에서 도피한다. 그리고 판타지가 시작된다. 낮에는 잘생긴 몸, 밤에는 본래의 뚱뚱한 몸. 이들은 한쪽 몸이 잠들면 나머지가 깨는 식으로 교대하게 된다. 판타지적 요소와는 달리 웹툰은 곳곳에서 고등학생의 학교생활에 관한 상투적인 묘사를 보여준다. 이런 묘사를 통해 웹툰 외모지상주의는 네이버 웹툰 기준 금요일 1위를 달리고 있다. 모든 웹툰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웹툰에서 자주 나타나는 자극적 묘사와 관습화되어있는 서사의 결합은 신선하지 못한 방식으로 1위를 차지한다. 좋지 않은 관습이 ‘복합적으로’ 엮여있는 외모지상주의는 ‘클릭’을 얻어내는 데에만 골몰하는 듯하다. ..

기다림만이 남아있는 곳, [D+100] '굴뚝'을 찾다

춥다. 날씨는 풀렸지만 쌍용차 평택공장의 날씨는 여전히 싸늘하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김정욱, 이창근이 쌍용차 해고 문제 해결을 위해 굴뚝 위로 올라간 것이 작년 12월 13일, 오늘(3월 22일)로 만 백일이 되었다. 그리고 11일, 상황 타개를 위해 김정욱이 내려왔다. 이제 굴뚝 위는 이창근 굴뚝인, 한 사람만이 지키고 있다. 지난 1월 14일. 쌍용차 마힌드라 회장이 평택공장을 찾아 해고자들의 복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어쩌면 7년간의 긴 싸움이 끝날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후 6차례의 실무교섭에서 소득은 없었다. 여전히 제자리다. 고공농성은 분명 올라간 이에게 모든 부담을 지우는 투쟁 방식으로 보인다. 소수의 인원이 자신들의 목숨을 걸고 스..

[트렌드 20] 모여라 페이스북 스타, 비디오빌리지

지난날 인터넷 UCC 스타에 대한 인상은 ‘재밌게’, ‘혼자 노는’, ‘병맛’이라는 키워드로 압축 가능하다. 이들은 자신의 방에서 게임을 해설하기도 하고, 웹캠으로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물론 짧고 재미있는 동영상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이들은 해설을 하든, 동영상을 찍든, 혼자였다는 점이다. 가끔 자신의 친구들을 출연시키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들은 ‘1인’ 제작자의 속성을 벗어나지 않았다.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며, 혼자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1인 제작자. 카메라맨이면서 연기자이며 동시에 기획자이기도 한 이들은 ‘1인 크리에이터’였다. 그러던 이들이 동영상 밖으로 나와 뭉쳤다. 더 이상 이들은 혼자 놀지 않는다. 모여서 세미나를 개최해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기도 하고 크리에이터들끼리 작..

[트렌드 20] '냉장고를 부탁해' 인기가 궁금해

요리도 하면서 예능도 하는 프로그램이 뜬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요리하는 예능, 그 맨 앞에 서 있는 프로그램이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여러 예능 프로그램들의 장점을 가지고 가면서 요리 프로그램의 본분을 잊지 않는다. 지금부터 '냉장고를 부탁해'의 인기 비법 레시피를 알아보자. ‘셰프 판’ 나는 가수다? 셰프가 땅으로 내려왔다. 셰프는 평가를 ‘하는’ 사람이었지, 평가를 받는 대상이 아니었다. '마스터 셰프 코리아' 다리 꼬고 음식들을 품평하기도 하고, '오늘 뭐 먹지?'에서는 진행자들의 요리를 지도하기도 했던 셰프들이 권위를 풀어헤쳤다. 셰프들은 15분의 제한시간 동안, 게스트의 냉장고 재료로, 게스트를 만족시켜야 한다. '냉장고를 부탁해'가 현재 가지고 있는 포맷이다. 이것만 놓고 보면 '셰프 판..

'콩'들의 세상 : '차남들의 세계사' 리뷰

영화 '신세계'에서 신입 경찰 이자성은 우연히 강 과장의 눈에 띄어 범죄 조직에 잠입하는 ‘프락치’ 역할을 맡게 된다. 이후 이자성의 인생은 궤도를 이탈하여 자꾸만 의도하지 않았던 곳으로 향한다. 결국 그는 본래 자신의 정체성을 완벽히 포기하고 범죄 조직의 이자성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신세계' 스틸컷 누아르 영화가 주는 쾌감은 주인공의 윤리적 결단 갈등과, 구조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망의 판타지에서 시작된다. 누아르는 새로운 공간을 생성해놓고 그 안에서 펼쳐져야 판타지가 완성되기 때문에 시대나 공간 배경이 뭉뚱그려진다. 애매한 시간과 공간 배경은 현실이 아니라는 안도감을 형성한다. 하지만 누아르와 역사가 만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차남들의 세계사'는 대한민국의 1980년대를..

문법 나치는 옳지 않아

배제의 원리로 쓰이는 문법 지적질 몇 달 전 맞춤법을 모르는 이성에 관한 설문조사가 화제가 되었다. 알바몬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인데, 응답자 중 89.3%가 이성이 맞춤법을 실수했을 때 호감도가 떨어진다고 답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호감도라고 하는 것이 계량화하기 힘든 수치이지만 감정적으로 맞춤법을 틀린 사람에 대해 불편한 감정이 든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설문조사에서처럼 맞춤법은 당연히 지켜져야 할 기본적인 예의, 상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맞춤법을 틀린 사람은 예의를 어긴, 상식적이지 않은 말을 내뱉은 사람으로 간주된다. 인터넷 공론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축구 이야기를 하다가도, 정치 이야기를 하다가도 맞춤법을 틀리면 문득 배제되곤 한다. 문법 나치를 비판하는 ..

어그로는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마음 깊숙하게 모두가 ‘예’를 말할 때 ‘아니오’를 외칠 개성과 용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여론은 정부, 기업, 언론에서 나오는 거대한 목소리를 마치 진리인 듯 떠받들며, 그것을 벗어나는 자들을 비정상으로 낙인찍는다. 이 때문에 개인은 "남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이런 발언을 하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라는 자기검열로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의견을 다수의 의견에 묻어왔다. 이것이 고함20의 연재 ‘어그로20’가 시작된 이유다. 어그로20은 2014년 3월부터 약 10개월 동안 매주 화요일에 발행됐다. 사회 이슈, 교육, 연예 등 카테고리를 가리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 논란이 될 만한 주제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였다. 단순히 어그로 만을 끌기 위함은 아니었다. 한 방향으로 주도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