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대학생을 ‘자유’의 상징으로 여긴다. 우리는 ‘자율’에 맡겨진 대학 생활을 동경하면서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으로의 신분 상승을 꿈꾼다. 대학생은 강의 시간 심지어 출결까지도 모두 자율에 따른다. 물론 제재가 가해지지만 그리 심하지 않다. 또한 사회 다방면에서 자유를 지향하기 위해 많은 운동을 진행하기도 한다. 자유라는 이름을 얻고 신나게 시작되는 대학 생활. 그러나 들떠 있는 대학생들의 자율에 맡겨진 MT, 농활, 동아리 내의 행사는 진행 과정에서 각종 사고를 일으킨다. 학업 외 활동 어디까지 자율에 맡겨야 하나?

태풍이 몰아치던 8월, 인하대 대학생들이 춘천에 봉사 활동을 갔다 참변을 당했다. 산사태에 많은 학생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학교측은 배상할 의무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자전거 동아리에 들었던 한 친구는 방학 동안 자전거를 타고 전국일주를 한다고 했다. 부모님께서는 동아리 담당 교수님에게, 또 여행자 보험 관련자에게 물어보셨지만 확실한 안전이 보장된다고 보기엔 준비되어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결국 부모님은 기간을 일주일로 제한하고, 자전거를 타지 않고 서포터로 갈 경우에만 허락한다는 전제 조건을 거셨다. 자전거를 타지 않으면 국토 순례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생각했지만, 설득 시킬 수 있는 부분이 없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부모 입장에서는 남녀가 2주 넘게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일주한다는 점도 물론 걱정되셨겠지만, 자동차와 나란히 달리는 도로에서 행여 일어날 사고가 더욱 걱정되었던 것이다. 아무리 동아리 전통이라고는 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동아리 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객관적인 입장으로 보셨을 때 무리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동아리의 구성원 모두 이러한 문제를 생각해 보지 못했다고 한다. 20여 년 넘게 진행되어 온 행사이고 그동안 아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고는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것, 오히려 이런 발언을 한 친구에게 초등학생인 양 부모님을 핑계삼는다는 식의 발언은 학교측과 자율 동아리와의 소통이 사전에 없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행사의 위험성에 대해 인지시켜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행여 발생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학교측은 사전 교육을 통해 자율 동아리들에 그 심각성을 인지시킬 책임이 있다. 고등학생이든 대학생이든 아직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있다는 것 자체가 학교의 보호와 작은 간섭을 받을 수 있음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자율 동아리를 직접적으로 간섭하라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은 동아리를 만들 때에 담당교수를 마련하도록 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연중 행사를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보고 형식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학교측은 동아리 회장들과의 소통 망을 확대하여, 외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들에게 응급 시 의료 처치 방법, 사고 시 대응하는 방법 등을 교육하고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도록 권유해야 한다. 잘 운영된 동아리는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면 무리한 행사 진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운영방식은 대학생의 자율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방식 안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지나친 간섭이 아니라,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 받고 있다는 학교측의 작은 관심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학생들 또한 말로만 자유를 요구할 것이 아니다. 주어진 자유에 맡게 자신들의 행동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학생 자체적으로 대학 내 만연해 있는 대학 술 문화(만취, 술 강요, 성폭행)를 개선하고 먹고 죽자는 식의 문란한 분위기를 조장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학교와 학생들 간의 소통이 활발해지고, 무리한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다면 불미스러운 사건, 사고는 우리가 후회하기 전에 방지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