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게임을 하지 않지만 셧다운제는 반대"
"어차피 성인 명의로 된 계정들, 다 가지고 있을 것"



“청소년이 아니시네요?”
게임 셧다운제가 실시 된지 하루가 지난 21일, 여성가족부가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의 답글을 남기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많은 페이스북 유저들이 게임셧다운제를 실시한 여성가족부를 비난하는 글을 남긴데 대한 반응이었다. 여기엔 ‘청소년이 아니면 셧다운제를 얘기할 자격도 없느냐’는 비난이 주를 이뤘다. 

(출처 = 동아일보)



실제로 청소년들은 게임 셧다운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제도 시행에 앞서 <동아일보>가 100명의 중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셧다운제를 계기로 게임을 끊겠다는 학생의 비율이 67%를 차지했다. 2/3에 가까운 수치로 게임 셧다운제가 청소년들의 게임이용을 막는 데에 효과가 있다는 걸 말해주는 결과였다.


그러나 반에 가까운 48%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부모님 명의의 아이디를 소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셧다운제의 통제 수단이 아무 소용이 없을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셧다운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빠져 나갈 구멍이 없는 것과 조금이라도 있는 경우엔 문제가 달라진다. 특히 인터넷 사용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이 구멍은 작지 않다.

<고함20>과의 인터뷰에 참여한 진성민 군(16)도 같은 의견을 내보였다. 진 군은 (셧다운제를 통해 막으려 해도)“어차피 성인 계정을 이용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은 셧다운제로 통제되는 시간에 게임을 하지 않는다”면서도 “셧다운제에는 강하게 반대한다”고 했다. 다음은 진 군과의 일문일답이다.


여성가족부가 주도한 게임 셧다운제는 침소봉대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루에 게임을 몇 시간 하나요?
- 평균 3시간 정도 해요

밤 12시 이후에도 게임을 하나요?
- 거의 안 하는 편이에요

왜죠?
- 낮에 하는 걸로 충분하니까요.

가족들이 못하게 하지는 않나요?
- 그 시간에 가족들이 컴퓨터를 쓰긴 하는데 막진 않아요.

자제력이 강하시네요?
- 좋잖아요.(웃음) 근데 꼭 그런 것도 아니에요.

주변에 새벽에 게임하는 친구들이 있나요?
- 있어요. 몇 명.

그 친구들이 학업에 불성실한가요?
- 그런 친구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친구들도 있어요.

불성실한 친구들은 게임 때문에 그런가요?
- 게임 때문에 그런 건 아니에요. 게임을 안 해도 공부를 안 하는 학생들도 많잖아요.

혹시 뉴스에 나온 것처럼 게임 때문에 이상해지고 그런 친구들은 있나요?
- 게임이랑은 상관없는 것 같아요. 그건 정말 어쩌다 있는 일 아닌가요?

셧다운제를 찬성해요?
- 아뇨. 반대해요. 쓸 모 없는 정책이에요.

왜죠?
- 어차피 성인 명의로 된 계정들, 다 가지고 있을 텐데요

게임을 안 하는 시간엔 무얼 해요?
- 스마트폰을 갖고 놀아요.

스마트폰으로 뭘 해요?
- 주로 게임이요.

다른 건 안해요?
- 놀 게 없어요. 저는 학원을 안 다니지만 다들 학원가니까 남는 시간에 같이 할 수 있는 게 게임밖에 없는 거 같아요. 다른 건 모이기 힘들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