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문제였지만, 배달호씨를 더욱 슬프게 한 것은 동료들의 외면이었다. 사측은 ‘손배·가압류’를 노조파괴와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 압박의 수단으로 사용했다. 노조에 들어가 파업을 하면 월급을 받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동료들이 배달호씨를 피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의 동료들의 말에 의하면 그는 인간관계가 파탄 난 노동현장과, 노동자들이 단순히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 현실에 절망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죽은 이후에도 기업이 ‘손배·가압류’로 노동자를 탄압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작년 상반기 기준으로 노동자를 상대로 한 기업의 ‘손배·가압류’ 금액은 총 700억 원이었다. 사측의 민사상 ‘손배·가압류’는 노동쟁의행위 자체를 막아버리고, 노조파괴의 주범이 되고 있다. 부당해고를 당하더라도, 작업조건이 열악하더라도, 노동자들이 선뜻 파업에 나설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그리고 바로 어제, 현대차 울산 매암 공장에서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신 모 현장위원이 분신을 해서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 노조측은 “신씨의 분신 시도는 회사 측의 과도한 작업현장 통제와 관련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9년 전에 비해 달라진게 없는 암담한 노동 환경이, 또 한명의 노동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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