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의 반값등록금 실행 안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작년과 대비하여 딱 ‘반값’이 되어, 2012년 신입생 기준으로 (입학금 포함) 인문계열은 110만 원, 제일 비싼 음대도 170만 원 대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말로만 듣던 ‘반값 등록금’이 실제로 실현된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이 환호하고 있다. 

반면 몇몇 사립대들은 서울시립대와는 정반대의 행보를 걷고 있다. 특히 고려대는 학생들과 같이 진행하는 4차에 걸친 ‘등록금 심의위원회’에서 지금까지 쭉 3.3%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대학가 분위기는 작년 등록금 투쟁과 서울시립대의 반값 등록금, 감사원 감사결과등으로 ‘등록금 인하’로 기울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대가 인상안을 고수하는 태도는 황당할 따름이다. 그 밖에 한양대, 한국외대, 홍익대, 국민대 등에서는 학교 측이 등록금 동결을 주장하면서 여론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립대의 등록금 안, 말 그대로 '반값' 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사학진흥재단이 12일 공개한 '4년제 일반대학의 단위 교육원가 분석'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1년간 4년제 대학의 학생 교육에 드는 비용은 454만 7,400원이었다. 이 연구에서는 실제 4년제 대학을 조사하진 않았지만, 학부 11개, 전공 27개, 학생 8000여 명의 대학모형을 설정하였다. 적어도 평균 700만 원이 넘는 사립대 학비가 교육원가보다 너무 비싸다는 것이 충분히 입증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연구결과에도 사립재단은 등록금을 인하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사립학교들이 저지른 '꼼수'를 들여다보면, 쉽게 그들의 말에 믿음이 안 간다. 대부분의 사립대 법인들은 의무적으로 내야할 '법정 재단 전입금'을 아예 안내거나, 기준에 한참 모자라게 내면서 정작 재단 적립금을 쌓고 있다. 또한 감사원의 감사에서는 건물증축비를 예산으로 잡고 집행하지 않고, 법인이 내야 할 운영비를 학교 예산으로 잡아서 이익을 내기도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교육기관인지, '교육 장사'를 하려는 기업인지 알 수가 없다.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덕분에, 주변 학교들도 압박을 받아 등록금을 인하하리라고 믿었던 대학생들의 기대감이 무너지고 있다. 장학금을 확충시켜서 학생들의 혜택을 늘린다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계속해서 등록금 인하를 추진해나가지 않는 이상, 실질적으로 학생들이 받는 부담은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 '등록금 인하'에 대한 열망을 무시하고, 오히려 비싼 등록금을 더 올리거나, 동결 정도에서 끝내려고 하는 사립대들의 태도가 오만하기 짝이 없다. 앞으로 정부는 더욱 강력한 '등록금 인하'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대학생들과 시민사회도 힘을 모아 '등록금 인하'를 위한 여론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