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커피 한잔의 값은 3000원, 이것도 아메리카노를 기준으로 한 값이지 화려한 이름을 가진 커피들에 눈을 돌리면 5000원 이상은 기본이다. 그럼에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전국의 커피 전문점 수가 전년 대비 54% 증가한 1만 2381개로 사상 처음으로 1만 개를 돌파했다고 한다. 매출액 부분에서도 전년도 매출액 1조 5536억원 보다 59.6% 증가한 2조 48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내 한 식품업계는 한국인 1인당 하루에 평균 커피 1.4잔을 마신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거의 밥값과 비슷한 값을 주면서까지 유독 사람들이 커피를 즐겨 마시는 이유는 무엇일까.



 
"밥 다 먹었는데, 후식으로 커피나 한잔 하자"

요즘은 적지 않은 사람들이 후식으로 커피를 선택하곤 한다. 부산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권모양(23)은 "밥 먹고 난 뒤에 친구들과 마땅히 할 게 없다거나 또 밥을 먹고 난 후 다른 것을 먹기엔 속에 부담이 가기 때문에 카페를 자주 찾는다"라고 말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앞서 한 여대생이 말한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후식으로 속에 부담 없는 커피를 마신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커피를 찾는 이유가 단순히 맛있어서, 혹은 후식으로 좋아서 일까? 그렇다고 하기엔 이 불경기에 조금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사람들이 커피를 찾는 것이 단순히 커피의 맛이 아니라 커피 이상의 것을 추구한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카페베네의 김선권 대표는 미국과 달리 국내 소비자들은 테이크 아웃보다 '연인들 끼리 가기에 좋은 분위기 좋은 카페', '오랜 친구를 만나 수다떨기에 좋은 카페', '혼자서 조용히 커피를 마시며 자신의 시간을 즐기기 좋은 카페', 그리고 '책을 읽는다든지 음악을 듣는 문화생활을 즐기기 좋은 카페' 등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공간이 아닌 생활의 한부분으로 커피 문화를 지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카페베네는 지난 2008년 상반기에 론칭한 순수 국내 브랜드이다. 카페베네는 매장 수만을 놓고 보면 2011년 3월 529개로 커피전문점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자본금 10억으로 시작하여 2년만인 2010년에 본사 매출 [각주:1] 기준으로 1,000억 원이라는 수익을 올렸다. 그만큼 카페베네는 커피전문점으로서 큰 성공을 한 케이스이다. 심지어 주요 대학의 경영학과에서는 카페베네 성공요인을 분석하라는 과제물이 나오기도 한다. 카페베네의 성공을 봤을 때 김 대표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커피만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마시는 것 이상의 것을 느끼고 추구하고 있다. 정말로 커피맛을 알아서 그리고 커피의 향을 느끼고 싶어서 사먹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커피 한잔을 사먹으면서 즐길 수 있는 그 이상의 어떤 것을 바라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이 커피 값이 비싸다고 불평을 하면서도 커피의 수요가 줄지 않는 것은 소비자들이 커피가격 이상의 효용을 느끼는 상대적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소비경향 때문일 것이다. 



부산외국어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김모양(23)은 "카페에 있으면 차분해지고, 내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라 좋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경성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이모군(26)도 "여유 있을 때는 자주 카페를 찾는다. 주로 글을 쓰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을 때 특히 카페를 찾는다"라고 말했다. 커피를 마시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마심으로써 즐길 수 있는 여유, 더불어 그들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일종의 자유와 긴장감을 적정하게 느끼면서도 가정도 사회도 직장도 아닌 제3의 공간을 원하는 우리의 욕구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비록 바쁘고 팍팍하게 돌아가는 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을지라도 그들만의 여유를 느낄 줄 알 만큼 사람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는 점도 한몫을 할 것이다.

추운 겨울날 커피 한잔, 춥지만 그 커피 한 모금에 따뜻해지는 몸을 느끼고 있노라면 포근함과 더불어 상쾌함까지 느껴진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커피,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커피는 지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감성적이고 실용적인 매개체가 됐다. 커피 값, 정말이지 비싸긴 하다. 그러나 커피, 그 이상의 것을 느낄 수 있다면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겨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1. 가맹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 매출과 각 가맹점에 공급하는 식자재 등 납품 매출 및 가맹 수수료 등을 더한 것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