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경선이 2차 면접심사까지 진행되어, 지원자 389명중 48명만이 남았다. 4명의 비례대표를 뽑는다고 했으니 경쟁률은 12:1, 48명은 비례대표에 한 발짝 성큼 다가간 셈이다. 그런데 48명중, 벌써부터 자질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인물이 있다. 2011년 전남대학교 총학생회장 박은철(32)씨다.

박은철씨는 전남대에서 반(反)운동권 ‘전설’ 총학생회를 이끌면서, 학내에서도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전남대에서 진행해오던 진보단체들의 5.18 행사를 거부했으며,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때문에 2학기에 열던 대동제를 5월로 변경하려고 했었다. 또한 전남대에서 있던 정몽준 의원 명예철학박사 수여식에서는 박사수여 거부시위를 하는 학생들한테 “총학측에서 규정한 라인을 넘으면 징계위에 회부하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  (출처: 트위터 @kor_heinrich)


 

그러나 그의 가장 큰 책임은 전남대 총학생회 선거를 파행으로 몰아가면서, 학내 민주주의를 붕괴시켰다는 점에 있다. 이번 전남대 총학생회 선거는 2011학년도 총학생회였던 ‘전설’과 운동권인 ‘액션’의 대결이었는데, 결국 액션 선본의 당선으로 마무리 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당선 선본이 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중선관위가 재투표를 결정하고, 기존의 당선 선본이었던 ‘액션’ 선본의 후보자격을 박탈시켜버렸다. 심지어 단선으로 재투표를 실시하면서, 세칙상 개표기준인 투표율 50%가 안됐는데도 마음대로 개표를 해버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결국 아직까지 총학생회 자리를 놓고 법정다툼이 이뤄지고 있다. 중선관위 구성원의 다수가 ‘전설’ 총학과 연관 돼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박은철씨는 선거 파행의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http://goham20.com/1374)

더구나 ‘전설’ 총학은 자신들이 선거파행을 불러왔음에도 불구하고, ‘종북세력들이 학교를 망치려고 하고 있다.’는 내용의 전단지를 뿌리면서 정치권의 색깔론을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민주주의 절차를 파괴하면서, 진보세력이나 운동권을 ‘종북’으로 매도하는 일이, ‘전설’ 총학에 의해 ‘민주주의 성지’인 전남대에서 일어났던 것이다. 그런데 박은철씨는 자신이 이끄는 총학생회가 비민주적이고, 정치적으로 폭력에 가까운 행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대해 책임을 지거나 반성을 하는 것은 고사하고 '정치'를 한다고 나선 것이다.

박은철씨가 민주통합당에 제출한 자기소개 동영상에는 마치 그가 반값등록금, 법인화 반대 등의 운동을 주도하고, 성실하게 총학생회장직을 이행한 것처럼 보인다. 심지어 그가 혐오하던 운동권 쪽 학생회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실제로 이러한 운동에 적극적이었던 적이 없고, 오히려 운동을 주도하는 이들과 대립하기에 바빴다고 한다. 또한 그는 자신의 임기에 학생총회를 세 번이나 무산시키면서 학생들의 의견을 아예 수용하지 못했다.

민주통합당은 옥석을 잘 가려내야 한다. ‘민주’라는 민주통합당의 기본적인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 사람을 비례대표로 선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총학생회장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대학 내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시킨 그는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없다. 박은철씨가 자기소개 동영상에서 정신적 스승인양 이야기한, ‘민주주의자 김근태’는 하늘에서 그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참으로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