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북에 글을 올리고 나서는 5분마다 들어가 봐요. 안 그러면 왠지 불안하니까요.”


대학생인 우모씨는 스스로 중독이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페이스북에 빠져있다.

하루에 글을 5개 이상 올리는 건 물론이고 때때마다 친구들의 댓글, 혹은 좋아요와 같은 관심의 표현을 받기위해 노력 아닌 노력을 하기도 한다. 여기서의 노력은 다른 사람의 글에도 소소한 관심의 표현을 해주거나 아는 지인이라면 ‘친구추가’를 과감히 누르는 용기를 포함하고 있다.

그에게 페이스 북은 일종의 기회창구다.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먼저 댓글을 달고 말을 거는 등 관심을 표현함으로서 친밀감 형성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 오프라인에서 보여주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온라인에서는 좀 더 암묵적이고 세세하게 보여주는 기회를 갖기도 한다. 조금이라도 자신을 알리기 위한 투자시간을 갖는 다는 이야기이다. 일어나서 눈을 비비는 일에서부터 학교에서 있었던 작은 사건까지, 그의 눈에 비친 모든 사건들과 감정들은 페이스북 글의 소재거리가 되곤 한다. 하루 종일 핸드폰에서 손을 떼지 못하며 올린 글에 대한 반응을 살피는 그. 분명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한두 명쯤은 찾아볼 수 있는 사람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F' 집착병

 

지난달, 시카고 대학 경영대학원 호프만 교수팀은 독일 위르츠버그에 거주하는 성인 205명을 대상으로 소셜미디어에 대한 중독 증상을 조사했다. 실험참가자들에게 일주일간 7차례정도 글을 남긴 뒤 이를 확인하려는 의지를 측정하는 실험이었다. 결과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소셜미디어에 대한 욕구가 술이나 담배보다도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 중독은 자신의 같은 감정을 온라인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 일종의 희열을 만들어내고 존재감을 확실시 시켜준다는 데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 성공의 비밀은 친구들과 자신만의 이야기를 공유를 한다는 기쁨과 남들이 모르는 것을 자신이 알려주고 있다는데에 대한 자극성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일대일의 대면적 관계보다는 좀 더 자신을 드러내도 부끄럽지 않은, 개인적 공간이라 스스로 합리화시킬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공간이 필요한 것은 단순한 이유에서다. 페이스북 중독자의 대부분은 남들에게 이해를 받고 관심을 받는 다는 부분에서 행복감을 느낀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기위해서 인원확대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때로는 자신의 ‘정보’란에 스스로를 알리기 위해 거짓말을 지어 내기도 하는 이들은 일종의 관심이나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에 빠져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페이스북은 이런 사람들을 이해시켜주고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공간인 것이다.
 
 

 “사람들이 저에게 관심 준다는 자체가 행복해요. 소소한 것 까지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어요. 남한테 인정받는 느낌이잖아요? 사진이나 글 올릴 때마다 관심도 받고, 다른 사람보다 제 글에 댓글이 많을 때 뭔가 승리감도 생기고. 어느 때는 이런 나를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볼까싶어 무섭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 활동을 끊을 수가 없어요.”
 

서울 소재 S대학교 재학생인 현 모 씨도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기 위해 페이스 북을 하는 사람 중 하나다. 그가 쓰는 글은 하루에 평균 10개 이상, 이따금은 20개가량을 이어서 올린다고 한다. 남들이 올린 글을 읽는 것보다는 자신의 글과 타인의 글을 비교하며 조금은 더 ‘달라’ 보이려고 애쓴다는 그는 이젠 대문자 'F'만 봐도 페이스북이라는 단어가 입에서 바로 튀어나온다고 했다.

지난해 미국의 한 연구단체가 13~17세 남녀 각 300명을 대상으로 페이스북 등 SNS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상자들의 매일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2시간이며 이 중 80%를 페이스북 및 SNS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더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고 그만큼 ‘F'에 집착하는 사람은 더욱 늘고 있다.

엄지를 치켜든 좋아요와 실시간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며 올라가는 댓글은 이전 소셜미디어, 싸이월드의 ‘조회 수’ 개념을 넘어 또 다른 방식으로 20대에게 다가오고 있다. 좋아요와 댓글 하나하나에 울고 웃는 페이스북 중독자들. 단순한 의사소통 정보 교류공간이 아닌 개인의 집착만으로 뭉쳐있는 그들의 페이스북 창에 ‘나빠요’ 하나를 올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