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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 청계천 을지한빛광장에서 동성애자를 포함한 전국의 성소수자들이 모여 ‘퀴어문화축제’ 를 즐겼다. 한국의 대표적인 성소수자 축제로 2000년에 시작되어 올해로 13번째인 '퀴어문화축제'는 사회적으로 억압받는 성소수자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차별과 편견에 시달리는 그들의 인권에 대한 이슈를 공연과 퍼레이드를 통한 문화의 장으로 펼쳐 사회적 화합을 이끄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땅의 아웃사이더이자 억압받는 성소수자들은 이번 ‘퀴어문화축제’를 통해 그들을 표현하고, 세상에 드러내고,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이성애자들과 하나되어 함께 융화되고자 손을 내밀었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가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떨까? 대한민국은 그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까?

불행히도 여전히 우리 사회는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으며, 많은 사람들이 동성애자들에게 좋지 않은시선을 보낸다. 이번 ‘퀴어문화축제’에 대해서도 성소수자의 용기있는 외침이자 이성애자와 동성애자가 하나가 되어 즐길 수 있는 축제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행사를 못마땅하게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동성애를 공공장소에서 대놓고 표현하는 것이 혐오스럽다거나 그들의 축제를 난동쯤으로 치부하는 이도 있다.

단순히 개인적으로 동성애를 나쁘게 보는 차원을 뛰어넘어, 일부 기독교 단체와 시민 단체는 격렬하게 동성애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동성애자의 삶과 고민을 '인생은 아름다워'에 대해서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은 이 드라마가 동성애를 조장하며 젊은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내 아들이 게이되어 에이즈 걸리면 SBS에서 책임져라!” 라고 비난하는 광고를 실은바 있다. 

또한 지난 4월 27일 서울 잠실 올림픽 경기장에서 콘서트를 가진 팝스타 ‘레이디 가가’는 ‘동성애’를 장려한다는 이유로 내한 공연을 앞두고 일부 기독교 단체와 시민 단체의 반대에 부딪혔다. 세계적 싱어송 라이터 제이슨 므라즈의 내한 공연 역시 그가 동성애자의 인권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일부 기독교 단체의 반대의 움직임이 일어나기도 했다. 제이슨 므라즈는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동성애자 인권보호단체의 자선콘서트에서 동성애 결혼이 합법화 되는 날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는 누구에게나 자신의 배우자를 선택할 자유가 있으며, 그 권리는 평등하게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동성애자의 국가공무원 자격 문제에 대한 경찰청의 인터넷 답변도 최근 논란이 되었다. 인터넷 국민신문고에 올라온 "동성애자도 경찰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경찰청은 "경찰공무원은 신체 및 사상이 건전하고 품행이 방정한 사람 중에 임용한다"고 답하여 동성애자들의 반발을 샀다. 이렇듯 아직까지도 동성애는 한국 사회의 터부이고, 사회적 차별로 고통 받는 동성애자들이 여전히 많아보인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조금씩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 MBC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으로 인기를 누리던 방송인 홍석천씨가 커밍아웃을 선언한 직후 대중의 차가운 시선과 편견으로 방송활동을 중단하게 되었던 10여 년 전과 비교하면 2012년의 한국은동성애자에 대해 좀 더 마음을 열어둔 것처럼 보인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왕의 남자", "쌍화점"을 비롯하여 동성애 코드를 담은 여러 영화, 드라마, 연극, 광고 등이 등장하면서 동성애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 설문기관 리서치랩이 전국 성인남녀 12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동성애를 인정한다는 대답이 55.7%가 나온것을 보면 알 수 있듯, 조금씩 동성애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유럽을 중심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국가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동성애 결혼 지지를 선언하였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이든, 이성간의 사랑이든, 동성간의 사랑이든 사랑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국가적, 사회적 차원에서 동성애자의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하여 성소수자를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현재까지 입법을 두고 찬반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동성애 차별 금지법이 하루빨리 제정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