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은 봉사활동을 해본적이 있을것이다. 가깝게는 동네 동사무소부터 고아원 장애우복지시설까지 여러가지 봉사활동을 해봤을 것이다. 봉사활동은 학교가 인성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써 학생들의 사회적 도덕성 함양을 위한 조치이다. 교과부는 초등학생에게는 연 10시간, 중학생 15시간, 고등학생 20시간의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도록 하고 있다. 봉사활동시간을 채우지 못할 경우 불이익이 돌아가게 해 봉사활동을 의무화 시키고 있다.

그런데 봉사 시간을 인정해주는 학생 활동에 ‘선플 달기’도 포함이 되어 봉사라는 적절성에 맞는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선플이 달리는 글에 대한 적절성과 인터넷의 실사용자 확인이 불투명하다는 것이 큰 이유다. 선플달기 봉사활동은 인터넷 기사에 좋은 댓글, 일명 선플을 달고 그것을 선플운동본부 사이트에 인증하는 방식이다. 선플을 단 내용과 기사의 URL을 복사하여 선플운동본부 게시판에 올리면 20개의 댓글당 1시간의 봉사활동 시간을 부여한다. 봉사활동으로 불릴 수 있는 선플에 제약을 걸어 학생들의 확실한 참여를 유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선플이 달리는 글들은 대부분 연예/스포츠 관련된 글들이다. 끊임없이 올라오는 아이돌 가수와 여름을 맞아 야한 차림으로 등장하는 연예인들의 글에 ‘멋지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와 같은 ‘선플’을 달아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 문제들을 꼬집고 있는 비판적현상을 다룬 기사에도 내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긍정적인 ‘착한 댓글’만 달고 있다. 수원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있는 김현지(17,가명)군은 “일단 좋아 보이는 댓글만 쓰면 되니까 기사 내용은 잘 안보고 제목만 대충보고 쓰는 경우가 많아”라고 했다.

선플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활동이기 때문에 사용자확인이 확실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가입된 아이디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굳이 본인이 아니라도 다른 사람이 대신 해줄 수 있다. 고등학생인 강현동(17)군은 “1학년들은 대부분 자신이 하지만 나중에 학년 올라가면 공부하느라 바뻐서 부모님이 해주시거나 다른 사람들한테 부탁하는 경우가 생기지 않겠나”라고 했다. 실명확인은 되어도 사용자 확인은 안되는 인터넷의 맹점이 고스란히 봉사활동에 사용된다.

인터넷은 사회에서 굉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공간이다. 한국은 급속한 인터넷공간의 성장이 있었지만 그에 걸맞는 문화를 갖추지는 못했다. 선플 달기 운동은 이런 한국 인터넷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선플달기 운동을 ‘운동’에서 넘어 학생들에게 ‘강제’로 하게 하는 것은 부정적인 면이 더 많아 보인다. 특히나 봉사활동에 집어 넣어 하는 것은 봉사활동이 가지는 의미를 희석시키는 잘못을 저지르게 한다. 집 밖의 꿩 잡으려다가 외양간의 소를 잃는 경우가 될까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