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열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계가 부산하다. 이번 선거는 어느덧 중반 정도 달려온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가 될 것임에 결과에 따라 현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신임을 판가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제 본격적 선거철이 시작되면 언론조사기관들은 의례 정당별, 후보별 지지도를 산출해 내고, 투표율을 예측하기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이때 쯤 되면 20대는 또 한 번 기성세대의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매 선거후에 선관위에서 발표하는 연령대별 투표율을 살펴보면, 50, 60대의 투표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반면, 20대의 투표율은 평균을 살짝 밑돈다. 오히려 2006년 지방선거부터 선거권을 획득한 19세의 투표율보다도 낮다. 최근 몇 개의 선거를 종합해보아도 총 투표율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추세는 변함이 없다. 이럴 때면 어김없이 20대를 따라다니는 단어. 정치적 무관심. 





<최근 선거의 연령대별 투표율 추이 변화>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회의원재선거, 교육감선거 투표율 보고서


투표결과만 본 다면 우리는 이 말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을 듯 보인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대한민국 정치에서 20대는 어떠한 의미를 가지며 어느 위치에 서 있는가? 왜 20대는 정치에 무관심한가?

일반적인 통계가 그렇듯 몇 개의 숫자조합으로 나타나는 숫치 저 이면에는 궁극적인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사실 정치계는 20대를 철저히 소외해왔다. 20대의 정치적 무관심이 아닌 정치의 20대 무관심이라고 불러 마땅하다. 선거만을 예를 들어보자. 대한민국 선거에는 20대는 없다. 20대 후보를 보았는가? 지금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정치인들은 50, 60대가 주류를 이룬다. 30대 후보도 최연소가 되는 마당에 20대 정치인이 있을 리 만무하다.

20대를 위한 공약은 있는가? 서민을 위한 민생 공약, 노동자를 위한 공약, 경제 살리기 공약이라는 이름아래 기득권, 혹은 특권계층의 이익을 보호해주는 공약 등등. 한국사회에서 계급을 나누는 잣대가 직업과 밀접한 연관관계를 가진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공약들은 따지고 보면 이미 직업을 가진, 그리고 그 위에서 어느 정도 삶의 기반을 갖춘 자들을 위한 것이다. 내려갈 줄 모르는 청년 실업률, 88만원세대라는 말이 대두되고 있는 현실에서 20대는 그런 공약들에서 그들의 고민을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20대를 대변하는 정당은 있는가? 20대 개개인도 다양한 의견과 정치적 성향을 가지는 만큼 전체의 이익을 대변해줄 정당이 생기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20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20대의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당은 존재하여야 한다. 그들은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딛은 엄연한 대한민국의 한 축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정치에서 20대는 외부인이다.  

2009년 6월의 정당등록통계를 보면, 총 17개의 정당, 7개의 창당준비위원회가 등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림잡아 20여개의 정당이 대한민국에 있다는 말이다. 대의제 민주주의사회에서 정당은 국민의 다양한 의사와 이익을 집약하고 조직화하는 기능을 한다.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줄 아는 것이 정당의 역할인 것이다. 그렇다면 현제 정당들은 본연의 의무를 져버리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계는 치명적 스펙트럼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매번 분열과 통합을 계속하는 한국정당들은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 뿌리가 같은 경우가 많다. 그러니 정책의 기조가 다양할 수가 없다. 아직 20대는 기존의 정당에서 대안을 찾지 못한 듯하다. 20대의 의견은 어느 누가 대변해줄 것인가? 선거권이 없는 10대들의 의견까지도 수렴하는 정치계가 되었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정치를 즐기고 참여하게 되지 않을까? 문화란 상당기간 축척되어 일정한 패턴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도입된 지 60여년, 분명 대한민국 정치계의 스펙트럼의 변화가 필요하다. 20대는 20대의 대변자를 기다리고 있다. 기성세대들에게 호소하는 정당들, 만일 그들이 평균 투표율 저 밑을 맴돌고 있는 20대의 지지와 잠자고 있는 20대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다면 정치계의 판도는 변화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 있어서 과연 20대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정치계의 불루오션이다. 20대의 지지를 받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금부터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