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난방인 메인 페이지, 갈 곳 잃은 마우스 포인트
홈페이지의 메인
안철수 후보의 캠프인 진심캠프(www. jinsimcamp.kr)는 2% 부족한 모습으로 방문자를 반겨주고 있었다. 메인의 주된 색상은 안 후보의 상징적 색상인 파란색. 남색에 가까운 파란색과 하얀색의 무성의한 배색은 홈페이지 디자인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듯 했다. 다른 카테고리의 컨텐츠들도 마찬가지. 깔끔하기 보다는, 허전한 느낌이다.
무엇보다 아쉬웠던 것은 홈페이지 메인의 구성. 메인 페이지에서는 10여개의 박스를 볼 수 있다. 박스에는 홈페이지에 게시된 글과 사진이 담겨져 있다. 하지만 구조화가 덜 돼 보였다. 어떤 기준을 가지고 배치했다기 보다는 중구난방 늘어놓은 수준에 불과했다. 국민중심의 사법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정책 관련 글이나 중국에서 날아온 쌍둥이 형제의 UCC와 같은 후보 응원글 등, 여러 카테고리에 속해 있는 글들이 무규칙하게 혼재되어 있다. 진심캠프를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면, 마우스 포인트가 갈 곳을 모르고 방황할 법하다. 메인 구성을 조직화, 체계화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메인 페이지에 배치된 박스들
보기 어렵게, 보기 힘들게?
그렇다면, 홈페이지의 핵심인 정책 설명은 잘 되어 있을까? 정책 카테고리는 ‘안철수의 약속’과 ‘정책 네트워크 내일’ 두 개로 나뉘어져 있다. 공약 페이지인 ‘안철수의 약속’에는 두 페이지 합쳐 11월 2일 현재 총 19개의 글이 게시돼 있다. 아직 정책이 완성되지 않았음을 감안해도, 썰렁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무엇보다도, 정책이 구조화, 체계화 되지 않은 채 그저 ‘나열’되어 있어, 유권자의 이해를 떨어뜨리고 있다. 게시글을 클릭해 봐도 별 반 다르지 않다. 각 공약을 이미지화 시켜 유권자들의 이해를 도운 타후보들의 정책 페이지와는 달리, 몇몇 페이지는 마치 워드 파일로 정리한 듯한 줄글이 가독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정책을 분야별로 나눠 보기 쉽게, 보기 좋게 만들어 놓은 타 후보의 공약 페이지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정책의 근본적인 비전과 큰 뼈대를 보기 좋게 제시하고, 그 비전을 담은 공약들을 분야별로 나누었다면 진심캠프의 정책적 철학을 더 잘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공약 페이지 공약 페이지 정책 네트워크 내일 홈페이지
정책 네트워크 ‘내일’도 사정은 비슷하다. 진심캠프 홈페이지에서 해당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내일’의 홈페이지로 이동한다. 이 홈페이지 또한 구성이 문제다. 산만한 느낌이 강하다. 구성이 일목요연하지 않아,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연령층은 홈페이지 이용이 어려워 보인다. 정책 토론과 제안 등 국민들의 참여가 중요한 사이트에서, 이런 단점은 사이트 이용을 저하시키고 더불어 캠프 참여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미, 이용에 불편을 느낀 여러 네티즌들이 댓글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운영자가 안티인가요’라는 댓글도 보였다. ‘사이트가 활성화 돼야 안철수 정책 네트워크에도 힘이 될텐데, 이 사이트의 활성화를 위한 운영, 기획, 개발 자봉단이라도 꾸려 보는게 어떨까 싶다’, ‘사이트가 전반적으로 산만하고, 구성도 어지럽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쉽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진심어린 조언도 찾아볼 수 있었다.
'방치'되고 있는 '국민 참여' 페이지, 대답없는 메아리에 그치나
유권자와의 소통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홈페이지 메인 좌측에는 자원봉사자 모집을 홍보하는 배너가 있다. "안철수와 함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가 적혀있다. 캠프 참여의 문이 일반 시민에게도 열려 있음을 보여주는 듯 했다.
하지만 정작 소통을 위해 만들어놓은 웹 페이지는 실망스러웠다. “국민참여”페이지는 ‘철수에게 바란다’, ‘안철수가 간다’ 두 개의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있다. ‘철수에게 바란다’ 페이지는 안 후보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전달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도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게시된 글에 대한 캠프의 피드백은 찾아볼 수 없다. 그저 박스식으로 배치되어 있는 글들이 ‘방치’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또 다른 카테고리 ‘안철수가 간다’는 국민 여러분이 바라는 곳에 안 후보가 찾아간다는 형식의 이벤트다. 댓글로 신청을 받고 있는 이 웹페이지도 사정은 비슷했다. 댓글들이 중구난방 올라와 있으며, 그에 대한 피드백도 보이지 않는다. 후보가 그 곳에 찾아갈 예정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지지자들의 열띤 지지와 응원은 ‘고요 속의 외침’을 연상케 했다.
'철수에게 바란다' 페이지
허전했다, IT 전문가의 홈페이지라기엔. 허례허식을 벗고 내실에 충실하고자 하는 의지의 반영일까. 아니면 시간과 자금이 부족한 무소속 후보의 한계일까. 안 후보의 홈페이지는 전체적으로 산만했다. 참여형 댓글에 대한 피드백도 원활하지 않았다. 국민 참여를 이끌기 위해선 홈페이지가 ‘쉽고 간단’해야 한다. 새로운 정치를 내세우며 국민과의 수평적 소통을 이야기하는 안철수 후보의 홈페이지라면 더더욱 그래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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