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성신에게 묻습니다. 왜 성신은 학생과 끊임없이 소통하는지’ 이 문구에서 의미하는 소통은 그저 성신여자대학교의 대학 홍보물에서만 존재하는 것일까. 실제로 성신여자대학교는 학생과 끊임없이 불통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성신여자대학교의 뻥튀기예산 논란에서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성신여대 학생 1500명 등록금 인하 청원서 제출

올해 9월부터 성신여대에서는 예산 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한국대학교교육연구소에 공개되어 있는 예산안을 확인한 결과 성신여대는 남은 예산을 올해 예산으로 책정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2011년 적립된 액수가 170억에 달한다. 이 금액을 예산안으로 책정한다면 학생 1인당 평균 86만원의 등록금을 인하할 수 있다. 즉, 작년에 사용 후 남은 예산을 적립하고 매년 작년보다 더 예산을 늘려 등록금을 높게 책정하는 꼼수를 부린 것이다.

학교의 예산안 처리에 문제점을 인식한 학생들은 ‘확성기 실천단’을 구성하였고, 확성기 실천단을 중심으로 올해 10월 26일부터 등록금 인하 청원서를 모았다. 이후 확성기 실천단은 1500여장에 달한 등록금 인하 청원서를 통해 등록금 인하를 간절히 바라는 학생들의 염원을 학교 측에 전달하였다.

확성기 실천단은 대자보나 유인물 등을 통해 성신여대 학생들에게 예산 문제의 실태를 알렸다. 학교 측과는 예산 처리 문제에 관하여 면담을 신청하며 사실 관계를 규명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였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 보려하기는 커녕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며 확성기 실천단 학생들을 위협하였다. 또한 확성기 실천단 학생들이 붙인 대자보를 강제로 철수 하였다. 학교의 이러한 모습에서 소통에 대한 의지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학교가 이렇게 예민하게 대처하는 이유는 곧 있을 대학평가를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학교는 등록금 인하 청원 운동이 대학 평가 기간과 맞물려 학교의 위신을 실추시킨다며 학생들의 등록금 인하 청원 운동을 저지하였다.


학교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성신여대 확성기 실천단은 계속적인 청원운동을 전개하였다. 중간고사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청원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그 결과 1500여장의 등록금 청원서가 모아졌다. 청원서는 예산에 관해 학교와 소통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마음과 등록금 인하에 대한 소망을 보여준다. 등록금 인하 청원 운동이 2주라는 단기간에 이루어졌고, 중간고사 기간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면 큰 성과이다. 1500여장의 청원서는 많은 학생들이 학교의 예산 책정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지표이기도 하다.


성신여대 한 학생은 “소통을 거부하는 학교의 일방적인 모습에서 학교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지만 1500장의 청원서처럼 학생 한명 한명의 의견이 모이면 큰 힘을 발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요.”라고 답변했다. 또 다른 학생은 확성기 실천단 학생에게 “우리 부모님을 살려주세요.” 라는 문자를 보내며 등록금 인하에 대한 절실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 밖에 많은 학생들이 학교의 예산 책정을 자신의 등록금과 직결되는 실질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뻥튀기 예산과 같은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풀려진 예산 논란에 대한 학교측 입장은?

예산 논란에 관해 학교 측 입장은 직접적으로 들어볼 수 없었다. 학교 측이 본지와의 인터뷰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 사이에서 퍼져있는 학교측의 주장은 새 건물 중축이나 운정캠퍼스 신설 등을 위해 적립금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적립된 돈이 자그마치 800억에 달한다.

더불어 학교는 남은 예산을 학생처에 적립하는 것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활동이며, 성신여자대학교는 다른 학교와 달리 기업 후원이 없기 때문에 적립금과 등록금만으로 학교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성신여자대학교는 재단이 존재하는 엄연한 사립 대학교이다. 학생들은 학교의 발전을 위해 재단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결국 학교의 입장은 남은 예산이 적립되어 다음 년도 예산이 부풀려져 책정되는 것을 인정하지만 잘못은 아니라는 것이다.


부풀려진 예산에 논란에 대해 성신여대 학생들의 입장은?

학생들은 학교의 예산 적립과 같은 잘못된 관행은 바로 잡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11월 1일, 확성기 실천단을 중심으로 학생들은 그동안 모아진 1500여장의 청원서를 학교 측에 전달하였다. 청원서를 학교 측에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학교의 강압적이고 억압적인 모습은 여실히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학교에 애교심을 가지고 학교가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였다. 예산을 부풀려서 책정하지 말고, 학교의 적립금을 인출해서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사용하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적립된 예산이 어떻게 사용되고 어디에 사용되었는지 그 과정이 학생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할 것 이다. 더불어 학생들은 이미 적립금이 많으니 내년에는 등록금을 인하할 것을 주장하였다.

 


부풀려진 예산 문제 소통만이 정답

예산 논란에 관해 학생과 학교의 충분한 협의가 이루어 져야한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학교에 정당한 방법으로 전달하고 학교는 학생들의 작은 의견이라도 귀 기울이는 경청의 자세를 취해야 한다. 학생과 학교의 협의과정을 통해 학교는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 할 수 있고, 학생들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신들의 미래를 꿈 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