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봄마저 지나가고 있다. 벚꽃도 다 졌고, 길거리에도 셔츠에 카디건 차림보다는 반팔 티셔츠 차림이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미팅과 소개팅의 계절 역시 지나가고 있다. 아아,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 친구들에게 미팅과 소개팅을 부탁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소개시켜 줄만한 친구들은 이미 다 짝이 생겼어’밖에 없다. 내 님은 어디에 있나 백날 천날 거리를 헤매어봐도 내 님은 존재하지 않는 것만 같다.


 하지만 이런 솔로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획기적인 사이트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계절에는 몇 다리 건너야만 찾을 수 있을 ‘내 맘에 드는 솔로’를 한 군데 모이게 만드는 사이트이다. 바로 한 대학생이 만든 사이트인 부러버닷컴(http://brubr.com). 숭실대 4학년 학생이 만든 이 사이트는 벌써 1차 주선을 끝내고 2차 주선을 모집 중이다. 회원 가입 시 정보에 자신의 정보 및 이상형을 공개하면 운영진이 최상의 조합을 찾아 짝을 지어주는 방식이다. 또한 사진을 공개한 후 참여자들의 의견을 통해 ‘얼굴 호감 표준 측정’과 같은 나름 민주적(?)이고 객관적(?)인 방식을 통해 외모에 대한 평가도 함께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모든 과정을 통해서도 문제는 있기 마련. 후기 게시판을 확인해 보면, 좋았다는 후기 보다는 문제가 많았다는 후기가 많은 상황이다.

사이버 소개팅 사이트 부러버닷컴의 메인 화면

불만이 더욱 많은 부러버닷컴의 후기게시판.

 또 다른 사이트로는 한양대 자유게시판배 소개팅에서 유래한 자게배(http://jagebae.com). 자게배는 앞서 소개한 부러버닷컴과는 달리 역사가 나름 깊다. 현재 4회 매칭이 진행되는 상황인데, 그 전 3개 회차에서 이미 총 367 커플이 매칭되었다. 자게배만의 특성이라면 역시 자게배 클리닉. 소개팅에서 한 번도 못 사귀었거나 마음에 드는 여자 앞에만 서면 당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아직 1회밖에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난 3월 26일 신촌에서 12명의 참가자와 함께 예정보다 30분이나 연장하는 등 활발히 이뤄졌다. 또한 자유 게시판을 통해 소개팅 후기뿐만 아니라 연애에 관한 자유로운 얘기도 활발히 공유되고 있는 중이다.

사이버 소개팅 사이트인 자게배의 메인 화면

 또한 연세대학교 커뮤니티인 세연넷(http://seiyon.net)의 익명게시판 내에서 소개팅이 주선되고 있기도 하다. ‘자게배’를 패러디 해 ‘익게배 소개팅’으로 이뤄지고 있는 이 행사는 말로만 나오던 단체 소개팅 주선을 한 익명게시판 유저가 주관하고 있는 형태이다. 연세대학교 커뮤니티 익명게시판 내에서만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참여자가 연세대 학생으로만 한정되어진 현실이라 위의 사이트들처럼 수백 커플을 주선하지는 못하고 있다. 주선자가 올린 공지 글에 의하면 남녀 합하여 41명이 신청한 상태인데, 아직 이뤄지고 있지는 않는 상황이다.

익게배 소개팅을 주최하는 세연넷 익명게시판의 관련 글


 매체가 발전할수록 소개팅, 미팅의 방법도 발전하는 것 같다. 친구의 주선으로만 이루어지던 미팅과 소개팅이 사이버 상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주변의 인맥을 통해서만 짝을 찾던 것에서 인맥의 범위를 거의 ‘인터넷 유저 전체’로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확장적’으로 되고 있다 또한 소개팅 대상을 나름의 집단지성의 방식으로 걸러낸다는 것은 웹 2.0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신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세상 모든 솔로들이 이러한 ‘정보화 시대의 소개팅, 미팅’을 통해 행복한 짝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