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최저임금은 작년보다 350원(7.2%) 오른 5,210원이다. 4일 저녁 7시부터 새벽 4시까지 이어진 마라톤 협상의 결과다. 근로자위원측은 시급 5,910원을 주장한 반면에 사용자위원측은 4,860원으로 전년대비 동결을 주장했다. 결국 올해도 시급 5,210원으로 5,300원인 빅맥 세트는 못 먹게 되었고 평균 7,773원인 냉면 한 그릇도 못 먹게 되었다. 사실상 서울에서는 두 시간을 일해야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저시급으로 결정된 것이다.

노동계에서 주장한 5,910원은 평균임금의 50%로 계산해서 나온 시급이다. 평균임금의 50%는 되어야 최저 생활이 가능하다는 생각에서다. 반면에 사용자 측에서는 들고 나온 최저임금 동결안을 갖고 나왔다. 최소한의 물가상승률도 포함시키지 않았고 경제수준을 고려해 인상수준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돈내기 싫다는 이유에서 최저임금 안을 들고 나오니 매년 협상이 불가능한 것이 당연하다.

현실적인 임금협상이 가능하려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양측에서 현실적인 최저임금안을 가져와야 한다. 현재 노동계에서 주장하는 5,910원으로 주40시간 한 달 동안 일한다고 가정하면 월 108만원으로 단신노동자 생계비 151만2000원에 턱 없이 부족하다. 최저시급으로 최저한의 생계유지도 사실상 힘들다는 얘기다. 최저임금을 받는 이들이 교통비, 식비 등을 비롯해 상여금도 받지 못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실질적인 최저임금은 더 낮아진다. 그럼에도 사용자측은 매년 최저임금 동결안을 들고 왔다. 과연 여기에 협상의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