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연대 성재기 대표의 투신은 마치 퍼포먼스처럼 이루어졌다. 남성연대 성재기 대표가 투신 전날인 지난 25일 홈페이지에 투신 예고 글을 올렸고, 이것이 SNS,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일부에서는 성재기가 지나치게 무모한 짓을 하는 게 아니냐며 우려의 시선을 보이기도 했지만, 상당수의 누리꾼들은 성재기의 투신을 말리기보단 오히려 부추기거나 조롱하는 태도를 보였다. 남성연대를 지지하는 누리꾼들은 전반적으로 성재기의 투신에 힘을 보탰고, 남성연대를 반대하는 누리꾼들은 성 대표가 돈 때문에 쇼를 한다며 성 대표와 남성연대를 싸잡아 조롱했다. 언론매체들도 여기에 동참했다. 성재기가 투신 예고 글을 올렸다, 내일 한강에서 투신할 것이다, 등의 기사를 봇물 터지듯 쏟아냈다.
 
투신 전날 광풍의 결과는 투신 당일의 희극으로 이어졌다. 성재기가 마포대교 난간 바깥에서 뛰어내릴 준비를 하고 있는 동안 수많은 눈이 성 대표를 지켜보고 있었다. 남성연대 회원, 방송국 카메라, 일반 시민 등 다양한 사람들이 현장에 있었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구도 성재기를 적극적으로 말리려는 사람은 없었다. 그 와중에 SNS에는 성재기의 투신 직전 모습을 찍은 사진을 비롯해 수많은 현장 사진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KBS를 비롯한 여러 언론사들은 성재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데 열을 올렸다. 이미 그곳은 검투경기가 벌어지는 콜로세움과도 같았다. 사람들은 성재기가 뛰어내리기를 기다렸고 그런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성재기는 끝내 한강으로 투신했다. 그리고 사흘이 지난 지금, 성재기는 여전히 실종 상태다. 
 
성재기의 투신에 처음부터 퍼포먼스적 요소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퍼포먼스는 늘 주위의 이목을 끌고 자연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다. 문제는 한 사람의 한강 투신이 마치 오락처럼 즐기고 향유되는 과정 그 자체다. 한강 투신은 분명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있는 행위였다. 물론 주위에 인명구조자격증 소지자가 대기하고 있었고 성재기 자신도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발목에 끈을 묶는 등 만반의 조치를 취했지만, 당시 상류에서 방류된 물로 인해 수심이 깊었고 유속이 빨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위험한 시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성재기를 말리기보다는 오히려 성재기가 뛰어내리기를 부추겼다. 특히 KBS 등 언론사들도 그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은 더욱 충격이다. 이슈 취재를 위해 취재 윤리를 등한시한 꼴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자살방조죄를 적용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을 처벌한다 해도, 이후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성재기의 선택은 분명 잘못된 선택이었지만, 본인이 그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이해가 간다. 문제는 성재기의 행동을 말리기보다는 더욱 유발한 사람들이다. 여기에는 남성연대 관계자들, 수많은 누리꾼들, 투신 현장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생명을 담보로 하는 행위를 어떻게 퍼포먼스로 취급할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