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인터넷엔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을 사칭해 “여성 전용 거리를 만들 것"이라는 내용의 글이 돌아다녀 여성부가 곤욕을 치뤘다. 조윤선 장관의 카카오스토리를 사칭한 해당 계정엔 “성추행범들, 강도들, 변태 등의 위협을 보호받기 위해 칸막이등을 설치한 여성전용거리를 계획하고 남자가 여성전용거리에 들어올시 벌금 30만원에 처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여성가족부는 곧 공식적으로 조윤선 장관이 작성한 글이 아님을 해명했지만 인터넷에선 이를 근거로 여성가족부를 비난하는 사람이 줄을 이었다.

여성부를 향한 근거없는 비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조리퐁이 여성의 성기모양을 닮아 판매금지를 주장했다"는 논란부터 “예산을 3조원이나 사용해 남성을 역차별한다"는 주장까지 그 내용은 다양하지만 대부분이 근거없는 비방이거나 빈약한 사실관계에 바탕을 둔 주장들이다. 조리퐁 루머는 2006년 당시 여성부 대변인이 공식적으로 부인한 바 있다. 여성가족부의 2013년 예산은 총 3,000억원 정도로 이중 주요 사업비는 2,200억 정도며 가족정책, 청소년정책을 제외한 여성정책에 할당된 비용은 600억에 불과하다. 여성가족부의 예산규모가 가장 컸을 당시에도 대부분의 예산은 여성정책이 아닌 보육정책과 관련된 예산이었다.

여성가족부를 향한 근거없는 비방은 자신이 처한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의 원인이 여성단체의 여권신장 운동에 기인한다고 여기는 일부 남성의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이들은 여성단체의 페미니즘 운동이 여성을 사회 주류로 만들기 위해 자신들과 같은 남성을 사회 주변부로 밀어내고 있다는 잘못된 믿음에 사로잡혀 있다. 여성단체가 여성과 남성을 차별적으로 대우함으로써 여성단체들이 남성을 역차별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보기에 여성가족부는 이들 ‘페미니즘 단체들'의 정점에 있는 국가 행정 조직이다. 여성가족부를 여성이 남성을 조직적으로 수탈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가 기관으로 이해함으로써 여성부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의 날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이 처한 문제의 원인을 공격하기 쉬운 대상에서 찾으려는 시도가 여성인권 운동에 대한 부족한 인식과 맞물려 여성가족부를 향한 마녀사냥식 유언비어 생산을 부추기고 있다. 

유언비어는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킨다. 유언비어의 배포자는 자신이 생산한 루머를 대중이 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병적인 쾌락을 느낄지도 모르지만 대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에게 유언비어는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정보의 수집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끔 강요한다. 여성부를 향한 근거없는 비방을 생산하는 행위도, 근거없는 비방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행위도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