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20에 있어 ‘더넥스트(The Next)'는 매우 친숙한 청년 단체다. 더넥스트에서 주최했던 '청년, 넥스트 언론을 상상하다!’라는 이름의 오픈캠페인에 고함20도 함께 하여 앞으로의 미디어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기도 하고,(http://goham20.com/2745) 더넥스트에서 진행한 청년들의 의제 찾기 프로젝트 ‘소셜스터디 2013’을 고함20에서 기사화하기도 하였다.(http://goham20.com/2811


그럼에도 더넥스트의 성격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란 의외로 쉽지 않다. “사회 혁신을 꿈꾸는 청년 혁신가들의 인큐베이터이자 베이스캠프”라는 그들의 단체 소개가 한 번에 와 닿지는 않는다. 그러던 차에 더넥스트에서 ‘캠퍼스-X’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대학생 참여자들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프로그램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더넥스트를 직접 찾아 나섰다. 운영진인 이원준씨,김건학씨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기자는 더넥스트의 정체성을 쉽사리 규정하고자 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걸 깨달았다. ‘캠퍼스-X’라는 타이틀의 X가 상징하듯, 더넥스트는 앞으로의 미래를 함께 맘껏 고민하고 상상하고자 하는 청년들이 꾸려나가는, 그렇기에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을 감히 재단할 수 없는 미지의 단체이기에. 그들이 준비하고 있는 매력적인 의제 정책화 프로젝트 ‘소셜스터디2013 캠퍼스-X’(이하 캠퍼스-X)를 소개한다. 

* 캠퍼스-X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신다면
  더넥스트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thechange.kr/thenext_news/14165 


ⓒ 더넥스트 홈페이지


Q. 캠퍼스-X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캠퍼스-X는 저희가 예전에 진행했던 ‘소셜스터디’ 프로그램의 또 다른 형태예요. 소셜스터디는 의제, 지역, 캠퍼스 등 다양한 단위를 토대로 진행이 가능한데, 이번에는 캠퍼스 단위에서 프로그램을 발전시켜보는 거죠. 요즘 청년들, 특히 대학생들은 함께 사회 문제를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통로가 별로 없어요. 그러다 보니 최근 '일베’ 논란에서 드러났듯이 학생들이 잘못된 정보를 얻기도 하고 편향된 생각을 하게 된 게 아닐까 하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어요. 이번 캠퍼스-X 프로그램을 통해서 대학생들의 다양한 생각들이 모이고 그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게 된다면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그들의 의견이 정리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Q. 캠퍼스-X라는 타이틀에서 ‘X’가 의미하는 바는 뭔가요.
여러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우선 ‘곱하기’, 그리고 거기에서 연상되는 ‘협업’의 의미를 담고 있어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여러 명이 함께 힘을 곱한다면 해낼 수 있으리란 거죠. 

그리고 기존의 잘못된 관념 등에 대해서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도 있어요. 현실에 대해 잘못 됐다고 얘기할 수 있을 때 새로운 혁신이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한편으로는 'X-sector', 즉 미지의 영역을 뜻하기도 해요. 이번 프로그램이 캠퍼스 안의 친구들 중에서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회혁신가를 만날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미예요.

캠퍼스-X 홍보 포스터를 보면 크게 X 표시가 그려져 있는데, 포스터가 1장일 경우에는 X 표시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여러 장이 모이면 표시가 선명하게 나타나요. 하나 있을 때는 희미하지만, 여러 개가 모이면 강한 X가 되는 거죠. 우리도 마찬가지로, 혼자라면 약할 수 있겠지만, 다 같이 모이면 커다란 X가 되어 진정한 혁신의 시발점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더넥스트의 이원준씨와 김건학씨 ⓒ 반음아래(고함20)

  
 
Q. 캠퍼스-X 프로그램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시간순으로 OT, 소셜기획캠프, 팀플레이어 교육과정, 소셜스터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OT의 경우에는 워크샵도 같이 진행되는데, 이때는 ‘모이고 떠들고 꿈꾸는 방법’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에요. 앞으로 캠퍼스-X에 참여하는 데 있어서 필요하지만 아직 준비가 될 된, 미숙한 부분들을 보완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예를 들어 함께 그룹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수평적 리더십이나 협업하는 방법 등을 배우는 거죠. 다음으로 진행하는 소셜기획캠프는 4주간의 공통 교육과정인데, 이때는 소셜스터디를 꾸려나가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사항들, 의제를 도출하거나 정책을 마련하는 방법 등을 배워요. 특히 이번 캠퍼스-X에는 ‘인사이트 그룹(Insight Group)’이라고 해서 소셜스터디 과정 전반을 지원해주시는 전문가 분들이 있는데, 그 분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을 마련할 계획이에요. 그 후 본인들이 하고 싶은 의제가 정해지게 되면 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됩니다.

Q. 인사이트 그룹은 사회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분들을 섭외하는 데 있어 어려움은 없었나요.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수월했어요. 더넥스트가 추구하는 비전 등에 대한 설명을 들으시고는 흔쾌히 허락들을 해 주시더라고요. 젊은 세대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점에 대해 공감하고 그에 기여할 수 있다면 충분히 시간을 내 주겠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지원들을 해 주고 싶어 하세요. 그래서 인사이트 그룹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커요.

Q. 인사이트 그룹은 소위 말하는 '멘토‘와 비교했을 때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멘토를 자처하는 분들을 보면 '힐링‘을 내세우면서 젊은 세대를 위로하거나, 아니면 청년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 자체를 확고하게 제시하는 경우가 많아요. 반면 저희 인사이트 그룹에서는 X-팀플레이어들이 소셜 스터디를 진행하는 데 있어 뚜렷한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 아니라 먼저 X-팀플레이어 친구들이 방향을 설정하면 그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 있어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요. 대학생 참여자들을 일방적으로 이끄는 게 아니라 그 친구들을 지원하고 도와준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헬퍼 그룹’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Q. 프로그램 소개글을 보면 캠퍼스-X을 통해 마련되는 정책안들을 서울시, 국회 측에 제안할 수 있다고 되어있는데요, 그 과정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저희 소셜스터디에 자주 참여하시는 분들 중에 시민단체 활동가, 국회의원 보좌관 등으로 일하는 분들이 있어요. 이번 인사이트 그룹에도 보좌관으로 활동하는 분, 서울시 시정에 실제로 참여하는 분 등이 포함되어 있고요. 그 분들을 통해서 캠퍼스-X를 통해 만들어지는 정책안들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저희가 만들게 될 정책안들은 많은 친구들이 모여 같이 고민하고 해답을 찾고자 하는 데서 비롯한 결과물이기 때문에 어떤 점에서는 한두 명이 모여 수립한 정책안보다 더욱 가치 있고 의미가 있어요. 그래서 정책안이 잘만 나온다면 정부쪽에서 쉽게 수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그런데 캠퍼스-X가 약 4개월 동안만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좋은 정책안을 만드는 데 있어서 시간적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저희도 처음 시도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정책안이 나올 수 있으라고 확실하게 장담하긴 어려워요. 다만 캠퍼스-X를 포함해서 앞으로 여러 시도들을 해보는 과정에서 훨씬 더 발전된 프로그램들이 나올 수 있을 거고, 그를 토대로 더욱 명확하고 간결하게 좋은 정책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는 친구들에 있어서도, 그들에게 이런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고요. 여러 학생들이 모여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아이디어들이 실현가능하도록 그들을 충분히 지원해주는 게 저희 더넥스트의 주된 역할이니까요.

ⓒ 더넥스트 홈페이지

  
Q. 캠퍼스-X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궁극적으로 무엇을 얻기를 바라시나요.
지금 청년들은 마치 섬처럼 서로 떨어져서 고립되어 있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생각해요. 각자 고민들을 안고 있지만 하나의 선로로 이어지지 못해서 고립되어 가는 거죠. 특히 대학생들은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는 것 같아요. 당장 눈 뜨면 취업하기 위해 토익을 준비하고 높은 학점을 따야 하잖아요. 캠퍼스-X의 주제가 '10년 후의 미래‘인데요, 저희는 그 친구들이 캠퍼스-X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당장 그들 눈앞에 닥친 목표에만 연연하지 않고 좀 더 먼 미래, 그리고 좀 더 함께 사는 미래에 대해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미래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하고 그 고민에 깊이를 더해 가는 과정에서 그동안 내가 잊고 있었던 우리 사회의 중요한 부분들을 짚어내고, 나와 함께 하는 동료들을 만나고, 수평적 리더십을 배웠으면 해요. 그동안의 토익스터디나 기업 서포터즈 활동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함으로써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들을 얻어가는, 그런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 반음아래(고함20)


Q. 마지막으로, 오늘날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20대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라민 은행을 설립한 무함마드 유누스라는 분이 예전에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지금의 과학 발전은 공상 과학(Science Fiction)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우리는 소셜픽션(Social Fiction)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사회는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 우리가 과학에 대해 가진 것처럼 사회에 대해 상상력을 발휘했다면, 우리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저는 지금 청년들이 '내가 지금 뭘 할 수 있겠어‘라며 체념하지 말고 캠퍼스-X의 테마인 ’10년 후의 미래‘에 대한 소셜픽션을 썼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될지 안 될지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뭔가를 상상하고 던질 때예요. 20대는 한 번 넘어지고 실패해도 되는 나이예요. 좀 더 용기 있게 던지고, 고민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같이 손을 잡고 일어나자고 말하고 싶어요.(이원준)

20대 친구들이 당장의 현실만 보지 말고 좀 더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웠으면 좋겠어요. ‘이상은 이루어진 현실의 또 다른 말이고, 현실은 이루어지지 않은 이상의 또 다른 말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옛날 사람들이 어떤 이상을 꿈꿨기 때문에 그 이상이 오늘날 현실이 될 수 있었어요. 지금의 우리도 이상을 좇지 않으면 10년, 20년 뒤에도 이상은 현실화되지 못하고 지금 그대로일 거예요. 우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해결방안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해요. 그래야만 우리가 지금 꿈꾸는 10년, 20년 뒤의 미래가 현실이 될 수 있어요. 저희 소셜스터디도 미래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 위한 모임의 일환이고요. 소셜스터디에 대해서 처음 들어보거나, 어떤 프로그램인지 감을 잘 못 잡는 분들이 많은데, ‘스터디’라고는 하지만, 사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 편하게 대화하는 자리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김건학)

어떻게 보면 소셜스터디가 토익스터디보다 더 쉬워요. 알 수 없는 외국인의 말을 듣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과 함께 맘껏 상상하고 떠들고, 밥이나 술을 먹으면서도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하는 자리니까요.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맘껏 놀면서 그 안에서 뭔가를 찾고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있을 거라 생각해요. 소셜스터디가 뭐 하는 곳인지 잘 모르겠다면 그냥 한번 와서 직접 부딪혀보세요. 도움이 될 겁니다.(이원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