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홀로 광화문에서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교육청과 청와대 앞에서 진행했던 1인시위에 이은 서명운동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이 학생의 사연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학생을 찾아간 날에는 여러 언론에서 취재를 와 있었고, 많은 행인이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었다. 11살 어린이가 이토록 오랜 시간 1인시위와 서명운동을 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광화문역에서 서명운동을 하고 있는 김왕규진(11)학생


김왕규진 학생의 주장은 이렇다. 그의 담임교사인 이민아씨는 기독교 교인이다. 그녀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종교를 강요했고, 김왕규진 학생은 이를 거부했다. 이 학생의 아버지는 “학기 초에 가정통신문으로 종교를 조사한 후 기독교와 비기독교 그룹으로 학생을 분리하여 교육했다. 또 점심시간을 이용한 상담을 통해 학생들에게 착한일을 아무리 많이 해도 예수님을 믿지 않으면 지옥을 간다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왕규진 학생은 이 부분에서 담임교사에게 반발했고, 그녀는 그에게 욕설과 폭언으로 응대했다. 김왕규진 학생은 이민아 교사가 자신이 쓴 글이나 미술작품을 찢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한다. 인권위원회와 교육청, 연희 초등학교의 교장과 교감선생님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인권위원회는 조사는 하겠지만 이민아 교사가 전면부인하면 방법이 없다는 응답을 보내왔고, 교육청도 절차문제만 얘기할 뿐이었다.

이에 따라 김왕규진 학생은 8월 26일부터 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그는 “연희초등학교 관계자는 매일 시위하는 장소에 찾아와 방해했고, 김종배 교감은 나를 무고죄와 명예훼손죄로 경찰에 고소한데 이어 아버지를 주먹으로 폭행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1인 시위를 본 문용린 교육감의 지시에 따라 찾아온 수석장학사는 그를 거짓말쟁이 취급만 했다.

교육청과 청와대 앞에서 계속된 1인 시위 끝에 교육청과 학교는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김왕규진 학생은 9월 25일 학교에 등교했으나 연희 초등학교의 교장, 교감, 서부교육청 관계자는 그와 그의 부모를 불러 정신감정 진단서를 받아올 것을 요구했다. 다음날 등교했을 때 학교 관계자는 4학년 8반의 다른 학생 25명을 김왕규진 학생과 다른 교실에 배치시켰다. 김왕규진 학생은 그날 문제아를 교육하는 ‘성찰실’이라는 장소에 감금되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그는 광화문으로 나와 서명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학교 측은 이같은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종교강요는 물론이거니와 폭력과 욕설, 감금 부분에서는 황당하다는 주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그동안 언론의 취재를 거부한데 대해 “우리가 대응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학생에게는 상처다. 우리는 그저 김왕규진 학생이 건강하게 돌아와서 다른아이와 같이 수업을 받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김왕규진 학생의 진정을 "사실 아님 혹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기각했다.

김왕규진 학생과 학교 측 모두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가운데 뚜렷한 해결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이민아 교사는 현재 계속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김왕규진 학생은 학교에 다시 돌아갈 때까지 서명운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왕규진 학생의 서명운동을 지켜보던 행인들은 이런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염려와 불신을 동시에 보냈다. 사실이라면 엄청난 일이지만, 과연 실제로 있을 수 있는 일이냐는 것이다. 명확한 진실규명과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양 측 모두가 신속한 해결방안을 모색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