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TV업다운은 고함20 기자들의 날카로운 눈으로 지난 한 주간 방영된 TV프로그램을 비평하는 연재입니다. 재밌고, 참신하고, 감각 있는 프로그램에겐 UP을, 재미없고, 지루하고, 편향적인 프로그램에겐 DOWN을 날립니다. 공중파부터 케이블까지, 예능부터 다큐멘터리까지 장르와 채널에 구애받지 않는 무자비한 칭찬과 비판을 하겠습니다.

[이번주 UP] jTBC <마녀사냥> 10월 25일 방송분




마녀사냥, 우리도 드디어 성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네 남자는 방송에 나와 자유롭게 여자와 남자를 말하고 그와 그녀의 속마음, 나아가서는 섹스에 대해 나름(?) 열띤 토론을 펼친다.


'여과 없음, 솔직함을 무기로!'


 네 남자뿐만이 아니다. 여자 패널들 역시 거침 없는 입담과 솔직함을 무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 음지에서만 회자되던 이야기들이 약간의 세련됨이 더해져 양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연애 좀 해 봤다는 남자 넷이 모여 '야한 얘기, 음담패설'을 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다. 그들의 연애사에 비추어 '이 남자는 내게 진심인가?' '이런 행동을 할때, 그 또는 그녀는 어떤 마음일까?' '계속해서 내 마음을 표현해도 되는 걸까? 아니면 다가오지 말라는 뜻인가?'에 대한 논쟁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소재뿐만 아니라 이 프로그램에 패널로 등장하는 스타의 캐릭터 역시 화제가 되는 요소이다. 외국 문화와 한국 문화 양 쪽을 모두 이해하는 샘 헤밍턴의 시원한 돌직구, 학문적, 통계적 자료로 매주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섹스칼럼리트 곽정은, 게이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한국에서 탑 게이 홍석천의 이야기들이 쏠쏠하다.

진부한 구성과 아슬아슬한 수위 조절은 아직 해결 과제

제작진은 지금까지 조심스럽게 다루어져 온 주제이므로 선을 넘지는 않도록 수위 조절에 가장 신경을 쏟아야 할듯하다. 녹화방송으로 진행하며 여러번 편집을 거치지만 일부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제작진이 가장 염두에 두어야할 부분이다.

지난 12회부터는 방송 연령 설정이 15금에서 19금으로 바뀌었다. 시청등급도 한 층 더 강화되고 바뀐 만큼, 사랑과 연애에 대해 보다 솔직하고 유쾌하게 말할 수 있길 기대한다. 
그저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모두 공감하는 단 하나의 이야기, 사랑에 대한 가감 없는 수다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환호를 받는 것이다.

관전포인트 : 홍석천의 게이방송국-슈퍼스타게이, 게이팝스타



[이번주 DOWN] MBC 뉴스데스크 10월 24일 방송분 



대선불복과 부정선거? 

지난 24일, 8시 MBC 뉴스데스크의 두 번째 보도는 "어제 문재인 의원의 발언을 계기로 다시 촉발된 대선불복논란. 이 대선불복 논란을 놓고 여야 정치권이 오늘도 공방을 이어갔습니다"로 시작한다. 이는 문재인 의원이 23일 블로그에 게재한 성명서에 대한 리포트이다. 문 의원 성명서의 주된 논지는 ‘지난 18대 대선은 부정선거이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였다. 그런데 위와 같은 아나운서의 멘트를 들으면 문 의원 발언의 요지가 '부정선거'인지 '대선불복'인지 아리송하게 느껴진다. 또한 정치권의 공방이 대선불복 논란이라는 표현으로 이 사건의 논지가 대선불복이라고 단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표현인지 의구심이 든다.

불복, 불복, 불복!

MBC뉴스데스크의 애매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아나운서의 멘트 후,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입장을 차례로 보도하고 각각의 입장을 정리한다. 먼저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의 입장을 내보내고 기자는 "대선 당시 총괄선대본부장이었던 김무성 의원은 부정선거는 없었다며 대선불복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도전이라고 말했습니다"라고 새누리당의 입장을 정리한다. 이어서 기자는 “민주당은 부정선거를 잘못이라고 지적한 것을 '대선 불복'이라고 하는 것이야 말로 '헌법불복'이라며 맞섰습니다”라고 민주당의 입장을 정리한다. ‘불복’이라는 표현이 연달아 세 번 등장하면서 이 사건이 ‘대선불복’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할 듯한 느낌을 준다. 리포트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이어진다. 기자는 "민주당은 일단 국감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국감 보이콧, 국회 농성 등의 강경대응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라고 마무리한다. 앞서 새누리당의 입장을 보다 강한 김무성 의원의 발언으로 마무리한 것과는 다르게 향후 행보로 정리하고 있다. 이러한 점 역시 엄격한 언론의 중립이 지켜진 것인지 의아하다.

언론의 중립이 어디까지, 어떻게 지켜져야 하는가는 모든 언론인의 고민일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뉴스는 양측의 입장을 균형잡힌 시가에서 제공해야 하며, 온전한 가치판단은 시청자의 몫이라는 점이다.

관전포인트 : 뉴스 한 꼭지에서 불복이라는 단어가 몇 번이나 나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