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느 시점부터 언론이 대학을 평가하고 있다. 언론사 대학평가가 수험생, 학부모에게 영향을 주면서 대학도 언론사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중앙일보가 대학평가로 꽤나 재미를 보자 다른 신문사도 줄지어 대학평가에 뛰어들었다. 고함20도 염치없이 이 축제에 밥숟가락 하나 올리고자 한다. 

다 만 논문인용지수, 평판, 재정상황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방법을 거부한다. 조금 더 주관적이지만 더 학생친화적인 방법으로 대학을 평가하려 한다. 강의실에선 우리가 평가받는 입장이지만 이젠 우리가 A부터 F학점으로 대학을 평가할 계획이다. 비록 고함20에게 A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학보사가 대서특필 한다든가 F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훌리건’이 평가항목에 이의를 제기하는 촌극은 없겠지만, 고함20의 대학평가가 많은 사람에게 하나의 일침이 되길 기대한다.

그 열네 번째 주제는 도서관이다. 도서관은 아마 학생들이 학교에 다닐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장소일 것이다. 책 대출부터 공부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등 대학생활을 하면서 필요한 많은 것들을 도와주고 있다. 특히나 시험기간이 되면 아침부터 북적일 만큼 학생들에게는 익숙한 학교 시설이다. 방학을 맞이하여 도서관과 잠시 멀어지는 지금, 대학별 도서관의 상황에 대해 알아보았다.




가톨릭대학교 / A : 우리 학교에 없으면 지원해드립니다

대학 도서관이 모든 장서를 소유할 수는 없다. 그래서 많은 대학이 서로 교류를 맺어 출입과 도서 대출을 허가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또한, 여러 캠퍼스를 가지고 있는 대학의 경우 다른 교정의 책을 빌리는 교차 대출도 있다. 가톨릭대학교 역시 성심교정, 성의교정의 책을 신청해서 교차대출 할 수 있다.

게다가 가톨릭대학교는 학교 도서관 사이트에서 신청 후 다른 도서관의 책을 자교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호대차서비스’라고 불리는 이 제도는, 학교 도서관에 없는 자료를 다른 도서관에 의뢰해서 받아보는 것이다. 타 도서관에서 받아오기 때문에 도서 대출에 왕복 택배비가 든다. 그래서 가톨릭대학교는 예산범위 내에 본교 미소장 자료라면 일 년에 50,000까지 그 이용료를 지원해 주고 있다. 이렇게 빌리는 책은 배송기관을 포함해서 15일을 빌릴 수 있고, 타 도서관의 자료를 빌리기 때문에 연체료가 500원 꽤 높은 금액이 부과된다. 하지만 학교에 없는 자료를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가 존재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드린다.

선문대학교 / A : 방학을 위한 장기대출

천안에 위치한 선문대학교는 지역 주민에게 도서관 이용을 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도서관 사이트에서 신청서를 작성하고 예치금없이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할 수 있다. 또한, 외국인 학생 비율 1위인 선문대학교는 외국인 학생 배려 차원에서 도서관 사이트에 한중일영 언어의 번역사이트를 연결해놓았다. 인터넷 창이나 문장을 번역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선문대학교는 방학 기간 장기대출 서비스를 개시했다. 기숙사를 떠나 집으로 가고, 책을 빌리기 위해 학교까지 가는 것이 번거로운 학생들을 위해서 방학 동안 일체의 반납 없이 책을 빌려주는 것이다. 휴학예정자나 졸업예정자는 이용할 수 없지만, 신청서 작성 후 3월 개강일까지 최대 20권의 책을 장기대출할 수 있다. 방학에는 인근 도서관도 책을 빌리러 나가기 귀찮기도 하고, 동네 도서관의 장서 수가 대학교보다 적기도 하다. 때문에 학교 도서관에서 방학 동안 읽고 싶은 책을 한꺼번에 빌릴 수 있는 것은 학생들의 편의를 배려한 좋은 서비스이다.

연세대학교 / B :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학교를 다녀야합니다

장서 수 전국 4위 연세대학교는, 2008년 지어진 삼성학술정보관을 비롯한 두 중앙도서관으로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다양한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은 U-Lounge에서 발권 후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고, 도서관은 사석을 대비해서 발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도 제공하고 있다. 중앙도서관의 출입시스템은 반드시 학생증을 찍고 들어와야 하고, 만약 학생증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학번을 전자시스템에 입력하고 들어가야 한다. 이 때문에 학생증을 이용한 열람실의 대리 발권이 사실상 불가능해서, 열람실과 멀티미디어실 등의 사석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U-Lounge


학생증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발권으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시설들을 이용할 수 없는 것처럼, 재학 중이 아닌 휴학생들은 도서관 이용에 제약을 받기도 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넷북이나 노트북, 소프트웨어를 대여할 수 있는 정보지원서비스를 휴학생은 이용할 수 없다. 재학생, 교직원, 현재 강의중인 시강강사만이 이용대상이다. 정보지원서비스 신청 사이트에서 휴학생의 학번을 아예 인식하지 못한다. 학부생은 학교 수업을 들어야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쉽다.

경기대학교 / B- : 예치금이 아닌 발전기금

경기대학교는 방학 동안 학교를 자주 올 수 없는 학생들을 배려하여, 2013년 동계방학에 경기·인천 지역 대학교와 도서관 이용에 관한 협의를 맺었다. 경기대학교 학생은 신청서 작성 후, 해당 학교의 열람실을 이용할 수 있다. 10,000원의 예치금을 내야 하는 인하대학교를 제외하면, 신청서 작성만으로 타 대학의 열람실에서 공부를 할 수 있다.

또한, 경기대학교는 지역주민과 졸업생들에게 도서관 이용 기회를 주고 있다. 하지만 다른 대학이 도서관 이용에 예치금만을 받는 것에 비해 경기대학교는 '발전기금'이라는 도서관 이용료를 내야 한다. 지역 주민이 도서관 이용을 1년만 할 수 있고, 열람실 이용도 불가능하다는 점과 비교하면 100,000원 발전기금은 꽤 높고,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졸업생은 선배로서 내는 기부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인근 주민에게 이러한 발전기금을 사용료로써 받는 것은 지나치다고 느껴진다.

국민대학교 / C- : 도서관 신축 공사, 서비스 전면 중단

국민대학교의 성곡 도서관은 동계방학을 맞아 도서관 신축공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방학 동안 도서 대출이 불가능하다. 2014년 2월까지 지하 매점을 비롯한 모든 시설이 반납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시스템 점검을 위해 도서관 사이트도 중단될 수 있다고 한다. 성곡 도서관은 이에 도서관 사이트 중단 동안 도서 대출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록 재배치를 위해서 도서 대출을 중단한다고 하지만, 일부 중단도 아닌 모든 도서의 대출 불가는 방학 중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큰 타격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교수와 학부생들의 도서관 대출 혜택도 큰 차이가 있다. 학부생의 경우 7권을 최대 2주, 14일간 빌릴 수 있고, 교수는 50권을 180일간 빌릴 수 있다. 대출 기간 연장도 기존 대출 기간만큼 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대학교 교수는 원한다면 1년 동안 책을 빌릴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도서관에서 연구를 위해 책을 빌려가는 교수를 배려해서 이러한 대출 기간을 줄 수는 있다. 연구용 도서와 일반 도서가 분류되어 어서 빌리는데 제약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읽고 싶은 책을 교수가 빌려갔다면 계속 빌릴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

도서관은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학교 시설이지만, '도서관'이라는 단어는 가깝고도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대학생들은 자의든 타의든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공부하고, 대학에서 배울 수 있는 모든 지식과 함께한다. 그래서 학생의 이용을 배려하는 도서관이 가장 좋은 도서관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