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언론을 향한 쓴소리, 언론유감 시즌2 !

수많은 언론들에서 날이면 날마다 다뤄지고 있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들. 20대를 주목하고 다그치고 때로는 힐난하는 기사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요?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20대를 요리하는 키보드 위의 손끝들을 20대의 손으로 처단합니다! 매주 20대, 청년, 대학생 키워드로 보도된 기사들 중 어떤 기사가 왜 나쁜 것인지 조목조목 따져보는 ‘언론유감’ 연재입니다.



이번주 BAD 기사: 5학년 대학생들(나만의 컨텐츠 구축 통한 브랜드 가치 인증받으면 갑의 인생을 살 수 있다)

결론적으로 자격증, 학점 같은 하드스킬 보다 창의성, 리더십 같은 소프트스킬이 글로벌 인재가 갖추어야 할 소양이다. 또한 소셜네트워크 검색시대에는 가장 중요한 것이 '노출'이다. 최신무기가 전쟁을 지배하듯 이시대의 최신무기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이다. 이것을 잘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생존전략이다. 또한 나만의 컨텐츠 구축을 통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으면 갑의 인생을 살 수 있다.



12월 10일, 고려대에 붙은 한 대자보 속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평범한 질문이 개인의 문제에만 몰두하고 있던 20대와 윗세대를 자극했다. 대자보 작성자 주현우 씨는 철도 파업에 참가한 4,213명 노동자에 대한 직위해제와 밀양 송전탑 문제 등을 거론하며, 민주 사회 시민의 당연한 권리인 표현의 자유가 억압된 대한민국에서 자발적으로 입을 틀어막고 있는 20대는 ‘안녕(安寧)’하게 살고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20대와 다른 시민들로부터 안녕하지 못하다는 대답이 여전히 나오고 있는 12월 말의 이 시점, 경북일보 제갈 태일 편집위원은 제목 ‘5학년 대학생들’, 부제 ‘나만의 컨텐츠 구축 통한 브랜드 가치 인증받으면 갑의 인생을 살 수 있다’로 아침시론을 썼다. 제갈 편집위원은 시론에 대자보를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안녕치 못한 대학생들의 행보를 단순히 ‘갑의 인생’을 살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제갈 편집위원은 시론을 통해 ‘나만의 컨텐츠 구축을 통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으면 갑의 인생을 살 수 있다’며 20대에게 충고하고 있다. 20대를 기업을 위한 하나의 상품으로 보고, 사용자와 노동자의 공생보다 노동자 ‘을’ 위에 서 있는 사용자 ‘갑’이 최고라는 고리타분한 시각을 20대에게 설파하고 있다. 제갈 편집위원은 ‘갑의 인생’을 사는 것이 20대 인생의 목표였다면 왜 이들은 철도 파업 노동자와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냐는 의문은 들지 않았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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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청년은 국가의 미래라고 추켜세우면서도, 대학 졸업 후 취직해서 노동자가 된 그들에게는 함구령을 내리고 갑·을 피라미드형 구조의 사회에 편승하라고 윽박지른다. 그러나 20대는 노동자가 된 이후에도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시민으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대접을 받으며 살고 싶다. 아니, 그래야 마땅하다. 그리고 현재, 노동자들이 시민 그리고 인간으로서 당연한 삶을 누리지 못하는 대한민국 사회를 조금이라도 움직이기 위해 20대와 다른 세대가 안녕치 못하다며 외치고 있다. 

사용자와 노동자를 갑·을 관계로 바라보는 제갈 편집위원의 프레임은 편협하다. 이는 대한민국 사회를 이루는 전형적인 시각으로,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나오게 된 원인이기도 하다. 모든 20대가 사용자가 될 수는 없다. 그러기에 한국 사회 속 노동자 개념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차차 노동자에 대한 처우 개선으로까지 시각을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나보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한 사람의 충고는 새겨들을 가치가 있지만, 그 충고가 균형 잡힌 시각에서 나온 게 아니라면 가치는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