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언론을 향한 쓴소리, 언론유감 시즌2 !

수많은 언론들에서 날이면 날마다 다뤄지고 있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들. 20대를 주목하고 다그치고 때로는 힐난하는 기사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요?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20대를 요리하는 키보드 위의 손끝들을 20대의 손으로 처단합니다! 매주 20대, 청년, 대학생 키워드로 보도된 기사들 중 어떤 기사가 왜 나쁜 것인지 조목조목 따져보는 ‘언론유감’ 연재입니다.



이번주 BAD 기사: 취업하려 휴학? 非휴학생이 합격률 더 높다(고용정보원 실태 분석… 작년 50%, 휴학생 38%)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4010801071027275002

대학생 10명 중 3명 이상이 취업준비나 어학연수 등을 위해 휴학을 선택하고 휴학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연간 11조 원에 달한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작 휴학을 경험한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취업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김현동(경영학) 동국대 교수가 지난 2009년과 2011년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실시한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휴학경험 유무에 따른 취업 성과를 분석한 결과 휴학 경험자들의 취업률이 더 낮고 취업에 걸리는 기간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동안 휴학 경험자들의 취업률은 38%로 집계돼 비경험자들(50%)보다 12%포인트나 낮았으며 대학 졸업 후 취업에 소요되는 기간 역시 평균 3개월로 비경험자(2.2개월)보다 길었다. 다만 휴학 경험자들의 경우 취업 후 받는 월급이 비경험자에 비해 평균 14만 원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휴학 경험 유무뿐 아니라 휴학 사유에 따라서도 취업 성과가 달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취업이나 진학을 위해 휴학하는 경우 어학연수를 위한 휴학생과 경제적 사유로 휴학하는 학생에 비해 취업 준비 기간이 3∼4개월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휴학 기간 동안 자신이 투자했던 시간이나 비용을 취업을 통해 보상받으려는 심리 때문에 휴학 경험 유무 및 휴학 사유에 따른 취업률과 봉급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대학생 298만 명 가운데 30%가 넘는 91만3000명이 휴학을 선택하고 있는 가운데 휴학이 취업 시기는 물론 결혼과 출산 연기 등으로 이어지고 부모들의 자녀 뒷바라지 기간도 연장시켜 부실한 노후 대비로 이어지는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브룩대 경영학 부교수였던 아론 레벤슈타인은 통계를 비키니라 칭했다. 통계는 선정적인 부분만을 드러낸 채, 정작 중요한 핵심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언론은 레벤슈타인 교수가 언급한 통계의 특성을 정치권 혹은 자신의 입맛에 맞게 정확히 이용해왔다. 그리고 문화일보의 이후연 기자 또한 한국 언론이 차려놓은 밥상에 밥숟갈을 얹고자 한다.

이후연 기자는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 내 '휴학 관련 통계 수치'를 통해 휴학 비경험자가 유경험자보다 빨리 취업에 성공하며 취업률 또한 높다고 말한다. 또한, 취업과 진학을 위해 휴학하는 학생이 다른 사유로 휴학을 하는 학생보다 취업 기간이 길어진다고 한다. 사회적으로는 휴학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연간 11조 원에 달하며, 휴학으로 인해 취업 시기와 결혼, 출산 등이 연기되고 부모 세대는 부실하게 노후 대비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단순히 휴학이 취업 시기를 늦추며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부정적인 점만이 통계를 통해 강조되고 있다. 휴학 비경험자와 유경험자가 현재 직장에 만족하는지, 이직률은 각각 어느 정도인지 등은 완전히 배제됐다. 또한, 휴학 유경험자의 월급이 비경험자보다 평균 14만 원 높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휴학의 긍정적인 점은 조명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휴학한 자식의 뒷바라지를 하는 부모 세대라는 이미지로 부정적인 휴학생의 모습을 독자의 감정에까지 호소하고 있다. 이후연 기자가 이렇게까지 휴학생들을 깎아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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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연 기자는 여타 이유로 인한 휴학에 비해 취업이나 진학을 위한 휴학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다루고 있다. 이런 종류의 휴학을 결심한 학생들은 대개 공무원 준비나 전문직 자격증을 따고자 혹은 대기업 입사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결국, ‘이들이 시간과 돈을 낭비해가며 굳이 대기업에 들어가거나 공무원이 되는 대신, 눈을 낮춰 중소기업에 간다면 사회적 비용 등을 아낄 수 있다’가 이후연 기자의 본심이다.

기사 속에서 부정적으로 언급된 휴학생들은 기성 언론에서 이제껏 열변을 토하며 치켜세워주던 노력과 열정을 통해 성공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청춘’들이다. 이제 이들은 노력에 대한 성과를 얻기보다는 국가와 부모를 생각해서라도 중소기업으로 가기를 권유받고 있다. 특히, 이후연 기자는 단편적인 수치만을 제시하는 통계를 통해 청년들에게 그리고 이 외의 독자들에게 그런 권유를 우회적으로 하고 있다.

언론은 객관적인 자료 혹은 수치를 통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차이점을 말하기보다는, 문화일보처럼 편향적인 통계 자료로 무조건 중소기업에 들어가라고만 한다. 그런 방법으로 청년들이 설득 당하지 않자, 어려운 시기에 대기업에만 들어가기를 바란다며 대학생들을 비판한다. 언론은 이제 이런 케케묵은 수법을 버릴 때도 되지 않았는가. 적어도 사회적 맥락을 짚어가며 정확한 해설을 곁들인 자료나 수치를 통해 우리를 설득할 자신은 없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