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수준의 연봉, 정년 보장. 게다가 높지 않은 노동 강도. 노동 조건에서의 완벽한 세박자를 갖춘 이 직업은 바로 대학교 교직원이다. 대학교 교직원은 최근 구직자들 사이에서 ‘신이 내린 직장’이라 불리며 높은 인기를 구가한다. 실제로 서강대학교의 경우 500대 1, 건국대학교의 경우 120대 1, 성균관대학교의 경우 400대 1에 달했다. 게다가 단순히 ‘4년제 전문대 졸업 이상’과 같이 비교적 평이한 지원 기준을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석·박사 학위 소지자나 대기업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지원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혜택을 받는 교직원들의 서비스가 학생들을 만족시키고 있을까? 모든 학생들이 모든 교직원들에게 불만을 느낀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대체적으로 학생들은 교직원들에게 불만을 느끼고 있다. 학생들과의 간단한 인터뷰 결과 대부분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친근하지 않다.’, ‘학생과 소통이 되지 않는다.’와 같은 비교적 간단한 불만이 존재하긴 했지만, ‘불친절하다’라는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불친절의 상세한 내용으로는 ‘성가시게 여긴다’, ‘학생들에게 처음부터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등의 응답이 많았다.

S대학에서는 ‘불친절’하다는 의견이 해당 대학 커뮤니티 사이트에 게재되면서 이슈화가 되기도 하였다. 단순히 서류를 떼기 위해 관련 사무실을 방문했더니 시종일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고생을 무릅쓰고 혜택을 준다’는 식의 태도가 계속 되었다는 것. 이에 관한 강력한 성토 글이 커뮤니티에 게재되면서 교직원 비판여론이 생긴 것이다. 이에 학생에 대해 사과하는 것으로 일이 마무리되었지만, 교직원들의 불친절한 태도가 여실히 드러나는 실례였다.

심지어 ‘거짓말한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Y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강의실을 빌리러 대학 사무실을 찾았더니 빈 강의실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다음날 다른 친구가 그 시간대에 버젓이 강의실을 빌리더라. 혹시나 해서 이전에 잡혀있던 것이 취소되었는지 확인했더니 그것도 아니라더라.”며 ‘교직원의 태업이 아니냐’는 의견을 보이기도 하였다.

태도 문제뿐만 아니라 일처리에 관한 문제도 있었다. 2010년 1학기가 시작되기 전, 연세대학교의 경우 1학기 수강 편람이 수강신청 3주여 전까지 학교 포털 사이트에 올라오지 않은 일이 있었다. 학교 측에서는 1학년 학사 체계 변동에 따라 새로이 강의가 재편되어야 하는데, 교수진들과 협의가 덜 끝났다며 양해를 부탁하였다. 그러나 학생들은 수강신청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기간까지 편람이 올라오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항의하였다. 방학을 이용하여 해외여행을 떠나는 등 편람을 오랜 기간 동안 확인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데 이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또한 학사 체계 개편이라는 특수한 경우가 작용하긴 하였지만, 이를 대비해 미리미리 준비하지 못한 것 역시 학교 측의 잘못이 아니냐는 것이다. 여기에 ‘담당자가 휴가를 떠나서 답변해드릴 수 없네요’와 같은 회피성 대답과 불성실한 태도 역시 함께했다는 학생들의 반응이다.

교직원들은 학교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이다. 그들은 배움의 전당의 중추인 학생과 교수가 적절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들이다. 거대한 학교의 각종 행정 처리 등 궂은 살림살이를 그들이 펼쳐나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학교 측에서 적절한 복지와 처우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교직원들은 그들의 처우를 보장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학생들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단순히 ‘학생 등록금으로 임금이 나가는 것이다’라는 의미가 아니다. 교직원의 존재 이유 그 자체가 학생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그들의 처우만 ‘신이 내린’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 대한 태도와 서비스 역시 ‘신이 내린’ 것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