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강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시립대 최대커뮤니티인 ‘서울시립대 광장’에 항의글이 하나 올라왔다. 그 내용인즉슨 주차장요금이 원래는 하루에 2천원이었으면 됐는데 1만 3천원을 냈다는 내용이었다. 피해사실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입증하듯이 자신의 피해사례를 호소하는 글이나 댓글도 늘어났다. 피해금액도 최대 3만원까지 다양했다.


 이렇게 갑작스러운 피해사례가 속출한 것은 서울시립대 측이 학생들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주차요금 부과방식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주차 요금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주차관리위원회에서 학생들의 요금을 기존의 2천원에서 시간에 비례한 요금제로 바꿔버린 것이다. 바뀐 요금제는 처음 30분사용에는 1천원의 주차요금을 부과하고 이후 10분 마다 500원 씩을 부과한다. 이 요금제대로라면 하루 24시간을 주차시켜둘 경우 최대 3만원의 주차요금을 내게 된다. 게다가 주차 요금을 결정한 위원회는 학생대표가 한 명도 참여하지 않아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결정이라는 학생들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학부생들에겐 일반요금을 부과하면서 대학원생에게는 1일 권을, 주변 주민들에게는 정기권을 끊어주어서 주 고객 층인 학부생들을 차별했다고 볼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총학생회(이하 총학) 측은 학교에 지속적으로 문의, 항의했으나 총무과의 반응은 완고했다. 주차공간이 부족하여 주차수요 억제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주차요금 인상은 어쩔 수 없고 도로변 불법주차를 해결하기위해 동대문 구청과 협의를 통해 주변환경 정비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또한 장거리 통학이 불가피한 학부생들에겐 1일 권을 끊어줄 것이며 올해 초에 이루어진 총학과의 대화에서 이미 주차요금 인상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총학 측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이야기가 다르다. 올해 초에 이루어진 총장과의 대화에서는 등록금 인상이 주된 논제로 다루어졌고 주차요금과 관련된 사항은 1페이지로 된 간략한 자료형태로 다른 자료에 끼워져 있었는데 그와 관련해서 논의되는 분위기도 아니었고 그저 간략한 설명만을 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총학 측은 이후 진행되는 과정에서 철저하게 협의에서 배제 당했고 일방적으로 통보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구제방안으로 나온 1일 권은 발급받으려면 총무과까지 가서 세세하게 사정을 설명하고 총무과에서 정한 방식대로 신청서를 작성해야했기에 학생들의 불만은 고조됐다. 학교 측과 대화를 통해서도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총학 측은 주차요금 정상화를 위한 서명에 들어갔고 3월 31일 날 열린 개강총회에서는 다수의 학우들에게 이 문제를 설명하고 서명을 독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 측에서는 여전히 고압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4월 8일 총학은 총무과장을 비롯한 3명과 미팅을 했다. 그런데 이 미팅이후 학생처장이 학생회를 소환하여 불쾌한듯 소리지르고 마치 부하직원을 대하는 마냥(부하직원을 그렇게 대해서도 안되지만) 훈계하면서 화를 냈다는 것이다.


서울시립대 총학생회 측에서 배부한 서명안(개인 신상을 적을 칸이 없는 것은 이것이 초안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학생들은 주차 요금 문제는 단순한 주차 요금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측에서 학생들과 소통하지 않으려는 태도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교수 전용 주차장을 지정하거나 학교 안의 패스트푸드점의 가격이 인상되는 것 등이 모두 이러한 문제의 연장선상이라고 학생들은 지적한다. 한 학생은 ‘교내 주차 문제가 정말 극심하더군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텅빈 법학관 주차장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정확히 217면이 비어있습니다.’, ‘총장 및 교직원은 학교에서 학생에게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새빨간 거짓말을 했으니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분노하기도 했다.

 학교 측의 고압적인 태도가 계속되고 이러한 사태가 공론화되거나 학생들이 집단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한 주차 요금사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가 작성되고 있는 이 순간까지도 주차 요금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