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14일, 한대부고의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마지막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페이지 운영자가 직접 작성한 글로, 선생님들의 페이지 폐쇄 요청을 수용하여 페이지 운영을 중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불어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가 교내의 모든 일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며 전교생을 넘어서 졸업생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커뮤니티의 기능을 하고 있었는데 폐쇄하게 되어 아쉽다는 말을 전했다.


운영자는 페이지가 없어지는 정확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현재 한대부고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페이지의 폐쇄를 지지하고 있으며, 현재 관리자에게는 처벌이 있을 예정이라는 공지까지 올라온 상황이라 폐쇄할 수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운영자의 개인적인 사정 때문이거나 학생들의 자발적인 결정으로 나타난 결과가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한대부고 대신 전해드립니다 폐쇄에는 최근 페이지를 통해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면서 재학생과 졸업생 간 다툼이 있었던 사건이 영향을 미쳤다. 사건은 수업 시간에 교사 A씨가 실수로 학생의 옷으로 책상에 엎지른 물을 닦은 데에서부터 시작한다. 교사 A씨는 미안한 마음을 담아 해당 반 학생 전체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었으며, 총 금액은 3만 6천원 정도였다. 하지만 이 사건은, 한 1학년 학생이 자기 옷으로 물기를 닦은 선생님에 대해 앙갚음을 하기 위해 교사 A씨의 카드로 20만원을 사용했다는 내용으로 와전되어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제보된다. 페이지를 받아보는 재학생들과 졸업생은 해당 학생이 속해있는 1학년 전체에 대해 '선생님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냐', '개념없다' 등의 비난을 드러내어 대립각이 형성됐다.


이 사건으로 인해 SNS 상에서 한대부고 1학년 학생들과 나머지 재학생 및 졸업생의 대립각이 커졌다. 사건을 둘러싸고 1학년 학생과 그 외 재학생 및 졸업생의 제보가 잇달았고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사건과 관련된 제보는 교사 A씨의 제보를 마지막으로 한다. 교사 A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 와전되어 당황스럽다’, ‘졸업생들은 후배들에게 사과하라’ 등의 내용을 전했다.


7월 12일, 사건이 부정적인 여파를 가져오자 페이지 운영자는 해당 사건과 관련한 공지를 통해 제보에 있어 신중을 기하지 못한 점과 대응이 늦은 점에 대해 사과했다. 사건은 여기서 마무리되는 듯 했고, 이후 페이지 역시 평소와 다름없이 운영됐다. 하지만 이틀도 되지 않아 다시 올라온 공지글은 페이지가 폐쇄된다는 내용을 전했다. 일련의 사건이 교내에 알려지면서 교사들이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의 폐쇄를 권유하고, 운영자가 고심 끝에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운영 중단 공지(일부), ⓒ 한대부고 대신전해드립니다



해당 페이지를 받아보던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없어져야 된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 “재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거의 없는 장소 중 하나였는데 아쉽다” 등 아쉬움을 표현하는 한편, “학교의 SNS 통제라니 웃기다”, “관리자 처벌 진짜냐” 등 외압에 의해 페이지가 폐쇄되어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