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20 대학팀은 기성 언론에서 제시하는 평가 기준과는 다른 기준을 통해 대학을 자유롭게 평가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대학평가’ 연재를 해 왔다. 

언론사가 되었든 정부가 되었든지 간에 현재 제시되고 있는 대학 평가 기준의 대부분은 천편일률적이다. 수능 성적과 입시 결과를 통해 ‘인풋’을 측정하고, 졸업생들의 취업률, 대학원 진학률 등으로 ‘아웃풋’을 측정한다. 또한 재단 적립금을 비롯한 재정 상태 등 재학 중인 학생들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지표로 작용해 대학의 안정성이 평가되고 있다. 논문인용지수나 교수 비율 등 학생들과 직접 관련된 학습권과 교수의 강의 실력과는 관계없는 지표들도 대학의 학문적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생들이 주체가 되지 못한 채 평가되는 대학 안에서, 학생들은 스스로의 목소리로 자신이 다니는 대학을 비판적으로 평가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 지 오래다. 대학생이 할 수 있는 것은 기성 언론과 정부에서 내놓은 자신과는 상관도 없는 통계들을 읊으며 대학의 순위를 고착시키고 다른 대학들을 비방하는 ‘훌리건’과 같은 행동을 보이는 것뿐이다.

이러한 현실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고함20은 지금과는 조금 다른 기준으로 대학들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그 기준은 여태까지는 중요하다고 생각되지 않았지만 학생들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수강신청, 계절학기 등록금, 교환학생 제도, 졸업요건 등 학생들이 직접 공부를 하면서 한번쯤 불편을 느꼈거나 궁금한 점이 생겼을 문제에 대해서 평가를 했다. 공부뿐만이 아니라 학교생활을 할 때 필요한 복지 서비스, 휴게실, 동아리와 과방 등 자치공간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도 있었다.

 


누구나 한번쯤 불편을 겪어 보았거나, ‘우리는 이렇게 되어 있는데 다른 학교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진 문제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 어느 곳에서도 평가의 기준으로 사용된 적은 없었다. 그러한 문제들을 평가의 장으로 끌어올려 대안을 제시하고 실제로 대학생들이 평가하고 올바른 비판을 할 수 있기를 바란 고함20의 작은 기획이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표본이 많지 않아 잘 운영되고 있는 대학과 그렇지 못한 대학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기사를 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대안적으로 제시한 평가 기준들과, 평가를 내리기 위해 주었던 학점이라는 방식이 자의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대학을 평가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여태까지 없었던 시도이기에, 모든 것이 처음일 수밖에 없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더욱 발전시켜나가야 할 가능성이 많다는 뜻이 된다.

고함20 대학팀은 앞으로도 대안적인 시각에서 대학을 다루는 데에 주목할 것이다. 학생들이 주인이 되어 자신들에게 필요한 기준으로 합리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진정한 대학평가, 대학이 정부와 기성 언론에서 제시하는 기준에 구애받지 않고 진정으로 연구와 학업을 위한 공간이 되는데 이바지할 수 있는 대학평가를 꿈꾸며 연재를 끝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