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바이오마이스터고등학교의 동아리에서 벌어진 일이 논란이 되고있다. 실험동물을 사육하고 죽인 동물들은 동물원 먹이로 판매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죄책감을 가진 학생이 자살을 했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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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특성화 학교가 이러한 논란에 속해 있다는 사실이 매우 유감스럽다. 이런 감정을 느끼는 상황마저도 모순되었다고 느껴진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윤택한 삶에 디딤돌이 되어주었고,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그러한 과학을 교육하는 곳에서 실험동물을 죽이고 파는 행위가 이뤄졌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과학계만이 생명의 소중함을 알아야 하는 건 아니다. 적어도 올바른 윤리의식과 책임감을 가지고 각자의 분야에 서야만 한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몇몇의 화장품, 의약품, 식품 등은 동물 실험을 거쳐 우리에게로 왔다. 그 과정에서 많은 동물들이 희생되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이 고통을 느끼는 생명이다. 인간을 위해 고통을 받는다는 것은 동물 실험을 정당화시키지 못한다. 생명윤리학자 피터 싱어는 “인간의 행복만을 중요하게 취급하는 인간중심주의는 일종의 종차별주의이며, 결국 인종차별주의나 성차별주의와 다를 바가 없다”라고 비판한다. 단지 우린 인간과 동물, 종족만을 나누고 차별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들은 인간을 위해 만들어졌어. 근데 그들이 죽는 게 이상해? 감사할 필요 없어. 당연한 거야. 우린 그들을 통해 꾸준히 실험하고 발전해 나가면 돼.” 앞서 말한 인간중심주의가 나타나는 이러한 발언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 발언이 모두를 대표할 순 없지만, 동물로 실험을 해도 된다는 주 논리로 사용되는 현실에서 동물 전체는 커녕 실험동물의 생명이나 희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제거한다.


한국 바이오마이스터고등학교 교직원들은 얼굴을 못 들고 다닐 정도로 부끄러워야 한다. 살육행위가 교내에서 표면적으로 정당한 것처럼 이뤄진 점, 그로 인해 학생들에게 실험동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교육환경을 방치한 점.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오히려 다시 공부해야 할 대상은 교직원이다. 학생들에게 과학을 가르칠 자격을 스스로 박탈한 셈이다.


누군가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삶을 위해 동물실험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을 위해서 주변의 생명을 파괴하며 얻는 결과물들은 완벽했을까? 그렇지 않다. 결국 동물과 인간의 반응 조건은 다르기 때문에 부작용은 언제나 존재할 수밖에 없다.


과학계에서는 이번 논란을 쉽게 지나쳐선 안 된다. 동물 실험의 필요성에 대해, 그리고 동물 실험이 윤리적으로 정당한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길 바란다. 동물 실험 없이 제품을 인증할 수 있는 실험 및 기술 개발에 더 힘쓰는 노력이 필요하며,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