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학교는 졸업 요건으로 공인 영어 성적을 요구한다. 졸업을 하고 어느 회사든 지원하려고 할 때에도 회사는 졸업생들에게 공인 영어 성적을 요구한다. 이처럼 대학생들에게 토익(TOEIC)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았다. 토익 책을 사서 공부하거나, 토익 학원을 다니거나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은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하는 일이 된 지 오래다.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시간에 여유가 생기는 방학을 이용하여 토익 학원을 다니는 대학생들이 많아졌다. 요즘 토익 학원은 강남이나 종로와 같이 교통이 편리한 곳이나 대학가 등에 주로 대형 체인의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대형 체인 학원에서는 보통 교재를 함께 출판하기도 하면서, 교재 연구에도 역량이 있기 때문에 유리하다는 식으로 홍보를 한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대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좁아진 선택권 안에서 대부분 이러한 학원들을 다니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학원들의 ‘공부 환경’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특히 공간이 좁다는 점에서 많은 대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부평구의 한 대형 학원을 다니는 지혜 씨는 한 강의실에 책상이 너무 많아 책상 사이 간격이 한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토익 학원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모습 ©재경일보


취업준비생 성웅 씨는 지난 여름 방학에 강남에서 토익 학원을 다녔다. 토익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큰 체인의 학원이었기 때문에 주변에서 추천도 많이 받았고, 그 학원에서 만든 교재로 공부한 적도 있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 학원 역시 좁았다. “책을 많이 들고 다녀서 큰 백팩을 매고 다녀야 하는데, 항상 지나다니다가 가방이 걸렸어요.” 자신과 같은 강의실에 있는 학생이 좁은 책상 사이 통로를 지나다가 다른 학생의 책상 위에 있는 커피를 쏟은 일도 보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대학생 현우 씨는 책상 사이 간격뿐만이 아니라 공부를 하기 위한 개인 책상 자체도 너무 작다는 점을 지적했다. 책상 위에 필통과 교재 하나만 놓으면 다른 물건은 거의 놓을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책상이 너무 좁아 엎드려서 잠시 쉴 수도 없다고 한다. 좁고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강의실 안에, 작은 책상들을 채워넣어서 간격까지 부족한 상황에서 대학생들은 토익을 공부하고 있다.


이처럼 대학생들에게는 토익 공부가 거의 필수가 되었지만,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좁은 강의실에 갇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 채 공부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러나 대학생들을 상대로 많은 이익을 얻고 있는 대형 학원들은 이런 학생들의 상황보다는 마케팅에 관심이 많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요즘 TV에서 경쟁적으로 대형 학원들이 광고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학생들에게 허락된 공간은 좁기만 하다. 오늘도 수많은 대학생들은 무거운 책을 들고 좁은 책상 앞에 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