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의 반짝이 트레이닝복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태리에서 40년동안 트레이닝복만 만든 장인이 만들었다는 트레이닝복을 걸치는 이 남자는 ‘주원앓이’의 주인공, 주원(현빈)이다. 이 남자는 자신의 고가 트레이닝복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 한 여자 때문에 미칠 것만 같다. 시도 때도 없이 주원(현빈)의 머릿속을 맴도는 보이시한 여자는 라임(하지원)이다. 주말이면 엿볼 수 있는 선남선녀의 줄다리기 로맨스는 이미 안방극장을 점령한 지 오래다. 4회 만에 시청률 20%에 다다르며 주말이 오기만을 손꼽게 만드는 ‘시크릿 가든.’ 이 드라마의 치명적인 매력은 도대체 무엇일까.


매력 1.현빈, 하지원 두 배우의 안정된 연기력

드라마의 대본이 아무리 좋아도 출연 배우의 연기가 발연기면 제대로 된 드라마로 인정받을 수 없다. ‘시크릿 가든’ 은 연기력부문에서는 이미 시청자들로부터 합격점을 받은 듯하다. 아직 드라마의 주테마인 ‘남녀 체인지’ 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주원(현빈)과 라임(하지원)에 몰입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현빈과 하지원은 주원과 라임의 감정선을 과장되지 않게 그려 낸다. 두 배우는 이미 내로라하는 톱스타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두 배우 모두 역대 드라마에서의 성적이 우수하다. 현빈은 앞서 출연한 ‘아일랜드’, ‘내 이름은 김삼순’, ‘눈의 여왕’, ‘그들이 사는 세상’, ‘친구’ 모두에서 호평 받았다. 하지원 역시 ‘다모’, ‘발리에서 생긴 일’, ‘황진이’에서 이번 드라마 ‘시크릿 가든’ 에 버금가는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검증된 배우의 기용은 안방극장을 차지하는 데에 한 몫 한듯하다. 


출처 : http://cafe.daum.net/okok8949/M3a9/15?docid=1IoBk|M3a9|15|20101118120038

매력 2. 흥미로운 소재, 쏟아지는 명대사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새프리카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 담벼락 서생원에 고양이 바둑이는 돌돌이… ” 기묘한 주문을 외우는 30대 초반 남성 주원(현빈)의 모습은 천진난만하다 못해 귀엽기까지 하다. 이 엉뚱한 주문을 시작으로 곧 있으면 주원(현빈)과 라임(하지원)의 영혼은 바뀌게 된다. 언뜻 보면 현실성 없어 보이지만 티격태격하는 두 남녀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된다. 남녀가 바뀌는 영화는 있지만 드라마는 전례가 없다.

아직 소재가 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대신, 매 회 명대사가 우두두 쏟아지고 있다. “떨려죽겠어도 참아 안 그럼 집어던질 테니까…” “길라임씨는 몇 살때부터 그렇게 예뻤나? 작년부터?” “내가 데려다 주고 싶으니까” “저한테는 이 사람이 김태희고 전도연입니다.” “흉졌다. 미스코리아 못나가겠네.” 등 매 회마다 주원(현빈)이 쏟아내는 대사는 뭇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라임(하지원)이 주원(현빈)에게 쏘아붙이는 직설적인 대사와 액션 연기 역시 남성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매력 3. 절묘한 편집과 화면 배치가 어우러진 연출, 탁월한 감정선 묘사

두 스타배우만큼이나 인정받은 신우철 PD와 김은숙 작가가 만들어낸 ‘시크릿 가든’ 은 스타 PD, 스타 작가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흠을 찾아내기 어렵다. 두 배우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남, 녀 모두의 감정선을 보여주는 연출은 물 흐르듯이 매끄럽다. 남녀의 감정이 교차되는 순간에는 ‘시크릿가든 ost 주의보’ 가 내려 감정을 한층 더 고조시킨다. 까도남 주원(현빈)의 행동은 전지적 작가적 입장에 선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지만 라임(지원)의 입장에서는 백퍼센트 진심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자존심을 마구 뭉개기도 하고 장난 반 진심 반으로 선수틱한 멘트를 날리는 주원(현빈)에게 “내가 그렇게 만만해?” 하고 따지는 라임(하지원)의 행동은 여성의 입장에서는 공감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반면, 대놓고 좋다고 해도 엇나가는 라임(하지원)에게 “내가 좀 비집고 들어갈 틈을 주란 말이야.” 하고 화내는 주원(현빈)의 행동은 남성들의 지지를 받는 대목이다. 앙숙관계에 놓인 두 남녀의 교차점은 ‘자존심 상하게 하는데 끌린다는 것.’ 이다. 비현실적이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이 부분을 신우철PD는 남녀가 마주보는 씬, 교차씬, 주원(현빈)의 상상씬, 주원(현빈)의 윗몸일으키기씬 등을 통해 디테일하게 그려낸다.  

 

출처 : http://media.daum.net/entertain/music/view.html?cateid=1033&newsid=20101122162118910&p=newsen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의 한계점.

‘시크릿 가든’ 은 감정선을 잘 그려낸 드라마지만 드라마의 뻔 한 구도를 역력히 보여주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재벌은 항상 등장하고 신데렐라 스토리는 항상 등장한다. ‘아가씨를 부탁해’ 가 신데렐라 스토리를 뒤엎는 드라마로서 성공했으나, 신데렐라 스토리는 여전히 드라마의 중심에 있다. 주원(현빈)이 재벌이 아닌 평범한 회사원이었다면 매력이 반감되었을까. 주원(현빈)이 라임(하지원)을 이해하기 위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라는 책을 읽을 만큼 두 남녀의 경제적 차이는 컸어야만 했을까.

명대사는 심금을 울렸지만 작위적이었다. 딱히 부자연스럽지는 않지만 매 회마다 터지는 주원(현빈)의 주옥같은 대사들은 주원(현빈)의 캐릭터를 애매모호하게 만들었다. 멋있긴 하지만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인 것이다. 까도남의 면모를 지니면서도 어린 애 같은 면도 있는 주원(현빈)은 심오한 시집을 탐독하기도 한다. 지나친 명대사는 몰입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시크릿 가든’ 의 매력은 한계를 넘어설 정도로 치명적이다. 치명적인 매력은 소리 소문 없이 비밀처럼 찾아오니 다들 주의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