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런 음악도 있었구나' 하고 놀라워만 하지 말길. 직접 들어보지 않고서는 그 음악들의 진가를 알 수 없다. 이 추운 날 어딜 나가냐며 집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사람부터 지금 당장 뭐라도 하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까지, 이 모두가 앞서 언급한 음악들을 소극적 또는 능동적으로 즐길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나른한 오후, 라디오 속 게스트와 디제이의 의미 없는 수다 속에 간간이 흘러나오는 뻔한 인기 가요가 지겹다면, '이런 노래는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도 충분히 들을 수 있어' 하는 마음이 든다면, 지금 주파수를 104.5 EBS FM으로 돌려보자. EBS 라디오에는 외국인의 발랄한 영어 회화만 주구장창 나온다는 편견을 깰 수 있을 것이다. 매일 오후 세시부터 네시까지 방송되는 <루시드 폴의 세계 음악 기행>에서는 클래식, 재즈, 영화음악부터 제 3세계 음악까지, 평소에 쉽게 접할 수 없는 비영미권 음악들을 주로 소개한다. 특히 DJ 루시드 폴의 취향이 매우 반영된 라틴, 브라질 음악들이 깊이 있게 소개되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유명 제 3세계 뮤지션들 특집이 이어지는 등 색다르고 이국적인 음악을 찾는 청취자들에게 더 없이 적합한 선곡이 주를 이룬다. DJ의 직접 선곡으로만 진행되는 월요일 코너 <이상한 나라의 DJ폴>과 다양한 뮤지션을 초대해 라이브를 듣는 화요일 코너 <세음행 스페셜>이 <세계 음악 기행>의 인기 코너다.





집에서 듣는 라디오로는 도저히 성이 차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음악을 직접 보고 듣고 즐기고 싶다면, '음악'만을 위한 매력적인 장소들이 언제든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매스컴 덕에 유명해져 이미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파주 헤이리 예술 마을에는 '카메라타 음악 감상실'이 있다. 이 곳은 유명 방송인 황인용씨가 1997년부터 운영해오던 곳으로,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그가 직접 선곡하는 클래식 음악들을 대형 고급 스피커로 감상할 수 있다. 입장료 만원이면 따뜻한 커피와 머핀,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클래식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카메라타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공연들도 놓치지 말아야 할 황홀한 이벤트 중 하나다.



홍대 주변에 위치한 카페 벨로주 역시 커피와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다. 매주 일요일 오후 여섯시 벨로주에서 열리는 '선데이 6시 콘서트'는 2년이 다 되어가는 벨로주만의 인기 행사다. 포크, 록에서부터 블루스나 힙합까지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뮤지션들이 공연한다. 또 벨로주는 매일 밤 열시부터, 손님들의 신청곡을 받아 틀어주고 있다. 무려 7000장의 CD를 구비하고 있는 열린 취향의 사장님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카페 벨로주는 좋은 질의 새로운 음악들을 커피와 함께 공유하고 싶은 당신에게 더 없이 만족스러운 공간이 될 것이다.





가만히 앉아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만 하는 것으론 성에 안 차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신촌 음악 문화의 발전을 꿈꾸는 사람들(신음발사)'도 주목할 만하다. 신음발사는 이름 그대로 신촌 음악 문화의 발전을 꿈꾸며 만들어진 단체로, 다양한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주최하고 있다. 신음발사가 정기적으로 열고 있는 핵심 유명 행사로는 신촌 음악 감상 도시락 모임(신음감도)이 있다. 신음감도는 매번 선착순 7명의 신청자를 초청해 저녁 식사와 함께 특정 주제에 맞게 선곡한 음악을 같이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다. 또 신음발사는 매주 토요일 오후 다섯시부터 한 시간 동안 마포FM <룰루두근 신촌>을 직접 진행하며 신촌의 음악 트렌드 뿐 아니라 신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화 행사 등을 청취자들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 신음발사의 소식이나 신촌 문화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또는 신음감도에 직접 참여해보고 싶다면 지금 @shinchonmusic을 팔로우할 것. http://club.cyworld.com/musice에서도 자세한 사항에 대해 알 수 있다.



위에서 소개한 음악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들은 결코 무리수가 아님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음악을 대하고 즐긴다면 어느 새 음악이 당신의 절친한, 또는 절실한 친구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럼, 모두들 '즐감'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