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사례에 대한 논의는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관점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마약 합법화에 의한 부작용 보다 장점이 더 크다는 분석 결과가 많았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도 마약 합법화를 단행하였거나 고려중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일까, 서방 국가들에 비해 마약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우리나라에도 심심치 않게 대마초 합법화 논란이 인다. 담배나 술보다 몸에 해롭지 않다는 것이 그 논거의 핵심이다. 하지만 마약 합법화의 핵심은 마약이 얼마나 우리 몸에 해로운 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실을 대면하는 태도
그럼 마약 합법화의 핵심은 무엇일까. ‘법제화’라는 것은 어떤 태도로 바라보아야 할까. 마약 합법화 반대론자들은, ‘법제화’는 국가가 마약을 장려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국민들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마약을 권장하는 것을 공표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분명 마약이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상세한 결과를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자세히 보도하고 있다. 이것을 마약을 장려하는 태도로 볼 수 있을까?
이러한 상황은 무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네덜란드 인들은 합법과 불법과 관계없이 사람들이 마약을 한다면, 합법화를 통해 ‘교육권’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네덜란드 내의 암시장과 조직들의 힘을 무력화 시켰고, 합법화라는 기반 아래 마약에 대한 교육을 더욱 철저히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명분’이라는 이름 앞에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상황은 역사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청나라로부터 들여온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멸망한 명나라를 숭배했던 조선인들이 대표적인 예다. 현재에도 많은 나라, 사람들이 현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
한국의 성교육
한국에서 대마초가 불법인 것은 실용과는 관계가 없는 이야기이다. 일부 마약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는 하나, 소규모이고, 사회적 부작용이 일어날 단계는 아니기 때문이다. 대마초가 담배나 술보다 나쁘지 않다고 해도 합법화에 대한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담배나 술은 이제 금지시킬 수 없고, 그런 상황에서 굳이 해로운 것을 하나 더 세상에 내어놓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이 분명한데도, 학교는 콘돔 사용법 한번 변변히 가르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혼전 성관계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많은 선생님들과 학부모는, 피임 방법을 교육하는 것은 혼전 성관계를 묵인, 장려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 혼전 성관계를 하지 말라고 가르쳐도, 그렇지 않은 현실을 보지 못하는 모양이다. 명분 때문에 실리를 그르친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미성년자의 성관계를 단순히 금지하거나 순결 교육을 강화해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많은 나라에서는 단순한 피임 방법을 교육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남성들이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사랑하는 여성을 지켜주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교육하고 있다.
미성년자의 성관계가 옳은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의는 여기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어도 현실에 순응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더 나은 현실을 만들기 위해서 어떠한 명분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현실을 인정했을 때, 상황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는 수단이 새로이 열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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