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4일부터 지난 일주일동안 고함 20은 2009년 현재를 살아가는 20대들의 정치의식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를 조사해 왔다. 현재 20대들의 정치에 대한 생각/느낌을 미리 알아보는 것은 고함 20이 추구하는 ‘20대와 사회의 소통’이라는 가치를 실행시키는데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질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치라는 단어에서 어떤 것이 떠오르십니까?’


이 간단한 질문에 대한 20대들의 생생한 답변을 듣기 위해, 일주일동안 서면조사, 인터넷 조사, 전화조사 등을 이용하게 되었다. 그 결과, 29명의 20대 남녀의 답변을 받아낼 수 있었다.


정치와 20대 현실의 연결성을 강조하는 20대들


(출처 : cosmojin.com)

20대들 중에는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견들이 있었다. 이들은 정치와 20대 현실과의 연관성을 잘 파악하고 있었으며, 나름대로 철학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20대들도 많았다.


23세 여자 분은 정치에 대해서 ‘무심했다가는 나중에 뒤통수를 맞는 숙제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 때문에 정치를 ‘비록 재미는 없지만 억지로라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른 23세 여자 분은 정치에 대해서 ‘가능과 불가능을 모두 포함하는 말’이라고 하였다.  정치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이 미래에 원하는 이상향을 실행시킬 수 있지만,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설명하였다.


22세 여자 분은 정치에 대해서 ‘청사진을 그리고 싶지만 애초부터 정치판이 잘 돌아갔던 적이 없기에, 자꾸만 걱정하고 실망하게 되는 것.’, ‘일일이 신경 쓰기에는 귀찮지만 그렇게 귀찮아서 무심했던 만큼의 대가가 그대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함으로써 정치가 우리 생활에 부메랑과 같은 존재라고 언급한다. 그녀는 정치가 ‘우리나라 사회의 가장 큰 문제지만, 가장 큰 희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었다.


정치에 대해 무관심, 비난, 부정,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20대들



(출처 : 연합뉴스)


이렇게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20대 현실과의 연관성을 나타낸 의견도 있는 반면, ‘정치’라는 단어에 대해 무관심, 비난, 부정,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20대들 또한 많다.


‘정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정치’라고 하면 ‘돈지랄’ ‘돈 벌려는 개수작’ ‘저소득층 돈 먹는 것‘, ’단지 권력을 잡으려고 가는 곳‘, ’도덕성의 부재‘, ’더러운 공간‘, ’난장판‘, ’답답함‘, ’소통의 부재‘ ’꽉 막힌 것 같은 느낌‘이라는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보아 왔던 정치와 그 안에서 활동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실망감을 그대로 나타나는 듯싶었다.


22살 여자 분은 ‘정치’가 ‘사회나 국민을 위한 것인지, 정치를 하는 개인을 위한 것인지 가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하였다. 그녀는 공공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사리사욕을 우선시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을 이와 같이 드러내었다.


21살 여자 분은 ‘정치는 세상을 이상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지만, 현실의 정치는 그저 물타기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정치라는 말이 참 애매모호 하다고 생각하는 그녀는 ‘아이러니하게도 정치에 대한 관심은 늘 유지되어야 한다고 보지만 정치가 필요 없을 때가 제일 좋은 것 같다.’라면서 정치에 대한 불신감을 은연중에 나타냈다.


24살 남자 분은 ‘정치’에 대해 ‘무관심’이라고 언급하였다. ‘한나라에 대통령이 욕을 먹는데, 정치인이라고 마찬가지 아니겠냐?’고 하면서 정치에 대한 실망감을 노골적으로 나타내었다. 이외에도 ‘정치’에 대해서 ‘참여하고 싶지 않다.’, ‘관심분야가 아니다.’, ‘멍때린다.’는 이유로 무관심을 드러내는 20대들도 있었다. 이들의 생각 또한 앞에서 언급된 정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는 20대들과 다를 바가 없는 사람들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치


(http://hodam.net/wp/archives/86)

한편 현재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치를 연결시킨 20대의 발언들이 있었다. 25살 여자 분은 ‘정치’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떠오른다고 하였다. 그녀는 ‘과거에 정치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보았자 늘 허탈함만 느꼈을 뿐이었는데, 그 분의 책을 읽고 그리고 서거로 인한 마지막 메시지를 보면서, 정치에 대해 얼마나, 어떤 관심을 갖아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보고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싶지만 어떻게 관심을 가져야 될지 몰라서 정치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http://www.journalist.or.kr/news/quickViewArticleView.html?idxno=8384)

24살 남자 분은 ‘정치’를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 임을 생각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제시하였다. 현재 대한민국 내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와 언론법 개정 등의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민주주의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서 그는 ‘요즘 정치를 볼 때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을 계속 떠올리게 된다.’고 ‘정치’에 대한 현재의 심정을 그대로 드러내었다.


정치에 대한 20대들의 부정적인 인식, 그 이유는?


20대들은 왜 이렇게 정치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무관심한 것일까? 22살 남자 분은 ‘정치’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이와 같이 나타내었다.


고민과 생각거리가 넘쳐나는 20대에게 사실 정치란 전혀 가까운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취업, 스펙 쌓기, 연애 등에 정신없는 20대에게 정치가 하나의 의미로 남으려면 무엇보다 정치 자체가 20대에게 큰 접근성을 가지고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미디어 노출 빈도가 낮은 20대의 경우, 정치의 본질을 바로보지 않고 호소, 선동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20대들은 정치의 본질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길러야 한다. 내게 정치는 까나리액젓 같은 존재다. 냄새 나기 때문이다.”


즉 20대와 정치 자체가 서로 연결이 되려면 정치 자체는 우선 20대와 가까이 가려는 포용적인 모습을 보여야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20대들 역시 정치에 대한 올바른 관심을 가질 수 있어야 된다. 이러한 관심은 선동과 호소로 인한 잘못된 지식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정치 본질을 바라볼 수 있는 정확한 지식을 가져야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고함 20은 정치에 대한 20대의 자연스러운 공감을 드러낼 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에 대해 무조건 적인 강요는 금물이다. 또 다른 22살 남자 분은 ‘정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모든 국민에게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정치는 내게 굉장한 의미를 지닌다. 20대에게 있어서 정치란 무기 내지는 포장지라고 생각한다. 사실 정치 참여나 관심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데, 자신이 뚜렷한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다거나 혹은 활동한다는 것에 대해 ‘나는 다르다’며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또한 관용적이지 못해서 자신과 반대되는 입장을 무조건 비판하고 보는 경향이 있다. 반대편 사람들을 ‘무지하고 무관심한 부류’로 낙인을 찍거나, ‘투표나 하고 이야기해라, 정치에 관심 좀 가져라’라고 일갈하는 것을 한 예로 들 수 있다.


개인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것도 일종의 선택 문제라고 본다.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다. 반대편이라고 하면 무조건 ‘넌 생각이 참 없구나’, ‘넌 나라에 관심이 없구나’, ‘넌 진정한 지식인인 대학생이라고 할 수 없구나’ 이런 식으로 깎아내리는 것에 화가 난다. 그 사람들도 나름의 가치관과 신념대로 행동하고 결정하는 것일 텐데 말이다. 반대에 대한 무조건적인 폄하는 정치를 ‘보통 20대들과 무엇인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단’으로 바라보는 자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고함 20은 ‘20대와 사회의 소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소통 가운데 정치라는 키워드는 필수적이고, 이러한 정치는 앞으로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의 미래를 바꾸어 놓을 것이다. 정치에 대한 20대들의 인식은 중요하지만, 사람 각각마다 개인의 가치관과 신념이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관심을 돌리려고 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20대들 간에는 공감이 있다. 설득이 아닌 공감을 통해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한다면 ‘20대와 사회의 소통’이라는 목표에 더욱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우리 고함20기자들은 그 문제에 대해 지금도 계속 생각하고, 연구하고 있다. 물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20대와 사회의 소통’이라는 그 목표 아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