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20대들 사이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Hot한 TV프로그램 중의 하나는 단연 '연애불변의법칙'(이하 연불)이다. 2008년 '커플브레이킹' 컨셉으로 새롭게 단장한 연불은 유사한 컨셉의 '연애불변의법칙7 : 나쁜 남자'로 이어지면서 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연불이 이렇게 흥행하고 있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선정성' 덕분이다. 작업녀가 '나쁜 남자'를 꼬셔 서슴 없이 스킨십을 감행해 '바람을 피게' 만들고, '원나잇 스탠드' 직전까지 이르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선정성이 더욱 화제를 낳고 있는 것은, 연불의 컨셉이 '현실'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불이 보여주고 있는 원나잇스탠드나 클럽, 나이트 문화 등은 실제 20대들이 즐기고 있는 문화이기도 하다. 그래서 20대들은 각자의 경험담이나 주위에서 들은 얘기들을 통해 연불에 나온 '놀라운' 이야기들을 재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선정적이고 비윤리적으로 보이는 장면들이 상상 속의 가공된 것이 아닌 현실이라는 점은 사실 매우 충격적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20대들의 성과 연애 문화를 걱정하기도 한다.

정말로 20대들의 성과 연애는 '연불'과 닮아 있는 것일까? 물론 비슷한 면도 있고, 그렇지 않은 면도 있다. 고함20은 2009년 대한민국의 평범한 20대들을 인터뷰하여 성과 연애에 대한 20대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 화제의 프로그램 O'live <연애불변의법칙 커플브레이킹> (올리브TV 홈페이지에서 가져옴)


20대들의 말, 말, 말

20대들은 성에 대해 쉬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한다. 20대들이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 표현하는 성에 대한 '수위'도 많이 높아진 듯하다. 먼저 20대들에게 직접 들은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 약간은 충격적이었던 성에 관한 한 마디'들을 모아 보았다.

일대일 간에 성립되는 연애 관계가 꼭 성적인 독점권을 갖는 것이 아니다. 연애와 성관계는 분리해 볼 수 있는 것. (중반, 남)
어차피 살면서 단 한 사람과 잘 게 아니라면 결혼 후보다는 결혼 전에 여러 사람과 자는 게 낫지 않느냐 (20세, 여)
남자라면 콘돔 쯤은 항상 가지고 다니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22세, 여)
아직까지 여자랑 안 자 봤다는 게 말이나 돼? (20세, 남)


전반적으로 자유로워진 성 의식

여자의 혼전순결? 지켜주면 좋겠지만 내가 안 지켰으니 안 지켜도 할 말은 없다 (20세, 남)
어차피 책임은 각자가 지는 거니까, 정말 좋아하면 성관계 맺을 수 있다 (20세, 여)
연애는 놀이동산, 성(sex)은 그 안의 귀신의 집이다. (24세, 여)

연애는 소중한 경험이고 성은 요리를 훌륭하게 만드는 '소금' 같은 도구이자 수단 (23세, 남)
성은 피임같은 것. 누구나 다 하고 있지만 말하지 않는다. (24세, 여)

2009년의 20대들에게 '혼전 순결을 지켜야 하는가?'라는 주제는 식상하다 못해 거의 이야기할 가치가 없어 보인다. 대부분의 20대들은 성관계를 연애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일로 인식하고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성인'으로서, 본인의 성은 각자가 책임져야 한다는 이야기들도 들을 수 있었다.

이러한 전반적인 흐름 하에서 성에 대한 20대의 생각들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추세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혼전순결이나 원나잇스탠드에 대해 용인할 수 있는 범위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꽤 많다. (24세, 남)
성과 연애는 순식간에 타올랐다 사라지는 불꽃 같은 것 (29세, 남)
성도, 연애도 하나의 '놀이'처럼 가벼워진 것 같다. (25세, 여)


연애는 '사랑'이 전부가 아니야!

사랑에는 조건이 필요하다. 남자 고르기가 참 쉽지 않다. (26세, 여)
20대 초반과 후반의 연애는 매우 다르다. 나이가 들수록 앞으로의 삶의 편의성 앞에 굴복하게 된다. (23세, 남)
솔직히 말해 차 없는 남자는 만나기 힘들 것 같다. (22세, 여)

연애에 있어서도, 사랑보다는 조건을 중시하는 계산적인 면모를 보여 준 20대들도 있었다. 자기 마음이 가는 대로, 감정이 이끄는 대로 연애를 하기 보다는, 자신의 '레벨'을 객관화하고 그에 맞는 사람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진짜 연애 '불변의 법칙'

자극적인 이야기들만 등장한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연애관과 연애를 하면서 갖게 되는 고민을 '성과 연애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에 대한 대답으로 말한 20대들도 있었다.

아무리 조건을 따지고 성 문화가 가벼워졌다고 해도, 진짜 연애불변의 법칙은 아무래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맺음 속에서 나타나는 설레임 아닐까?


소개팅을 앞두고 있두고 있는데, 소개팅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전 자연스러운 게 좋아요. (20세, 여)
열정 없는 연애는 별로다. 열정을 가지고 누군가를 좋아하고 싶다. (20세, 여)
친구들끼리 알 수 없는 이성의 행동에 대해 분석하곤 한다. 그러나 항상 결론은 "얘는 진짜 뭘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는 것. (21세, 남)


23세의 한 남성은 "큰 경향성 하에서 20대들의 생각이 예전에 비해 개방적이어진 면은 있지만, 언제나 성과 연애에 관한 이야기는 개인적인 경험, 생각이 각자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20대가 존재하는 만큼, 20대의 성과 연애에 대한 생각도 모두 다를 것이다.

모든 것을 100% 다루지 못했지만, 우리가 살펴 본 20대들의 성과 연애에 대한 생각은 이렇다. 다 읽고 보니 내 생각하고는 전혀 다르다구? 그렇다면 댓글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함께 공유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