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씨와 어려운 씨는 의외로 우리 주변에서 빈번하게 찾아 볼 수 있다. 캠퍼스에 활발하게 돌아다니는 학생들 중에서도 분명 대학에서 합격증을 받기도 전에 등록금과 생활비를 걱정하며 허덕이던 아이들이 참 많다. 이런 세태가 횡행하게 된 시기는 그다지 멀지 않은 옛날부터이다. 물론 20대 이전 세대 또한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20대 이전 세대가 겪었던 상황과 현재의 상황은 상당히 상이하다. 

현재 우리가 겪는 이 박탈감은 모든 사람들이 금전 문제로 힘들어하며 동질감을 형성하지 못하는 데에 있다. 열심히 일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희망을 보여주지 않고, 끝없이 계속될 경제적 격차의 악순환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의미는 '형평성'에서 실현된다고 한다. 누구나 똑같은 출발선을 가질 수 있다는 것. 하지만,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부모의 경제력으로 나뉘어진 출발선과 체력이다. 누구도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할 수 없고, 가난한 사람은 체력도 쉽게 떨어진다. 악순환의 반복은 빈부의 격차 뿐 아니라 정신적 박탈감으로까지 전염된다. 정신적 박탈감은 생각보다 강력한 것이어서 인간을 좀먹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결국 개인에게 패배감만을 안겨주고 자포자기하게 만든다. 더 이상 이런 일들은 내 손 안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부의 양극화.

이건 더이상 '어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