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3시, 경희대학교에서는 6년만의 비상전체학생총회가 열렸다. 서울캠퍼스와 국제캠퍼스에서 동시에 성사된 이번 2011비상전체학생총회(이하 전체총회)는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등록금 동결과 8대 요구안 실현을 위해 모인 2천여명 가량의 학생들에 의해 가능한 일이었다. 경희대학교에서는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시도된 전체총회였다. 또한 이번 전체총회는 총학생회가 아닌 경희대학교 재학생 2000여 명의 직접 발의를 통해 소집되었기에 그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인 이윤호씨는 ‘전체총회는 단순히 많은 학생들이 모인다는 것 말고도, 총학생회를 통한 간접적인 소통을 넘어서 학교 측에 가장 적극적으로 강력한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자리’이기에 학교와 학생 양 측에게 모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체총회에서 다룬 주요 사항은 크게 등록금 동결을 포함한 8대 학생 요구안이었다. 8대 학생요구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경희대학교는 올해 등록금을 3% 인상한 바 있으나, 인상요인이 명확하지 않으므로 등록금 동결을 요구한다.
2. 수강신청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강신청 시 수요과목의 부족이 심각하다.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이 듣고 싶어 하는 강의의 수요를 파악하여 책임지고 강좌를 늘려야 한다.
3. 예산 감축으로 인해 중단 될 예정인 차상위계층 장학금을 이전과 같이 보장하라.
4. 지금까지 단과대별로 비민주적이고 불투명하게 진행되었던 실험실습비와 학생지원비 예산을 증액하고, 학생 의견을 반영하여 민주적으로 집행할 것을 요구한다.
5. 무분별한 캠퍼스 마스터플랜이 아닌 학생 의견이 반영된 마스터플랜의 정립을 요구한다.
6. 학생 식당을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학교 직영 학생식당으로 개선하라.
7. 낙후한 중앙도서관 시설의 리모델링을 실시하라.
8. 값비싼 민자기숙사 건설 계획을 철회하고 직영기숙사를 건립하라.
 



총회를 주최한 경희대 중앙운영위원회는 총회 성사 최소 인원이 넘어선 4시 경, 총회 성사를 알리며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였다. 등록금 책정위원회와 등록금 심의위원회에서 새로이 합의한 사항인 3%의 인상률 중 2%를 환급하고 나머지 1%는 학내 노동자 처우 개선과 차상위계층 장학금 예산에 사용하겠다는 내용을 전체총회에서 학생들에게 전달하였다. 그리고 한국대학생연합과의 공식 연대를 통해 등록금 문제의 사회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 등록금에 대한 논의 이후에는 지난 주 총학생회가 캠퍼스 내에서 수집한 단과대별 요구안(‘백지학생요구안’)을 토대로 공식 학생요구안을 채택하였다. 이 내용은 총학생회와 학교 측이 협력하여 세부적인 사항을 정한 후 학생들에게 그 결과를 공개하기로 하였다. 

사회학과에 재학 중인 김다솜(22)씨는 ‘날씨가 추운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총회가 성사되어서 뿌듯하다. 특히 등록금 인상에 대해 불만이 있었는데, 이 문제를 전체총회를 통해 경희대학교 학생들이 모두 한 목소리를 내어 해결한 것 같아서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