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삼성전자를 디자인 표절 혐의로 고소했다. 애플은 크리스틴 휴겟 대변인을 통해 갤럭시S 4G, 넥서스S와 갤럭시 탭이 자사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디자인을 표절했기에 4월 15일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삼성을 기소한 이유로 삼성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이 자사 제품들의 디자인과 상당히 유사하며 어플리케이션 아이콘 모양과 대화 형태의 문자함 UI(User interface: 사용자 환경)등이 도를 지나쳐 너무나 비슷해서 라고 전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21일 미국 애플을 상대로 한국, 일본, 독일 등에서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냈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애플의 소송에 대해 ‘질 싸움이 아니다. 3년을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가 자사의 고속데이터 전송방식과 같은 다양한 특허 10건을 무단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 vs 삼성, 최고의 라이벌

스마트폰이 요즘 전 세계적으로 ‘ 대세’ 다. 다양한 어플리케이션과 어디서나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기동성은 엄청난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에 애플은아이폰을 판매하여 2011년 3월 기준으로 1억 8000만대를 팔아치웠다. 아이팟 터치는 6000만대, 아이패드는 1900만대를 판매했다. 본래 컴퓨터를 만들며 시작했던 애플에게 아이폰은 실적 견인의 일등 공신인 셈이다.

세계 IT시장의 선두주자였던 삼성은 애플의 추격과 세계적 추세를 따르고자 스마트폰 갤럭시S와 태블릿 PC 갤럭시탭을 출시하였다. 애플을 견제하기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출시가 조금 늦은 감이 있었지만 시장조사기관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작년 1분기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4.8%에서 4분기 10.6%로 올랐다. 게다가 이번 새로 출시할 갤럭시S2는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큰 호평을 받으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렇게 애플과 삼성, 둘은 자타공인의 라이벌 관계이다. 세계 IT 시장은 애플의 독주를 유일하게 견제할 수 있는 기업으로 삼성을 꼽았다. 이러한 끈질긴 경쟁업체인 삼성이 애플은 마음에 들지 않았고 결국 소송까지 선택한 것이다.

사실 2008년부터 미국에서 두 업체가 당사자가 된 법적 소송이 삼성은 259건, 애플은 260건으로, 두 업체간의 법적 공방은 이전에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번 애플의 소송이 주목받은 이유는 애플이 대대적으로 세계의 IT기업들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했기 때문이다. 삼성뿐만이 아니라 노키아, HTC, 모토로라도 이번에 애플로부터 특허침해로 소송을 받았다.



세계의 주목, 과연 승자는?

사실 애플은 삼성으로부터 자사 제품의 중요 부품들을 공급받는 삼성의 최대고객이다. 애플은 지난해에 무려 50억 달러치의 부품을 삼성에게 사갔다. 그런데도 애플이 소송을 건 이유는 그만큼 삼성이 자사에게 상당한 부담과 압박을 주는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실제 파이낸셜 타임즈는 애플의 소송은 곧 삼성에 대한 진심어린 칭찬의 한 형태라고 했다. 삼성은 확실히 애플의 유일한 경쟁자인 것이다.

이번 소송의 원인으로 애플이 승소보다는 삼성의 갤럭시S2의 출시일 전에 흠집을 내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삼성으로부터 주요 부품들을 공급 받는 애플이 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보인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소송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월스트리트를 비롯한 대부분의 외신들의 반응은 삼성에게 낙관적이다. 삼성 또한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번 소송싸움이 특허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미국 내 특허 등록 수는 2위로 4551건인데 비해 애플은 563건 밖에 안 된다. 게다가 애플보다 삼성이 휴대폰 시장에 먼저 등장했기에 휴대폰 관련 특허는 거의 독식 수준이다. 또한 분쟁 가능성이 있는 특허 500여개에 관해서는 법적문제에 관한 특별관리 까지 한다.

소송의 결과가 어찌 되던 간에 삼성과 애플의 싸움은 끝나지 않을 듯싶다. 하지만 진정한 라이벌은 서로에 대한 견제도 좋지만 서로 도움을 주는 존재 일 때 더욱 빛이 난다. ‘카피캣(Copycat:모방꾼)’, ‘도착 즉시 사망’ 등 독설을 일삼는 애플은 반성해야 할 것이다. 아직 나아갈 길이 많은 IT시장에 세계의 기업들이 손을 맞잡고 개척해 나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