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20대의 시선/데일리칼럼 (654)

[데일리칼럼] 떠오르는 후보 자녀, 사라지는 청년 후보

‘후보 자녀’의 존재감이 점점 커진다. 원래 ‘후보 자녀’는 상대 후보 진영의 네거티브 공세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선거판에 등장하는 존재였다. 병역 기피, 위장 전입, 이중국적 등의 의혹과 함께. 그런데 지난 6.4 지방선거에서는 ‘후보 자녀’가 자발적으로 선거판에 등장했다. 고승덕 후보의 딸 고캔디씨, 조희연 후보의 아들 조성훈씨는 각각 페이스북과 다음 아고라에 후보로 나선 아버지에 대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상반된 내용의 두 글은 모두 큰 화제가 됐다. 그리고 두 글은 상반된 내용만큼이나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 고승덕은 “미안하다~~~!” 짤방으로 '여전히 고통받는' 중인 반면, 조희연은 예상을 뒤엎으며 서울시 교육감이 됐고, 조성훈씨는 기특한 효자라는 평을 받았다. 7.30 재보궐선거에서도 ‘후보 ..

대통령도 뽑는데 총장은 왜 못 뽑나요?

서울대학교 총장 선거 과정에서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이사회가 최종 결정한 성낙인(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총장 후보자에 반대하는 의견들이 만만치 않다. 서울대 교수협의회가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무시한 이사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는데,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이사회 측은 절차에 따라 진행됐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서울대의 총장 선거는 기존의 직선제가 아닌 간선제로 치러진 첫 총장 선거다. 교수나 직원 등 대학구성원의 직접 투표로 총장 후보를 선출하는 직선제와 달리, 간선제는 총장추천위원회나 대의원회에 총장 후보 선임의 권한을 위임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간선제는 직선제에 비해 다양한 대학구성원의 의사가 반영될 가능성이 낮다. 대학의 자율과 민주성이 훼손될 염려가 ..

4대강 사업, 큰빗이끼벌레 발견이 중요할까?

이명박 전 대통령 부임 후 시작된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시초는 '한반도 대운하'에서 비롯된다. 이 전 대통령은 취임 후 대운하 추진 반대가 거세지자 공약을 파기 했다. 그 후 꾸준히 논란을 만들어 내고 있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을 중심으로 이뤄졌고, 목적은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해결 및 수질개선과 생태계 복원 등으로 알려졌다. 좋은 목적을 표방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진행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일단 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거셌다. 또한 공사 후 지속적인 녹조현상이 발생하며 강 유역에는 ‘녹조라떼’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최근에는 '큰빗이끼벌레'의 출현으로 국민들의 경악을 불러일으켰다.. 큰빗이끼벌레는 그 생김새부터 거부감이 들게 한다..

광대역LTE 이벤트? 지하철WiFi 부터 개선하길

KT가 '타사는 광대역 LTE서비스가 되고 KT만 되지 않는 곳'을 제보하면 1년 간 무제한 요금제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통신사가 다른 가족이나 친구의 휴대전화를 빌려야만 응모 가능한 이벤트라는 점에서 다소 황당하기도 하고, 혹시나 도서산간 지역에서 제보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일반 LTE는 터지지만 광대역 LTE만 안 터지는 장소'로 응모 제한을 걸어둔 치밀함엔 혀를 내두르게 된다. 이번 이벤트는 KT의 스마트폰 요금제를 3년 째 이용중인 나에겐 다른 의미로 당혹스러움을 안겨준다. '타사는 광대역 LTE서비스가 되고 KT의 일반 LTE서비스가 되지만 KT의 광대역 LTE서비스만 되지 않는 곳'같이 땅굴탐사나 다름없는 이벤트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하루에 여러차례 데이터가 안 터지는 지역, 즉 음영지..

어이쿠, 생각 없는 나라님 변덕에 뭘 하겠나? - 원피스 展 취소 사태

7월 12일, 전쟁기념관에서는 가 열릴 예정이었다. 적어도 7월 9일까지는 그랬다. 전쟁기념관 측은 “작품에 문제가 전혀 없고 전시에도 문제가 없다는 것 잘 안다. 하지만 정치적 논란에 얽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대관을 취소하겠다. 미안하다”라며 취소를 통보했다. 주최 측인 ㈜WAYSBE은 아직 취소 공문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일단은 진행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러나 뉴스컬쳐에 따르면, 결국 원피스 展은 7월 10일 전쟁기념관 측의 공문으로 취소가 확정되었다고 한다. 전쟁기념관이 취소사유로 제시한 ‘정치적 논란’의 중심엔 욱일승천기가 있다. 일본의 욱일승천기가 만화 속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전쟁기념관이라는, 민족사적으로 의미 있는 공간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가 나오는 만화를 내건..

[데일리칼럼] 그리고 청년은 없었다

청년은 정치와 가까워질 수 없는 것일까. 지난 5일, 새정치민주연합 안희철 전국청년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퇴 글을 남겼다. 원인은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고, 청년 정치인을 육성할 수 없는 청년위 환경이었다. 안 위원장이 "새정치민주연합이 실제로 내부에서는 전혀 청년을 대변하려 한다거나 청년을 동등한 정치인으로 대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새정치 전국청년위원회 1년 예산이 "0원"임을 언급한 점을 보면 청년위는 청년을 위해 존재하지 않았다.청년위원회는 본디 정치권까지 닿지 않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정치적으로 대변하기 위한 조직이다. 청년의 삶이 팍팍하다는 것은 더 이상 말하기 입 아플 정도이다. 취업에서부터 주거까지 어디 하나 쉬운 것이 없..

원자력과 자동차, 어느 것이 더 위험할까

원자력과 자동차, 어느 것이 더 위험할까. 심리학자 폴 슬로빅의 연구에 따르면 전문가는 자동차를, 일반인들은 원자력발전소를 더 위험한 요소로 판단했다. 심지어 전문가는 원자력발전소가 흡연, 음주, 권총, 외과수술보다도 덜 위험하다고 보았다. ‘연간 사망자 수’를 기준으로 위험요소를 산정한 까닭이다. 반면 일반인들은 직접적인 사망률보다 미지의 요소가 가져올 잠재적인 위험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따라서 당장 통계 수치로 피해나 부작용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인간의 힘으로 제어할 수 없는 위험성을 내재한 원자력 발전소를 가장 위험한 요소로 꼽았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3일 밤과 4일 새벽에 걸쳐 울산 동구 해역에서 발생한 3차례의 지진을 두고 일반 시민과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전문가 집..

[데일리칼럼] 도서전, 책 할인 그 이상이 필요하다

파격할인만 가득했다. 50% 할인, 3000원 균일가 판매 등 책을 싸게 파는 행사만 난무했다. 온라인 서점 이벤트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달 말에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대한 얘기다. 서울국제도서전이 출판사의 창고 대방출 같다는 비판은 예전부터 끊이질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작년에 비해 행사장 규모가 반으로 줄었는데 북아트 전시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 대부분이 사라졌고, 할인 행사는 온전히 남았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가장 돋보였던 건, 책 할인율 표시였다. 물론, 서울국제도서전의 인기는 여전했다. 매일 선착순으로 한정수량을 판매하는 민음사 캠페인박스 –만오천원에 판매하는데 삼만원 이상의 책이 담겨 있다. -를 사려는 사람들로 도서전 시작 시각 전부터 엄청나게 긴 줄이 ..

[데일리칼럼] 치열한 여름방학, 여전한 열정노동

대학생들의 여름방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월이 왔다. ‘배움(學)을 놓는다(放)’는 의미의 방학이지만 많은 대학생들에게 방학은 사실 학기 중보다 더욱 바쁘고 정신없는 시간이다. 자격증 공부나 외국어 공부는 물론이고 각종 대외활동과 아르바이트도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학생들이 가장 많이 시도하는 것이 대외활동일 것이다. 방학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이미 대학생들이 자주 찾는 커뮤니티엔 ‘여름방학 때 꼭 해야 할 대외활동’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대외활동 일정들이 정리돼 올라오곤 한다. 대외활동의 또 다른 이름은 ‘열정노동’이다. 대부분의 대외활동이 “청년의 열정을 보여 달라”는 슬로건 아래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다. 영화제 같은 행사의 자원봉사활동은 말 그대로 ‘자원’봉사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