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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아지트, '문방구'가 사라지고 있다

‘50%세일’ 현수막이 내걸렸다. 평소 드문드문 발길이 오가던 문방구에 모처럼 손님이 몰렸다. “왜 이렇게 싸요?” 캐릭터 필통을 골라든 어린 손님이 묻자, 여사장님은 이제 문방구를 정리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A문구점은 부산시 동래구 학원 밀집 지역에서 10년 넘게 자리를 지켰다. 학용품은 물론이고 완구, 액세서리, 선물, 디자인 소품을 함께 팔아서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문방구를 찾는 손님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목이 좋은 자리라 자릿세는 해마다 오르는데 매출은 줄어드니 사장님은 아르바이트생 수도 줄였다. 하지만 여전히 가계는 낙관적이지 않았고 사장님은 결국 문을 닫기로 결심 했다. “내가 너무 힘들어서 안 되겠네요. 지금은 세일한다고 손님이 이 정도지……” 남은 물건을 30..

아이스크림 정찰제의 진실, 누구를 위한 제도일까?

'좋은 슈퍼 만들기 운동본부(카페)'에서는 아이스크림 정찰제로 말이 많다. 2010년 7월부터 없어진 '권장소비자가격'표시가 다시 부활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물품의 가격들이 애초에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됐다가 실제로는 최종 소비자들에게 40~70%의 할인 가격으로 판매된다는 문제로 도입되었던 '오픈 프라이스'제도. 제품의 최종판매자인 유통업체가 자체적으로 상품의 가격을 결정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면, 소비자들은 거품 뺀 가격으로 믿고 물품을 사는 방식이다. 정찰제 문제 해결방안으로 시행된 이 제도가 왜 사라진다는 것일까? 소비자들은 오픈 프라이스제도가 시행되면서 할인 된 가격의 제품을 믿지 못하게 됐다고 한다. 대학생 김씨(23)는 "아이스크림 가격이 예전보다 훨씬 비싸게 느껴진다. 가격이 표시되어있지 않아 ..

학생만 가방 맡기라는 대형마트, 명백한 인권침해

저녁 시간, 교복을 입은 남학생 세 명이 A마트에 갔다. 과일을 진열해놓은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는데 마트 직원이 학생들을 불러 세운다. “학생들은 책가방을 맡기고 들어가야 한다”는 이유다. 학생들은 멈칫하지만, 곧 그들 중 하나가 대표로 물건을 사오기로 했다. 가방을 맨 학생 둘은 친구가 벗어놓은 가방을 들고 입구에서 기다린다. 그 사이 가방을 들거나 멘 손님들이 여러 명 더 들어왔지만, 누구도 가방을 두고 가라는 제재를 받지 않았다. 학생들은 자기들만 적용받은 지침에 항의를 하지는 않았지만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마트 직원에게 영문을 물었다. 직원 김모씨는 낮은 목소리로 ‘도난사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 왜 학생들만 가방을 맡겨야 되는지, 다른 예방법은 없냐고 되묻자 직원은 ..

[나는 알바렐라] 대형마트 캐셔 알바, 저는 계산하는 기계가 아니에요!

알바렐라【명사】12시가 되기 전 집에 가야만 하는 신데렐라처럼, 무언가를 하다가도 정해진 시간만 되면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야하는 20대를 빗댄 신조어.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었다. 그리고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다. 알바렐라는 20대가 되어서 ‘자기 자신’을 잃었다. 그리고 세상과 돈에게 구박을 받는다. 신데렐라는 12시가 되면 집에 돌아가야 한다. 알바렐라도 알바 시간이 되면 뛰어가야 한다. 그래도 신데렐라에겐 호박마차가 있었다, 왕자님이 있었다, 유리구두가 있었다. 우리 알바렐라에겐 무엇이 있을까. 우리를 구원할 희망이 있기나 한 것일까. 고함20이 야심차게 준비한 재밌고 우울하고 유쾌하나 서글픈 20대 알바 수난기 그 여덟번째 이야기! 매일 붐비는 대형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