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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만난 책의 이야기 - 홍대 와우북페스티벌 현장

지난 10월 1일부터 10월 5일까지 홍익대 주차장 거리 및 주변공간에서 제 10회 서울 와우북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 이번 북페스티벌에서는 ‘책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하여 다양한 출판사들의 책 판매 부스, 문화 공연과 전시, 강연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북페스티벌의 주요 행사 중 하나인 와우거리도서전은 홍대 주차장 거리에서 이루어졌다. A부터 I까지 나누어진 구역에는 다양한 출판사들이 자신들의 책을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특히 구간 도서나 표지, 책등에 약간 흠이 가 있지만 인쇄 상태는 양호한 리퍼브 도서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서 인기가 많았다. 도서전에는 주로 유명한 대형 출판사들의 부스가 많았다. 문학, 디자인 도서, 학습 도서 등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비교적 ..

일을 하고 알바비 대신 장학금을 받는 '국가근로장학생' 이야기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해봤던 고민, ‘알바를 하긴 해야 하는데, 공부도 해야 하고’ 를 위해 한국장학재단에서 제시한 해법은 ‘근로장학생제도’였다. 교내 기관에서 근무 시 시급 8000원, 교외 9500원이라는 비교적 높은 시급에 자신의 적성과 연계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솔깃한 문구, 새학기만 되면 학생들의 신청이 폭주할 정도다. 하지만 과연 문구대로 나의 적성을 살리면서 높은 시급을 받을 수 있기만 할까? 실제로 2학기째 근로장학생 일을 하고 있다는 대학생을 만났다. 장학재단 홈페이지와 학생처에서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전한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름은 김OO (가명), 나이는 스물 넷. 국가근로는 교내근로와 교외근로로 나뉘는데, 저는 올해 3월부터 교외기관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서초구에 위치한..

대학생들이 스스로 꾸려가는 학회 - 대학생 사회 포럼

2014년 9월 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학회학술네트워크'가 서울대에서 제 3회 대학생 사회 포럼 – 과연 그럴까? 세상을 바꾸는 질문들 - 을 열었다. 올해로 3년차를 맞은 대학생 사회 포럼(이하 대사포)은 대학생들이 직접 선정한 주제를 공부한 결과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자리다. 포럼을 주관하는 학회학술네트워크는 대안, 지성, 토론을 기조로 하고 있는 여러 대학교의 학회와 학술동아리의 연합 모임이다. 13일에는 3가지 주제의 발제가 이루어졌다. 첫 번째 발제는 숙명여대 클로소, 아주대 세아, 중앙대 포헤의 세 학회가 준비한 ‘관피아 척결의 신기루를 걷다 – 박근혜 정부의 국가 혁신 바로보기’였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에서 대안으로 제시한 공공개혁, 관피아 척결 등을 분석하고 이를 비판하는 내용이..

계약 끝났다고 나몰라라? 주차노동자 '버린' 건국대

건국대학교가 지난 20일, 기존 용역업체와의 재계약 대신 KT텔레캅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고 무인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그 과정에서 기존 주차관리 노동자들을 무단으로 해고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사무직, 관리직 노동자들의 경우 그대로 승계가 이루어졌지만 주차관리와 정산, 유도, 미화 등을 맡고 있던 노동자들이 보호받지 못한 것이다. 나아가 이들의 생존권을 위한 공동행동도 무시되고 있다. 8월 19일 기존 업체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날 이전부터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에 소속된 12명의 건국대의 주차 관리 노동자들은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교섭을 진행했다. 이 교섭의 결과 업체는 2명을 고용 승계하고, 10명은 추후 결원이 생길 시 우선채용이라는 조건을 내세웠다. 학교 역시 이 안에 합의가 된 것처럼 공지하여 노..

[고함20 대학평가] 대학평가를 마무리하며

고함20 대학팀은 기성 언론에서 제시하는 평가 기준과는 다른 기준을 통해 대학을 자유롭게 평가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대학평가’ 연재를 해 왔다. 언론사가 되었든 정부가 되었든지 간에 현재 제시되고 있는 대학 평가 기준의 대부분은 천편일률적이다. 수능 성적과 입시 결과를 통해 ‘인풋’을 측정하고, 졸업생들의 취업률, 대학원 진학률 등으로 ‘아웃풋’을 측정한다. 또한 재단 적립금을 비롯한 재정 상태 등 재학 중인 학생들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지표로 작용해 대학의 안정성이 평가되고 있다. 논문인용지수나 교수 비율 등 학생들과 직접 관련된 학습권과 교수의 강의 실력과는 관계없는 지표들도 대학의 학문적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생들이 주체가 되지 못한 채 평가되는 대학 안에서, 학생들은 스스로의 목소리로..

[죽은 대학의 사회②] 취업률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죽어가는' 대학들

대학에 구조조정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군대를 다녀오니 소속 학과가 사라져 있었다’, ‘휴학을 하고 돌아오니 전혀 다른 학과 소속이 되어 있었다’ 같은 이야기는 더 이상 일반 학생들과 동떨어진 도시 괴담이 아니다. 대학에 가면 원하는 학과에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말은 이제 거짓말이 됐다. 은 다섯 번에 걸쳐 대학가의 구조조정 소식을 기획기사로 다룬다. 이번 기획이 학문의 전당으로써의 가치를 잃은 한국 대학에 숨결을 불어넣을 수 있길 바란다. 대학 구조 개혁 정책이 본격화됨에 따라 ‘취업률’은 구조조정의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손쉬운 잣대가 됐다. 취업률이 낮은 과를 계속 지원해주는 것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학생 자신과 학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취업률이 낮은 과가 구..

세월호 100일 추모문화제 현장 스케치

7월 24일, 서울에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오후 일곱 시 무렵, 세월호 참사 100일을 추모하기 위한 문화제가 열릴 시간이 되자 신기하게도 비는 잠시 멈추어 주었다. 공기는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하늘 밑, 시청광장으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젊은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부, 학교 보충수업을 끝내고 온 듯 교복을 입고 있는 학생들, 할머니와 할아버지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광장을 채우기 시작했다. 노란 바람개비와 종이배를 들고 그것으로 장난을 치고 있는 아기들의 모습은 조금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이따금씩 돋보이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누구 하나 어수선한 사람들은 없었다. 어느덧 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비에 젖은 땅에 옷이 젖는 ..

'그깟 공놀이'인걸요, 그냥 '야빠질'좀 하게 해주세요

월요일을 뺀 일주일에 6일, 비가 오지 않으면 여대생 A씨는 저녁 무렵 텔레비전을 켜고 케이블 스포츠 채널을 맞춘다. 그녀는 한 프로야구 구단의 팬으로 경기를 꾸준히 챙겨 보고 있다. 날씨가 좋은 주말이면 친구들과 직접 야구장을 찾기도 한다. 지난 2013년,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통계에 따르면 프로야구의 총 관중이 약 674만 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절반은 A씨와 같은 여성임이 드러났다. 남성에게 더욱 인기가 많을 것이라고 여겨지곤 했던 프로 스포츠, 그 중 규칙이 어려운 편으로 접근 장벽이 높다는 평이 있는 야구에도 여성들의 관심이 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14년 프로야구 시즌 개막 전, 각 구단의 선수들과 감독들을 중심으로 팬들을 초청하여 미디어 인터뷰를 갖는 ‘프로야구 미디어..

훈남훈녀를 제보해도 훈훈해지지 않는 이유

얼마 전부터 페이스북에서는 ‘XX대학교 대나무숲’, ‘대신 전해드립니다’ 등의 익명 제보 페이지들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 페이지들에는 소소한 고민 상담, 진로와 성적 고민, 연애와 인간관계 등 대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연들이 공유되었다. 익명 제보라는 형식을 통해 제보자의 사생활이 보장되었고, 이에 따른 사연의 진솔함 때문에 많은 독자가 사연에 공감했다. 그리고 얼마 전, 이러한 익명 제보라는 형식을 이용하여 ‘XX대학교 훈남훈녀’라는 페이지가 개설되기 시작했다. 이 페이지에는 훈훈하다고 여겨지는 외모를 가진 학생들의 사진이 올라오고, 그들의 성격에 대한 친구의 간단한 평가와 더불어 아직 애인이 없는 경우 좋은 사람을 소개시켜 줄 것을 부탁하는 형식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유행처럼 생겨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