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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약속> 실제 인물 정애정씨와의 대화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이 개봉한 지 9개월 만에 또 한 번의 GV(관객과의 대화)가 열렸다. 지난 11월 9일 연세대 앞 필름포럼에서 열린 서대문구 노동인권영화제에서 영화 의 실제 인물인 정애정 씨(故 황민웅 씨의 아내)가 참석하여 영화 이후의 상황을 이야기하기 위해 관객들 앞에 섰다. ⓒ고함 20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상황 삼성반도체 근무 때문에 백혈병으로 숨진 직원들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해 달라는 유가족들의 투쟁은 지난 2007년부터 이어왔다. 정애정 씨는 약 7년 동안 남겨진 두 아이를 키우며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인권과건강지킴이)과 함께 거대 기업 삼성과 싸워왔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삼성반도체 사업장의 작업환경과 백혈병을 연관 짓는 것은 무리라는 이유로 산재를 인정할 수 없..

언론이라는 양치기 소년의 전성시대, 영화 <슬기로운 해법>

펜은 총보다 강하다고 한다. 이 말은 우리나라에서 본래 동아투위(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사건처럼 독재 정부 아래서 언론 자유를 외쳤던 기자들을 응원하기 위한 말이었다. 하지만 2014년의 대한민국 사회에서 ‘펜은 총보다 강하다’는 말은 더 이상 언론 자유를 위한 노력을 상징할 수 없게 됐다. 이 짧은 경구가 말하는 것은 어느덧 ‘제4의 권력’이 되어 버린 보수언론의 폭력성일 뿐이다. 한국 언론의 민낯을 드러내는 영화 은 흔히 ‘조중동’이라 불리는 보수언론을 정조준한다. 하지만 동시에 영화는 김창기 고려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의 입을 빌려 완전히 중립적인 언론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좌와 우를 가릴 것 없이 모든 언론이 이념성을 띠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가 보수언론만을 타겟으..

<또 하나의 약속> 실제 주인공들이 참여한 관객과의 간담회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시민이 만들었다. 10억 원의 제작비부터 배급, 마케팅비용을 모두 크라우드펀딩과 개인투자로 감당했다. 상업영화로는 우리나라 최초 사례다.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故황유미씨의 실화를 토대로 만든 영화다 보니, 선뜻 영화를 만들겠다는 투자사나 배급사를 만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민은 영화의 제작을 넘어 개봉 후 관객몰이에도 발 벗고 나섰다. 여러 시민단체와 노동단체, 연예인, 개인이 단체관람을 주도하고 있다. 턱없이 적은 개봉관 수 탓에 외압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에서 ‘또 하나의 약속’이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유다. 2월 10일 오후 2시 이수역 아트나인에서 열린 ‘또 하나의 약속’ 상영회 역시 시민단체와 대학원생 단체가 함께 만든 자리였다. 상영..

<또 하나의 약속>을 보고도 삼성맨이 되고 싶은 이유

※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허구로 만들어진 동생 캐릭터, 그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삼성을 싫어할 순 있어도 거부할 수 없는게 우리의 현실 오늘도 삼성 취업을 목표로 사는 사람들을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은 삼성 반도체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에 걸린 고 황유미씨의 안타까운 사연, 그리고 딸의 억울함을 풀고자 노력했던 황상기씨의 투쟁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택시에서 숨진 딸, 재판에서의 증언을 약속했다가 배신하는 직원, 산재신청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10억을 제시한 일 등은 모두 사실이다. 하지만 허구로 만들어진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극중에서 철없는 동생으로 나온 ‘윤석’(유세형 분)의 이야기다. 일자리가 없어서 전전긍긍하던 동생 윤석을, 누나를 죽게 만든 ‘진성 반도체’의 인사팀 직원이 ..

서류전형, 열린 채용, 총학장 추천하는 삼성 의도는?

19년만의 부활이다. 15일 삼성전자는 19년 만에 공채 서류전형을 다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95년 삼성은 ‘열린 채용’을 실시하면서 서류전형을 폐지했다. 학점, 어학 성적 등의 기본 조건만 충족시키면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누구나 응시할 수 있었다. 이번 삼성 상반기 공채부터는 서류전형을 통과해야 SSAT를 응시할 수 있다. 동시에 ‘총, 학장 추천’과 ‘찾아가는 열린 채용’ 제도가 도입된다. 삼성이 채용 개혁을 단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의 현황과 전문가의 견해를 중심으로 삼성의 채용 의도를 알아보았다. SSAT 사회적 비용 줄이기 위해? 지원자 변별하려는 것 15일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은 “한해 20만 명이 SSAT를 보는데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채용 제도를 개..

'자랑스런 삼성인상'에 가린 삼성의 부끄러운 일상

지난 9일 삼성은 제 20회 삼성인상 시상식을 열었다. 각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과 모범으로 삼성의 임직원의 본보기가 되는 인재를 격려하기 위한 차원에서 삼성인상을 수여한다고 삼성은 말한다. 수상자로 짐작건대, 삼성이 말한 뛰어난 업적과 임직원의 모범이란 ‘실적’이다. 성공과 이익창출, 그것이 삼성이 ‘삼성인’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작년 최대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 직원이 20명의 수상자 중 11명이나 되며, 이외의 수상자들도 모두 원비 절감, 순익 증가, 시장 확대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했다.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입니다.” 1993년 회장에 취임한 삼성 이건희 회장은 곧바로 다음 해에 삼성의 ‘신경영’을 몸소 실천하는 임직원을 선별하여 삼성..

[주간 TV 업다운] '신의 한 수'가 필요해

주간 TV업다운은 고함20 기자들의 날카로운 눈으로 지난 한 주간 방영된 TV프로그램을 비평하는 연재입니다. 재밌고, 참신하고, 감각 있는 프로그램에겐 UP을, 재미없고, 지루하고, 편향적인 프로그램에겐 DOWN을 날립니다. 공중파부터 케이블까지, 예능부터 다큐멘터리까지 장르와 채널에 구애받지 않는 무자비한 칭찬과 비판을 하겠습니다. [이번주 UP] jTBC 뉴스9 10월 14일 방송분 이런 '신의 한 수'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야 손석희가 공약을 지켰다. 아니, 공약을 지켰다기보단 공약 이행을 시작했다. 삼성의 노조 무력화 시도에 대해 보도함으로써 '삼성을 깔 수 있느냐'는 물음에 응답한 것이다. 바로 그 도발적인 의문 역시 jtbc의 대표 프로그램인 의 출연자 허지웅이 던진 것이었다. 사실 jtbc-중앙..

[데일리칼럼] 침묵의 삼성,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2011년 7월, 이마트에서 일할 때였다.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트 냉동기 창고에서 보수작업을 하던 20대 청년이 숨졌다는 이야기를 신문을 통해 접했다. 마스크와 같은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을 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이 이유였다. 청년이 일하던 곳이 내가 일하는 마트 지점과 같은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건 다음 날이었다. 사건이 있는 직후, 아침 조회 시간에서 점장이 말했다. “아무 일도 아니니 신경 쓰지 말고 조용히 일하세요.” ⓒ 다산인권센터 그곳에서 한 사람의 죽음은 회사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성가신 일에 불과했다. 하청업체의 부주의한 실수일 뿐 자신들과는 관련 없다는 말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마트 주변은 온통 피켓을 든 유가족들의 울부짖음과 그것을 찍기 위해 온 몇몇 방송사..

[데일리칼럼] 손석희와 JTBC '뉴스9', 앞으로도 쭉 지금처럼

노동조합을 무력화하기 위한 삼성의 전략이 공개됐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입수한 ‘삼성 노조 무력화 문건’은 이틀 전 언론에 보도 되며 파장을 일으켰다. 삼성의 무노조전략이 사실로 드러났으며, 올해 초에 문제가 됐던 이마트의 노조 파괴 전략과 유사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삼성 노조 무력화 문건’을 입수하여 단독 보도한 언론사는 어디일까? 진보언론이라 일컬어지는 한겨레신문 혹은 경향신문을 먼저들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단독 보도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중앙일보에서 만든 JTBC였다. 손석희 전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5월, JTBC의 보도부문 사장직을 수락했다. 9월 16일부터는 의 앵커 자리까지 맡았다. ‘신뢰받는 언론인’,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 타이틀을 오랜 기간 독점해온 손석희가 JTBC로 간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