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세월호 (31)

[뭍위에서] ③ "지금도 세월호 당시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박○○ 씨*는 교사의 길을 가기 위해 사범대 졸업 후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다. 쉽게 속마음을 터놓지 않으며 방어적인 성격이다. ‘어렵고 괴로운 것은 피해가자’는 생각이 강하다. 그런 그에게도 세월호 사건은 피해갈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되었고 그는 때때로 세월호 사건을 예고 없이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당시 교생실습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아침은 늘 출근 준비로 바빴다. 핸드폰을 하고 있다가 포털 기사로 확인했다. 하지만 제대로 인식하지는 못했다. 아침 시간 기사들은 오보도 있었고 정확한 정보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원 구조’라는 말 때문에 일종의 해프닝인 줄 알았다. 하지만 퇴근 후에는 사건이 완전히 뒤바뀌어 있었다. 확실한 정황을 알게 된 것도 퇴근 후였다. 재난 보도를 챙겨보지는 않는다. 방..

[주간대학뉴스] 지금은 유신 시대? 시대착오적인 학칙 상당수 外

[주간대학뉴스]는 대학가 소식을 일주일 간격으로 정리해드립니다. ▷ 007 '철통보안' 속에서 강원도 대학 평가 진행 ▷ 지금은 유신 시대? 서울 소재 대학 시대착오적인 학칙 상당수 ▷ [이대학보], 세월호 추모 집회 ‘폭력시위’로 규정해 논란 ▷ 연세대 해고 청소노동자 고용승계 합의, 108일 만에 일터로 ▷ 서울대 집단커닝 사건, 들켜도 '재시험'? 007 '철통보안' 속에서 첫 강원도 대학 평가 진행 누가? 교육부가 언제? 4월 28~29일 어디서? 강원도의 한 리조트에서 무엇을? 강원도 소재 대학평가를 어떻게? 삼엄한 경비 속에서 진행했다. 왜? 첫 대학구조개혁 평가라서 007 뺨치는 보안을 자랑하는 강원도 대학평가 당일. 수능시험장을 방불케 하는 철통 보안 속에서 강원도 대학구조개혁 평가가 진행..

네팔 지진 참사 속 세월호 조롱들

자식 잃은 부모를 표현하는 단어는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고 한다. 수많은 슬픔 중 어디에도 견줄 수 없어 위로조차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대한민국 인터넷 공간에서는 이러한 부모의 슬픔에 대못을 박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바로 세월호 유가족을 향한 조롱이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한 지 1년 그리고 약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은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유가족을 향한 일부 네티즌의 조롱 또한 1년 전과 변함없다. 아니 더 심해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26일 또 한 번 전 세계에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져 왔다. 네팔은 지진으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고, 국가적으로도 큰 손해를 입었다. 이..

세월호 집회 참가자 = 비이성적 '좀비들'?

세월호 집회에 대한 혐오가 세월호 1주기를 기점으로 극에 달했었다. 정부를 비판하며 경찰과 대치하는 세월호 집회 참가자에 대한 비판과 그에 대한 반박이 SNS를 달궜다. 비판자들이 세월호 집회 참가자를 비판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 중 하나는 "참가자들이 선동 당했다"라는 이유였다. 세월호 집회 참가자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선동 당했나? 집회 참가자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집회 참가자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 공간에서 자극적인 정치 기사와 관련 글에 선동 당했다고 말한다. 세월호 사건과 집회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SNS에 링크된 기사와 글을 보고 관련 정보를 얻는다. 이때 SNS에 링크된 기사는 제대로 된 정보를 담기보다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한 자극적인 기사가 주를 이룬다. 자..

‘예술, 진심을 인양하다’ 그 둘째 날

세월호 1주기가 벌써 지나갔다. 그 전에, 2015년 4월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 간 문화예술인 3차 연장전 ‘예술, 진심을 인양하다’가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있었다.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또 연대를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그중 둘째 날에는 세 편의 퍼포먼스, 그리고 전시를 선보였다. 낭독극 '내 아이에게', 하일호 작/연출 퍼포먼스는 낭독극 '내 아이에게', 연극 '선물', 그리고 이두성 씨의 추모 몸짓으로 구성되었다. 우선 처음 시작한 낭독극 '내 아이에게'는 하일호 작/연출로, 장용철, 김보경, 이재인 세 사람이 출연하여 감정을 담아 극을 읽어 내린다. 이야기는 세월호 사건으로 아이를 잃은 부모를 대변하는 내용이었고,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덤덤하게 읽어 내리..

[뭍위에서] ② "중요한 건 사람들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김OO 씨*는 주로 인터넷을 통해 기사를 많이 읽는다. 댓글도 주의 깊게 본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간편하게 알 수 있는 좋은 창구라고 생각해서다. 그도 사고 이후에 뉴스들 사이에서 혼란스러웠던 20대였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미쳐버릴 정도’의 정보들이었다. 사회복지 전공자인 그는 인터뷰 도중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스스로에게 자주 물었다. 두 명의 동생이 있고, 학생회 임원을 맡았던 김OO 씨는 그 영향으로 평소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는 만큼 뒤에 따르는 죄책감도 크다고 말했다. 그날은 12시부터 6시까지 수업이 있는 날이라 늦게 일어났다. 그래도 두 시간 전에는 집을 나선다. 집이 학교랑 좀 멀어서, 아침 9시에 준비를 해야 한다. 핸드폰으로 배가 뒤집어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시간은 정확히 기억..

끝내 열리지 못한 세월호 1년 ‘4.16 합동추모제’

2015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1년이 지났다. 1주기를 맞이하여 전국 각지에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안산시에서도 세월호 유가족이 중심이 되어 4.16 합동추모제를 준비하고 있었다. 궂은비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유가족과 시민들은 합동추모제가 예정된 오후 2시를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다. 12시가 되자 추모제가 예정된 화랑유원지에는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추모제가 취소될 수도 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유가족 측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인양과 시행령 폐기 관련해서 어떠한 답변도 없다면 추모제를 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그런데도 추모제를 참석하기 위해 찾은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있었다. 추모제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자리가 있었다. 유족들은 대통령을 기다렸다. 세월..

[뭍위에서] ① "기사 하나가 한 사람의 이야기였다"

조OO 씨*는 자신을 ‘무위도식 중인 휴학생’이라고 소개했다. 경남에서 10대를 보냈고, 대학 입학과 동시에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다. 세월호 사건 이후, 그는 넘쳐나는 뉴스와 해내야만 하는 스케쥴 사이에서의 스스로를 사건에 ‘무뎌졌다’고 표현했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그에게 세월호와 관련된 정보를 얻는 일은 습관이었지만, 고통스러운 일이기도 했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를 아직 기억한다. 전공수업을 듣고 있었다. 일간지 어플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속보알림이 떴다. 오전 열한시 전 쯤이었나. ‘진도 앞바다에서 배가 침몰했고, 몇 명이 구조됐다’는 식이었다. 원래 속보가 뜨면 확인 안하고 취소를 누른다. 한 줄만 봐도 내용을 다 아니까. 근데 그건 확인을 눌러서 읽었다. 우연이었다. 별다른 내용이 없었다. ..

[뭍위에서]를 시작하며 : 뭍 위에서 만난 당신의 '세월호 사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건 이후 고함20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뭍위에서] 인터뷰 기획은 그 고민에 대한 결과물입니다. [뭍위에서]는 세월호 대다수 희생자의 친구세대도, 부모세대도 아닌. 직접적인 당사자는 아니지만 간접적인 목격자였던 20대들의 목소리를 기록했습니다. 1.고함20이 할 수 있는 무엇인가요? 속보를 쓸 수 있나요? 아니요. 그건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럼 냉철함이 돋보이는 취재기사를 쓸 수 있나요? 음.. 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기성언론처럼 많은 취재를 할 수는 없겠죠. 팽목항에, 광화문에 앉아 있고 싶지만, 그분들과 함께 긴 도로를 걷고 싶지만, 학교나 직장에 가야하니까... 그럼 도대체 고함20은 무슨 기사를 쓸 수 있단 말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