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섹스 (8)

[검열의 풍경②] “우리 다 처녀예요” 그녀들의 '순결'한 좌담회

우리는 늘 어떤 기준에 들어맞기 위해 몸과 마음을 사린다. 사회나 조직의 '다수'에 속하기 위해서는 표현 방식, 때로는 표현여부 마저 뜻대로 선택할 수 없다. 나 역시 집단에서 배척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타인에게까지 그 화살을 돌리게 만든다. 고함20은 창간 5주년을 맞이해 한국사회의 검열을 주제로 4부작 기획기사를 펴낸다. 1부에서는 뿌리깊은 '빨갱이 콤플렉스'의 영향력 앞에 함구하는 분위기를 다룬다. 2부는 '처녀성'을 은연중에 암시하고,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을 겪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좌담 형식으로 담는다. 소위 '모태솔로'인 남성들은 연애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렇지 않게 조롱당하고 바보취급을 받는다. 3부에서는 이들의 '무죄'를 변호한다. 마지막으로 락과 힙합씬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얼빠'검열과 ..

진격의 SNL, 그러나 '김형곤'이 그리운 이유

단언컨대, 섹스(Sex)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만고불변할 초미의 관심사다. 지금으로부터 약 3300년 전 무렵에 발행 된 파피루스(과거 이집트에서 파피루스 풀줄기의 섬유로 만든 종이)에도 성교육서가 따로 있을 정도니, 이쯤 되면 인류의 테마는 하나로 압축 할 수 있다고 해도 비약이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근·현대에 들어서면서 섹스는, ‘금기시 되어야 할 것’ 중 하나로 치부 받으며 다소간 운신의 폭을 제한받았다. 특히 문명화된 사회일수록 섹스는 계도, 억압 받아야 할 대상으로 강력히 소구되었다. 그러나 억압이 있는 곳엔 반드시 코미디가 있었다. 진격의 SNL과 신동엽, 하지만 그 전엔 바야흐로, ‘신동엽’의 시대가 진행 중이다. 한 동안 광풍처럼 몰아쳤던 ‘리얼 버라이어티’의 흐름에서 멀어지며 마치 ‘퇴..

[매뉴얼 강박사회] 이상적인 연애를 위한 단 하나의 매뉴얼

기념일은 도대체 언제 챙겨야 하지? 기념일이 겹치면 따로 해야돼? 섹스, 빠르면 이상하게 비춰질까 고민이고 늦으면 사랑이 부족하다고 비춰질까 고민 소개팅에서 만난 그 남자 정말 좋은데, 친구들은 먼저 연락하지 말라고 한다 언제부턴가 연애에도 매뉴얼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마치 조선시대의 엄격한 남녀통혼풍습처럼 연애에도 법도가 생겼고 시대의 흐름을 따라 메뉴얼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모쏠이든 커플이든 할 거 없이 한 가지 공통점은 '연애 매뉴얼'이 필수라는 것. 무사 평안한 연애생활을 위해, 혹은 상상 속의 동물인 '임'을 만나기 위해 '연애 매뉴얼'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연애, 꼭 해야 해? 모솔(모태솔로)이라면 억울해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메뉴얼화 된 연애를 강요하고 있..

공유되지 않은 불안, 낙태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나온다. 장소는 산부인과. 여주인공은 낙태를 하려고 한다. 주변은 온통 여자뿐이다. 그녀와 그녀를 위로해 주러 온 친구들 그리고 다른 손님들까지. 모두 여자뿐이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분명 섹스는 남자와 했을 텐데 그 남자들은 다 어디로 가고, 여자들만 남아 있는가. 이 의문에서 소셜스터디의 네 번째 의제가 시작된다. 먼저, 플레이어 소개 해주세요. 슬아(이하 ‘슬’): 안녕하세요. 저희는 소셜스터디 처음 기획할 때부터 함께 고민을 시작한 멤버들이구요. 개인적으로는 평소 여성의 몸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관련 책자 모으는 게 취미랍니다. 그리고 한국여성민우회라는 여성단체 여성건강팀 활동가이슈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영지(이하 ‘영’) : 네, 저는 국회에서 보좌진으로 일하고 있는 김..

SNL Korea, 성큼 다가온 삶 속 섹드립 혁명

대학교 1학년, 강사의 섹드립에 나 혼자 침을 튀기며 웃었던 순간의 어색한 공기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나머지 70명은 어찌 그렇게 엄숙한 표정을 짓던지 야속하기까지 했다. 나는 그 이후로도 이미지 관리를 위해 웃음을 참아야 한다는 사회규범은 익히지를 못했다. 섹스와 성욕은 인류 공통의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배경지식을 요구하는 다른 유머보다 공감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섹드립을 치는 것이라면 몰라도 반응하는 것마저 남의 눈치를 보는 것은 갑갑했다. “라면 먹을래요?” 친구들이 ‘좋아요’를 누른 동영상이 내 뉴스피드에 뜨는 것을 과히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친구들이 ‘좋아요’를 누른 SNL Korea클립들을 보면 어떤 친구가 눌렀는지 한번 다시 살펴보게 된다. 그리곤 묘한 유대감을 느낀다...

[언론유감] 연애가 힘겨운 20대, 취업난이 청년 문제의 전부가 아냐

고함20의 새로운 연재, 언론유감! 수많은 언론들에서 날이면 날마다 다뤄지고 있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들. 20대를 주목하고 다그치고 때로는 힐난하는 기사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요?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20대를 요리하는 키보드 위의 손끝들을 20대의 손으로 처단합니다! 매주 20대, 청년, 대학생 키워드로 보도된 기사들 중 어떤 기사가 좋고 어떤 기사가 구린지 알아보는 ‘언론유감’ 연재입니다. 이번 주에는 20대에 대한 신선하고, 재미있는 기사가 많았다. 반면 20대들을 깎아내리고 왜곡하는, 소위 ‘열 받는’ 기사는 찾기 힘들었다. ‘20대여, 도전하라’식의 계몽적 논조로 사설이나 논평을 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모든 언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동상이몽] 남성의 페니스 - 생물학 vs 사회학

고함20의 새로운 연재, 동상이몽! 다양한 전공을 가진 20대들이 모인 고함20. 같은 주제를 보고도 전공에 따라 다른 생각을 가집니다. 하나의 키워드를 각기 다른 전공을 가진 두명의 필진이 풀어내는, '동상이몽'입니다. 외부로 돌출된 페니스, 남성들의 불안감을 키운다 - 생물학 가끔 왜 생명체는 여성과 남성으로 이분화 되어야 하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남녀가 결합해야 종족 번식이 가능하다는 점. 이것은 이성 존재에 대한 후전제일 뿐이다. 좀 거북하긴 하지만, 인간도 지렁이처럼 자웅동체의 몸으로 자가 생식을 할 수 있다면, 골치 아픈 짝짓기 경쟁에서 해방될 수 있지 않을까. ‘생명체는 우수한 종족을 번식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양할수록 교배를 통해 우수한 형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피임약논란] 사전피임약 의사처방, 진보적 성(性)문화의 시작이다

내가 대여섯이었나, 그보다 더 어릴 때, 아기는 어떻게 생기는 것인지 너무 궁금했다. 아빠는 “아빠 뱃속에는 정자가 있고 엄마 뱃속에는 난자가 있는데 이 둘이 만나면 아가가 생긴단다.”라고 대답해주었다. 나는 또 다른 궁금증이 들었다. “배 안에 있는데 어떻게 둘이 만나?” “음...... 오줌이 나오는 구멍 옆에 있는 데로 정자와 난자는 나오거든.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꼭 껴안으면 만날 수 있어.” “옷을 입었는데도 뚫고 만날 수 있어?” “음......음...... 옷은 벗어야지.” “아, 옷을 벗는구나!” 아빠는 더 이상 별다른 설명을 덧붙여주지 않았고, 나는 그 후로도 한참동안 엄마 아빠가 침대에 누워서 껴안고 자고 있는 동안 개미처럼 조그마한 정자와 난자가 몸속에서 걸어 나와 서로 만나는 것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