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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칼럼] 치열한 여름방학, 여전한 열정노동

대학생들의 여름방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월이 왔다. ‘배움(學)을 놓는다(放)’는 의미의 방학이지만 많은 대학생들에게 방학은 사실 학기 중보다 더욱 바쁘고 정신없는 시간이다. 자격증 공부나 외국어 공부는 물론이고 각종 대외활동과 아르바이트도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학생들이 가장 많이 시도하는 것이 대외활동일 것이다. 방학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이미 대학생들이 자주 찾는 커뮤니티엔 ‘여름방학 때 꼭 해야 할 대외활동’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대외활동 일정들이 정리돼 올라오곤 한다. 대외활동의 또 다른 이름은 ‘열정노동’이다. 대부분의 대외활동이 “청년의 열정을 보여 달라”는 슬로건 아래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다. 영화제 같은 행사의 자원봉사활동은 말 그대로 ‘자원’봉사이고 ..

[데일리칼럼] 명문대가 만만해? '서울대 순혈주의 논란'의 함정

올해 대학 새내기가 된 중학교 후배의 SNS에 글이 올라왔다. 평소 글을 잘 올리지 않던 아이라 무슨 일인가 했다. “과외를 구하는 중인데 학부모들이 서울대 경영학과에 다닌다고 하니 연락을 했다가, 지역균형 전형으로 입학했다고 하니 연락이 끊겨버린다”는 푸념이었다. 시간이나 금액 등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마무리됐어도 ‘지역균형’임을 알고 나면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는 사례가 적지 않은 모양이었다. 후배의 이야기와 양상은 다르지만 비슷한 본질의 논란 하나가 인터넷 상에서 현재진행 중이다. 서울대학교 인터넷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 제기된 ‘서울대 순혈주의 논란’이 그것이다. 타 대학 출신의 대학원생을 서울대의 구성원으로 볼 수 없다는 일부 이용자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진 끝에, 운영진들이 ‘학부 출신 전용 게..

[데일리칼럼] 6.4 지방선거, 김부겸과 지역주의

이번 선거기간, 대구광역시에 현수막 하나가 나붙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후보가 함께 찍힌 사진이 크게 인쇄된 현수막이었다. ‘대통령과 협력하여 대구발전’이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그 현수막은 놀랍게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부겸 후보의 현수막이었다. 현수막뿐만이 아니었다. 공약에서도 여권의 영향이 보였다. 김 후보가 제시한 제1공약은 ‘박정희 컨벤션 센터 건립’이었다.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단연 두드러진다. 새누리당 소속 권영진 후보의 제1공약은 일자리와 관련된 것이었다. 모두가 알고 있듯 대구는 여권의 오랜 텃밭인 영남 지역 가운데서도 가장 ‘친(親)박근혜’ 정서가 강한 곳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이자 오랜 지역구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

조선과 한겨레, 알고 까시나요?

우리는 흔히 특정 성향을 강하게 띤다는 이유로 신문을 비난하곤 한다. 조중동은 파랗다고 손가락질하고 한경은 빨갛다고 외면한다. 과연 우리의 비난은 합리적일까? 20대는 자신이 읽는 기사가 어떤 신문사에서 내놓은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을까? 신문 블라인드 테스트는 이러한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신문 이용 행태를 기준으로 △신문을 읽지 않는 사람(A) △보수지만 읽는 사람(B) △진보지만 읽는 사람(C) △보수지와 진보지를 함께 읽는 사람(D) 등으로 범주를 나눠 각각에 해당하는 20대에게 기사와 사설을 읽게 했다. 보수지로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진보지로는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한국일보를 선정했다(판매부수 기준 6대 전국종합일간지). 기사는 같은 날 같은 소재로 쓰인 것을 대상으로 했다. 5..

사전투표가 대학생 투표율을 높인다는 ‘착각’

사전투표가 다가오는 6.4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해 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사전투표가 실시되는 것은 이번 지방선거가 처음이다. 사전투표가 기존의 부재자투표와 가장 다른 점은 편리함이다. 통합선거인명부(전국의 유권자를 하나의 명부로 전산화하여 관리하는 선거인명부)를 이용하기 때문에 부재자신고를 하지 않아도, 사전투표일인 5월 30일과 31일 양일간 전국 어느 사전투표소에서나 투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사전투표가 전면 도입되면서 기존의 부재자투표는 실시되지 않는다. 선거 관련 전문가들은 사전투표가 투표율 견인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비교적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 층의 투표율을 올리는데 큰 효과가 있을..

꿈과 희망의 나라, 놀이공원 아르바이트생 인터뷰

동화 속 인물 같은 옷차림에 환한 미소, 친절하고 나긋나긋한 말투. 우리가 기억하는 놀이공원 직원들은 언제나 밝은 모습이다. 하지만 천국에도 그림자는 진다고 했던가. 밝은 모습의 그들이 정말로 행복할 거라는 생각은 당연히 섣부른 판단이다. 이 놀이공원 아르바이트로 9개월을 보낸 대학생 최민정(22‧가명) 씨를 인터뷰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22살이고 대학생이에요. 지난해 1년 휴학을 하면서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놀이공원에서 9개월 정도 일했어요.” Q. 많은 아르바이트 중 놀이공원을 선택하신 이유가 뭔가요? “시급을 많이 주는 아르바이트를 찾았는데 놀이공원 아르바이트가 눈에 들어왔어요. 일했던 사람들이 쓴 후기를 읽어보니, 젊었을 때 아니면 못 해보는 재밌는 아르바이트라고 하길래 하게 됐어요...

언론이라는 양치기 소년의 전성시대, 영화 <슬기로운 해법>

펜은 총보다 강하다고 한다. 이 말은 우리나라에서 본래 동아투위(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사건처럼 독재 정부 아래서 언론 자유를 외쳤던 기자들을 응원하기 위한 말이었다. 하지만 2014년의 대한민국 사회에서 ‘펜은 총보다 강하다’는 말은 더 이상 언론 자유를 위한 노력을 상징할 수 없게 됐다. 이 짧은 경구가 말하는 것은 어느덧 ‘제4의 권력’이 되어 버린 보수언론의 폭력성일 뿐이다. 한국 언론의 민낯을 드러내는 영화 은 흔히 ‘조중동’이라 불리는 보수언론을 정조준한다. 하지만 동시에 영화는 김창기 고려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의 입을 빌려 완전히 중립적인 언론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좌와 우를 가릴 것 없이 모든 언론이 이념성을 띠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가 보수언론만을 타겟으..

논란 1년, 캠퍼스 내 음주금지법이 불가능한 이유

국민적 애도 물결 속에서도 시간은 흘러 대학 축제의 계절 5월이 왔다. 물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 축제를 연기하거나 취소한 대학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일부 대학은 엄숙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축제를 개최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예정됐던 축제를 취소하는 것이 오히려 슬픔을 강요하고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돌이켜보면 대학가는 지난해에도 축제를 제대로 즐기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떨었다. 축제에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인 ‘술’을 정부가 나서서 금지하려 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일찍이 2012년 9월 초 국민건강증진법을 개정해 대학 캠퍼스에서 음주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개정안이 2013년 4월부터 적용된다는 소식이 지난해 4월과 5월에 들려왔던 것이다. 하지만 개정안이 입법 절..

[고함20 대학평가] 그 많던 등록금은 어디로 갔을까, 예술계열 실습환경

어느 시점부터 언론이 대학을 평가하고 있다. 언론사 대학평가가 수험생, 학부모에게 영향을 주면서 대학도 언론사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중앙일보가 대학평가로 꽤나 재미를 보자 다른 신문사도 줄지어 대학평가에 뛰어들었다. 고함20도 염치없이 이 축제에 밥숟가락 하나 올리고자 한다. 다만 논문인용지수, 평판, 재정상황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방법을 거부한다. 조금 더 주관적이지만 더 학생친화적인 방법으로 대학을 평가하려 한다. 강의실에선 우리가 평가받는 입장이지만 이젠 우리가 A부터 F학점으로 대학을 평가할 계획이다. 비록 고함20에게 A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학보사가 대서특필 한다든가 F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훌리건’이 평가항목에 이의를 제기하는 촌극은 없겠지만, 고함20의 대학평가가 많은 사람에게 하나의 일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