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자취 (24)

[청년연구소]청년세대에게 '집'의 의미를 묻지 못하는 이유

“방값을 비롯한 생활비에 쪼들려 주말엔 과자로 끼니를 때웠다. 처음에는 이런 것도 자랑스러웠다. 내가 이겨내면 삶의 경험이 될 거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 억울한 마음이 들기 시작하더라. 나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떠밀려 다니겠구나” 독립 다큐멘터리 에서 주인공 지혜의 대사이다. 지방에서 서울로 자리를 옮긴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속에서, 지혜는 미친 듯이 치솟는 서울의 월세와 전세로 인해 이 방 저 방을 전전하는 여대생이다. 자취 7년차, 그녀에게 서울생활에 대한 설렘은 사라졌다. 혼자의 몸을 눕힐 공간을 찾는 일은 지겹고 버거워졌다. 계속 옮겨 다녀야 하기에 짐을 최대한 만들지 않으면서도, 생활비에 가장 큰 부분을 방 한 칸에 쏟아 붓는다.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50만 원 짜리 ‘나만의 ..

[어그로 20] 자취한다고? 그래서 어쩌라고

[어그로] : Aggravation(도발)의 속어로 게임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다. 게임 내에서의 도발을 통해 상대방이 자신에게 적의를 갖게 하는 것을 뜻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자극적이거나 논란이 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관심을 끄는 것을 "어그로 끈다"고 지칭한다. 고함20은 어그로 20 연재를 통해, 논란이 될 만한 주제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론에 정면으로 반하는 목소리도 주저없이 내겠다. 누구도 쉽사리 말 못할 민감한 문제도 과감하게 다루겠다. 악플을 기대한다. 소개팅에 나갔다. 첫인상은 나쁘지 않다. 그렇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알 듯 말 듯 한 상황에서 여자가 자취생이라고 말한다. 바로 사랑이 용솟음치는가. 하루빨리 고백해서 손잡고 그녀의 자취방에 들어가고 싶은가. 위의 사진은..

[고함당] 원룸 간 거리 더 늘려야

고함20이 고함당을 창당했다. 고함당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20대를 대변한다. 참신한 정책제안과 숨어있는 정책 아이디어 발굴을 당의 목적으로 삼는다. 노동, 문화, 복지, 창업, 주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정책의 빈틈을 찾아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고함당은 20대를 위한 정책의 공론장을 자처한다. 고함20의 기자와 독자 사이의 활발한 의견교류를 기대한다. 강릉에서 대학을 다니는 이재우(26)씨는 지난해 후배 자취방에서 술을 마시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술자리가 무르익고 목소리가 커지자 건너편 건물에 사는 사람이 소음을 이유로 항의를 하러 왔기 때문이다. 같은 건물 내에서 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긴 해도 건너편 방 사람까지 다툼이 있는건 흔치 않는 일이었다. 이씨가 다음날 확인한 후배의 자취방 창문과 ..

[자취일기 2014] 자취방 위기탈출 넘버원 (2)

고함20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연재 [자취일기 2014], 20대 자취생활의 에피소드를 낱낱이 풀어내겠습니다. 독자분들의 자취생활을 담은 소재도 제보 받습니다. 모기와 해충 혼자 살면 의외로 가느다란 모기를 잡기가 힘들다. 방 크기에 비해 크고작은 모서리와 구석이 많아서일까. 모기라면 그나마 다행인데, 나방처럼 큰 해충이 들어온 적이 있다. 원래 벌레를 무서워하기 때문에 거의 울면서 약을 뿌리고 신문지를 휘둘렀다. 아직도 나방의 날갯짓 소리를 떠올리면 소름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한시간 가량 통화했다. 혼자 귀신과 싸우는 기분이었다. 다른 위기상황도 그렇지만 정말 이럴 때 동네친구가 절실하다. 차마 잡아달라고는 못하더라도 좀 찾아와달라고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주방의 도미노 토마토를 익히거나 김치와 ..

[자취일기 2014] 자취방과 화장대 이야기

고함20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연재 [자취일기 2014], 20대 자취생활의 에피소드를 낱낱이 풀어내겠습니다. 독자분들의 자취생활을 담은 소재도 제보 받습니다. 인생에서 공식적인 화장대를 아직 가져보지 않았다. 화장대가 들어오기엔 방 크기가 작기도 하고, 왠지 필요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지 못했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 집에 놀러가면서, 여자애들 방에는 화장대가 있구나 하는(최소 내가 가본 남자애들 집의 그들 방에는 화장대가 없었기 때문에) 일상생활이나 토론에 영향력이 전무한 고정관념이 생겼다. 나는 스물 둘 정도가 지나서 언젠가 화장대를 갖게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품기 시작했다. 직사각형 모양의 파우더룸 테이블 앞에 앉아 드라이를 하고 마스카라를 올리는 로망을 나날이 키워가고 있다. 나의 어머니도 이사를..

[자취일기 2014] 자취방의 우편물 이야기

2014년 고함20은 [자취일기 2014]라는 제목으로 20대의 자취생활을 중계합니다. 소재 제보를 환영합니다! 한동안은 세 칸 짜리 우편함에서 주간지를 꺼내오는 것이 일상이었다. 하얀 종이로 포장되어 왔기 때문에 각종 고지서 사이에서 접혀있는데도 눈에 띄었다. 명동이나 광화문 한복판에서 약속한 누군가의 얼굴을 발견하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조금 오버하자면 말이다. 많은 '월세장사'용 건물이 그렇듯, 이 곳도 지하 PC방부터 5층의 옥탑방까지가 빼곡하다. 방을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방을 굳이 반으로, 또 반으로 갈라놓은 원룸 건물이다. 많은 가구의 우편물이 깔끔하게 주인을 기다리기에 작은 철제 보관함은 턱없이 작다. 빌라 입구에 서서 가로로 된 직사각형 우편함을 뒤적거리고 있으면, PC방 출입..

자취요리 비결, 한중일 소스 3인방

자취생들은 오늘도 고민한다. 집에서 ‘해’ 먹을지, 밖에서 ‘사’ 먹을지. 기자도 자취생활을 3년 넘게 했지만 밖에서 사먹은 밥그릇 수가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집에서 요리를 하고 싶은 자취생들의 딜레마는 두 가지다. 우선 할 줄 아는 요리가 별로 없다는 것, 그리고 요리를 하는데 드는 돈과 시간이 사먹는 것보다 더 든다는 것. 하지만 요리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하다보면 재미있기도 하고 보람도 남다르다. 또 우리 일상 속에서 요리만큼이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도 없다. 오늘은 그럭저럭 기본적인 요리는 할 수 있지만, 여전히 맛내기가 걱정되는 초보 요리사들을 위해 몇 가지 소스(양념)를 소개하려고 한다. 모든 음식의 기본이자 그 날 요리의 완성이기도 한 소스를 알고 활용하면, 좀 더 요리에 자신..

[독립기념일] '왜 나는 이러고 있는가'- 20대의 독립선언문

고함20의 새로운 연재, 독립기념일! 성인이 된 20대가 왜 독립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독립기념일'은 가상의 화자 '나'가 부모님의 품을 떠나 독립하면서 겪는 일들을 다루는 연재 소설입니다. '나'의 독립 스토리를 통해 20대의 독립에 필요한 정보들을 전달하고, 20대의 독립에 대한 고민을 유도하고자 합니다. 1화 왜 나는 이러고 있는가? 고등학교도 졸업했고, 스무 번째 생일도, 성년의 날도 보냈는데 왜 지금도 성인이 되지 못했는가? 왜 지금까지도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갖가지 구속에 묶여있느냔 말이다. 생각해 보니 나만 그런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20대 초반 대부분이, 다시 말해 사회에 나가지 못한 20대 거의 모두가 부모님과 함께 지낸다. 그러니까 이건 나 혼자의 문제가 아니다. 20대가 독립하..

폐기율 0%에 도전한다, 자취생 초간단 건강 레시피

자취생의 서러운 이야기: 1. 아침에 눈을 뜨면 혼자다. 2. 집에 날 위해 밥을 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3. 요리를 할 줄 몰라 매일 김, 통조림, 김치, ‘밥이랑’ 이런 것만 먹는다. 4. 안되겠다 싶어 큰 맘 먹고 ‘자취생 초간단 레시피’를 찾아본다. 그러나 복잡하다. 속은 기분이다. 5. 자주 거르는 끼니, 그나마도 집에서 먹는 건 영양부실, 밖에 나가면 폭식. 점점 건강이 망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준비한 자취생 초간단 건강 레시피, 그 선정기준: 1. 귀차니즘을 소환해서는 안 된다. 간단한 준비 과정. 2. 비싸면 안 된다. 한 끼당 푸드 코스트는 최대 2,500원. 3. 성가신 음식물쓰레기, 애초부터 만들지 않는다. 4. 그 와중에 영양은 구색을 맞춰 건강에 청신호를 주는 레시피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