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지하철 (23)

지하철 캠페인은 탑승객 감정과는 무관해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 애플리케이션으로 찾아보니 약속시각에 7분 정도 늦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마음이 초조해진다. 친구에게 미리 연락을 해둘까? 아니, 친구도 늦을지 모르니까 미리 말하지 말자. 이런저런 가능성을 재보고 있는데 자꾸만 뭔가가 머리를 친다. 뒤돌아보니 누군가가 커다란 가방을 휘두르고 있다. 승객이 내리기도 전에 타려하는 사람, 새치기하는 사람, 큰 소리로 전화통화를 하거나 음식을 섭취하는 사람에 대해서 우리는 그에 합당한 비난의 눈길을 가해 왔다. 은근한 요청의 눈길 뿐만 아니라 그들을 '비매너'라고 칭하며 자제를 촉구하는 것도 가능하며 주변 사람들의 공감도 쉽게 받아낼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우리는 서로에게 야기했을지도 모르는 감정 소모를 조금이나마 줄여나가고 있다. ..

[곧장토론]노약자석은 노약자'만'의 자리인가?

넷상에서 벌어지는 키보드 배틀을 현실에서 고함 기자들이 곧장 토론한다. 오늘도 넷상에서는 수많은 키보드 전사들이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전사들이 뛰어다니는 벌판은 정치, 경제, 문화 등 실로 광활합니다. 곧장토론은 키보드 배틀이 벌어지는 다양한 주제 중에서 논란의 여지가 다분하지만, 그 어떤 토론프로그램도 관심을 갖지 않는 주제에 대하여 토론합니다. 곧장토론은 독자의 키보드 배틀을 지향합니다. 이번 토론주제는 노약자석입니다. 저는 "내가 앉아도 노약자석이 두 자리 이상 비어있을 때 앉아도 된다!"라며 노약자석에 앉아 갑니다. 특히나 밤 10시가 넘어서는 노약자석이 텅텅 비어서 자주 앉아갑니다. 그런데 저의 이런 행동을 두고 어느 할아버지께서 "당연히 노약자석은 아예 우리가 앉으면 안 된다"며 혼내시더라..

[어그로 20] 자리양보 안 하면 '버릇없는' 젊은이?

[어그로: Aggravation(도발)의 속어로 게임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다. 게임 내에서의 도발을 통해 상대방이 자신에게 적의를 갖게 하는 것을 뜻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자극적이거나 논란이 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관심을 끄는 것을 "어그로 끈다"고 지칭한다. 고함20은 어그로 20 연재를 통해, 논란이 될 만한 주제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론에 정면으로 반하는 목소리도 주저없이 내겠다. 누구도 쉽사리 말 못할 민감한 문제도 과감하게 다루겠다. 악플을 기대한다. 공공장소에서의 자리양보는 ‘동방예의지국’이 갖춰야 할 필수품이 되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젊은 2,30대는 대중교통에서 자리 양보를 하지 않으면 비난받을 위험(?)에 노출된다. '노인(또는 어른)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도..

"시골에서 왔심니더" 상경한 대학 새내기의 서울살이

새 학기의 변화와 새로움의 정도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고함20에서는 4월을 맞아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변화와 새로움을 느꼈을 ‘시골 출신 새내기’의 이야기를 준비했다. 이 기사는 서울역 한복판을 헤매고, 지하철 거꾸로 타기를 밥 먹듯 했으며, 탁한 공기에 기침을 해댔던 20살의 당신들에게 바치는 기사다. 이제는 조금 서울사람 같은 시골 출신 헌내기 5명과 여전히 부딪히고 깨지는 시골 출신 새내기 3명의 이야기를 모아 1인칭으로 재구성했다. 서울에선 서울말만 들을 줄 알았다. 하지만 3시간의 기차 여행 후 도착한 서울역에선 서울말과 사투리가 제멋대로 섞인 채 고막을 때렸다. 흡사 드라마 의 ‘삼천포’가 된 느낌이었다. 나는 연신 좌우를 두리번거렸고 느리기 짝이 없는 내 고갯짓과 달리 사람들의 걸음은 ..

[고함20 대학평가] 뚜벅이가 되느냐 마느냐, 대학과 역간 거리

어느 시점부터 언론이 대학을 평가하고 있다. 언론사 대학평가가 수험생, 학부모에게 영향을 주면서 대학도 언론사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중앙일보가 대학평가로 꽤나 재미를 보자 다른 신문사도 줄지어 대학평가에 뛰어들었다. 고함20도 염치없이 이 축제에 밥숟가락 하나 올리고자 한다. 다만 논문인용지수, 평판, 재정상황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방법은 거부한다. 조금 더 주관적이지만 더 학생친화적인 방법으로 대학을 평가하려 한다. 강의실에선 우리가 평가받는 입장이지만 이젠 우리가 A부터 F학점으로 대학을 평가할 계획이다. 비록 고함20에게 A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학보사가 대서특필 한다든가 F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훌리건'이 평가항목에 이의를 제기하는 촌극은 없겠지만, 고함20의 대학평가가 많은 사람에게 하나의 일침이..

지하철 역명을 두고 사투를 벌이는 대학교 <하>

역명을 두고 벌이는 대학교 측과 철도당국 간의 전쟁은 현재도 마찬가지로 진행되고 있다. 더구나 점차 대학교 간 경쟁이 심해지고 지하철 노선이 점점 많아지면서 이러한 양상은 전보다 심해진 모습이다. 이러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역명을 바꾼 대학교도 있는 반면, 역명을 바꾸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대학교도 있다. 성공적으로 역명을 바꾼 학교는 바로 광운대다. 지난 2월 25일 성북역은 ‘광운대역’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성북역이 행정구역상 성북구가 아닌 노원구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꾸준히 역명 변경을 요청해 왔다. 코레일은 본래 오랫동안 쓰여 왔던 역명의 경우 가급적 바꾸지 않지만, 이번 경우에는 ‘성북역’이란 역명으로 인해 실제 역의 위치를 오해할 수 있다는 점이 감안되어 역명 변경을 허..

지하철 역명을 두고 사투를 벌이는 대학교 <상>

지하철 역명을 새로 지을 때면 늘 치열한 전쟁이 벌어진다. 어떻게든 자신이 속한 지역, 기관 등을 역명에 넣기 위한 전쟁이다. 해당 지역이나 기관은 이를 위해 코레일, 도시철도공사 등 관할기관에 압력을 넣기도 하고 많은 돈을 준비하기도 한다. 대학교 역시 예외는 아니다. 우수한 학생들을 끌어들여야 하기 때문에, 지하철 역명에 자기 학교 이름(이하 자교명)을 넣으면 그만큼 많은 학생들에게 자기 대학교를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2006년부터 코레일·서울메트로 등 철도 당국과 서울시는 특별한 경우 외에는 대학교를 역명으로 사용하는 것을 불허했다. 그 이후 역명을 짓거나 바꿀 때 벌어지는 논란의 중심에는 거의 항상 대학교가 있었다. 자교명을 역명으로 사용해 인지도를 얻으려는 대학교와, 과도한 대학교명 사..

지하철 냉방, 완벽한 해답은 없다

「시장님 안녕하세요. 지하철 온도가 덥다고 할 땐 안 틀어주더니 오늘은 별로 안 더운 것 같은데 에어컨이 빵빵해 춥기까지 하네요.」 「시장님 4호선 너무 더워요. 아침하고 저녁에 타고 오면서 땀 많이 흘렸어요. 시원하게 좀 해주세요.」 「시장님, 버스, 택시, 지하철에서 에어컨 사용도 단속해 주세요. 얼어 죽을 것 같은 버스나 지하철이 넘 많아요.」 「상대적으로 사람이 많이 타는 구간에는 냉방을 더 하고, 그렇지 않은 구간엔 26도로 맞추는게 어떨까요? 사당-삼성 구간 너무 더워요.」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6월 무더위였다. ‘소통 행정’ 박원순 시장의 트위터에도 서울지하철 냉방에 대한 민원글이 줄지어 올랐다. 체감 온도는 사실 주관적인 문제다. 끊임없이 ‘춥다’ 또는 ‘덥다’를 호소하는 민원 트윗 앞에서..

버스, 폭풍 질주는 이제 그만!

지난 23일, 대구의 한 시내버스 안. 한적한 오후였음에도 불구하고 버스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버스 뒷문에는 70대 노인(여성)이 하차를 위해 서 있었다. 하지만 버스는 정류장을 지나쳐 버렸고, 화가 난 노인은 “내립니다!”라고 외쳤다. 버스는 도로 한복판에 정지를 했다. 기사는 웃으면서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후진하기 시작했다. 왕복 10차선의 대로였다. 정류장에 한참 못 미치는 곳에서 버스는 정차했고, 결국 노인은 나무와 꽃이 심어진 화단에 내릴 수밖에 없었다. 버스는 ‘서민의 발’이다. 하지만 버스는 ‘도로의 무법자’로 불리기도 한다. 난폭운전과 불친절한 서비스는 버스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만 쾌적한 환경은 아닌 것이다. 경기·서울을 운행하는 도내 노선버스의 불친절과 들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