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상점가를 거닐다 보면 우리는 가끔 의외의 반가움을 느낀다. “어! 우리 동네에도 있는 패스트푸드점 인데?” 하고 말이다. 하지만 반가움도 잠시, 좀 더 걷다 보면 구간 구간마다 같은 브랜드의 패스트푸드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은 비단 패스트 푸드점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편의점, 대형마트, 일반 음식점, 심지어 미용실 등에서도 같은 패턴의 반복이 일어난다. 잠시 시야를 넓히면 멋들어진 간판의 여러 체인 브랜드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파리바게트, 스타벅스, 훼미리마트 등등. 우리는 어떤 체인점을 방문하든 같은 가격에 동일한 맛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그런데 의문이 든다. 우리가 어릴 적 찾았던 그 많던 동네슈퍼나 빵집, 커피 집은 어디로 가고 체인점만이 남게 됐을까?

프랜차이즈 창업 급증

요즘, 흔히들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취업은 잘 안되고, 물가는 계속 올라가고 주머니사정은 늘 어려운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인 창업을 한번쯤 꿈꾸게 된다. 창업이란 개인에게 있어 커다란 기회이자 투자이다. 때문에 처음으로 창업을 하는 사람들은 전문성을 갖추고 일정부분 도움을 주는 프랜차이즈 업체를 선호하게 된다. 실내 인테리어, 브랜드가 가진 유명도, 그리고 그 브랜드가 갖춘 상품과 맛 등을 기억하고 있는 일반 소비자들은 별다른 창업주의 노력 없이도 그 체인점을 방문 한다.

이처럼 프랜차이즈 창업의 선택은 어느 정도의 성공을 담보해준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창업을 선택할시 창업주는 매번 수익의 몇 프로를 본사에 납부 해야만 하며 인테리어 역시 자주 바꿔야 한다. 게다가 본사의 이익에 초점을 맞춘 불평등 계약 때문에 사실상 순익의 정도는 낮다. 때문에 프랜차이즈는 일종의 기생에 가깝지만 시장 분위기상 창업주들은 그래도 어쩔 수 없이 프랜차이즈에 기댈 수밖에 없다.
 

프랜차이즈의 멋진 둔갑.

프랜차이즈 점포는 단순히 늘어남으로 끝나지 않고 주위의 개인점포를 무너뜨린다. 이러한 것은 국민 정서에 의해 설명되는데, 즉 프랜차이즈 점포의 고급화 전략 때문이다. 선진국의 경우 프랜차이즈 점포의 상품은 매우 저렴하다. 한 예로 미국의 맥도널드의 경우 그 가격은 매우 저렴하고 그 양도 우리나라에 비해 매우 많다. 혹시 패스트푸드를 지금 멋지고 세련된 현대적인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진 않은가? 패스트푸드는 정크푸드다. 즉 값싸고 품질적으로 떨어지는 음식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처음 패스트푸드가 들어올 때 고급음식처럼 소개 되었고 지금도 그 가격은 한 끼 정식 식사만큼의 가격을 웃돈다.

패스트푸드 뿐 만 아니라 최근에는 짜장면집 등도 프랜차이즈 되는데, 상대적으로 프랜차이즈 점포의 경우 가격은 비싸고 품질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동네 짜장면집 보다 프랜차이즈 점포를 선호한다.

“전 기왕이면 프랜차이즈 된 짜장면 집에서 밥 먹어요. 왠지 프랜차이즈 가게가 더 깨끗해 보이고 음... 그리고 그냥 분위기 있어 보이잖아요(웃음)” -청주대 H씨 

당연히 전통 있고 경험이 풍부한 주방장이 만든 요리가 프랜차이즈 점포 보다 비록 비싸지만 좋은 맛과 품질로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상하게도 낮은 품질에 비싼 가격의 프랜차이즈 점이 줄곧 성공해 왔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프랜차이즈 상품을 일종의 사치재로 소비한다. “나 스타벅스에서 커피 마시는 사람이야”처럼 말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의 개인점포들은 문을 닫게 되고 다들 프랜차이즈화 되기 시작했다.


 
장기적 안목으로

당장의 경기 불황과 순수 개인 창업이라는 모험을 피하고자 많은 이들이 프랜차이즈 창업을 선호하고 있다. 어느 정도의 안정성이 담보된 이러한 창업은 위험부담이 적지만 현제 수많은 불평등 계약들로 본사와 지점간의 싸움은 끊이지 않고 있으며 막상 창업주에게 돌아오는 순익은 매우 적다. 또한 이러한 프랜차이즈 점포의 확대는 주위의 개인 창업주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그들의 입지를 점점 좁혀가게 한다. 만약 온통 프랜차이즈 점포로만 거리가 가득 차게 되면 지점주는 본사의 사장보다 당연히 상대적으로 낮은 위치이기에 본사의 일방적 요구를 계속 들어 주어야 하며 실 상황에 맞지 않는 경영으로 지속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또한 순수 개인 창업이라는 꿈은 거대화된 프랜차이즈에게 맥없이 무너져 버릴 것이다. 예전에 여러 이름 모를 다양한 소규모 점포들이 서로 아등바등 하며 여러 다양성과 유연성을 갖추고 경쟁하던 시기가 지금의 거대한 브랜드들이 점령한 상점가 보다 더욱 탄력 있던 시기가 아니었는지 생각해 본다. 요즘 날씨도 점점 쌀쌀해지는데 집에 갈 때 이름 모를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 주문해 보는건 어떨까?